뮤지컬 <최정숙> 제작, 타종교와 연대 선언 등 사업 추진...“3.1 정신 찾아야 4.3 정명 가능”

천주교 제주교구가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대대적인 기념 활동에 나선다. 3.1운동은 제주4.3의 역사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23일 오전 11시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 출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천주교 제주교구는 23일 오전 11시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 출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지난 1월 1일 위촉된 기념위원 명단은 문창우 주교, 송동림 신부, 현성훈 신부, 황태종 신부, 김경민 신부, 박찬식, 박흥률, 오순덕, 박재형, 김대은, 현희순, 김경숙, 김현주 씨 등 13명이다.

국내 천주교에서 3.1운동 100주년 관련 조직을 꾸린 교구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기념위원회는 그 이유를 3.1운동과 4.3이 사실상 역사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위원회는 “2018년 한 해 동안 4.3 70주년 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1947년 3월 1일 ‘3.1운동 기념식’에서 시작된 4.3의 정신은 1919년 3.1만세 운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깨달았다”며 “민족자결주의에 입각한 비폭력평화운동으로서 전국에서 들불처럼 타올랐던 3.1만세 운동의 정신은 면면히 이어져 1947년 3월 1일 제주 북초등학교 일대에 모여든 도민 3만 여명의 가슴 속에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3은 미군정에 의해 다시 살아난 친일파의 잔재들이 민족의 완전한 독립과 자립을 요구하던 이들을 ‘빨갱이’라는 굴레에 가두고 잔혹하게 학살했던 비극”이라고 규정하며 “한국전쟁 이후에도 자신들이 구축해 놓은 기득권과 정권에 반대하는 이들을 손쉽게 빨갱이라는 굴레에 가둬 잔혹하게 탄압해온 역사의 부당한 오류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민족의 통일을 막고 있는 거대한 장벽”이라고 3.1운동과 4.3부터 오늘 날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를 바라봤다.

기념위원회는 “3.1만세 운동의 정신을 새롭게 찾아내고 부각시킬 때 4.3의 참된 정명을 찾을 수 있다. 나아가 4.3으로부터 무고한 이들에게 들씌워진 빨갱이라는 굴레를 벗겨낼 때 도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와 생생의 길로 나아가면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온전한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IMG_9628.JPG
▲ 문창우 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장. ⓒ제주의소리

이런 배경에서 기념위원회는 올해 기념사업으로 ▲뮤지컬 <최정숙> 제작·공연 ▲3월 1일 100주년 기념미사 ▲타 종교인과 함께 ‘3.1 선언문’ 발표 ▲3.1운동 기념 학술 심포지엄 등을 제시했다.

뮤지컬 <최정숙>은 처음 제작하는 작품으로 5월 31일 제주 초연을 계획하고 있다. 극본은 가톨릭 뮤지컬 <이마고 데이(Imago Dei)>, <사도 베드로>를 쓴 현미혜(신성여고 31회 졸업생) 작가가 맡았다. 연출은 <사도 베드로> 등 가톨릭 공연 기획에 참여한 이충훈 씨다. 제작 전반은 가톨릭 문화기획사 ‘IMD’(대표 박우곤)이 맡는다.

학술 심포지엄은 제주 출신으로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강평국, 최정숙, 고수선 등 애국지사의 삶을 재조명한다.

문창우 위원장은 “1919년 3월 1일의 민족의 꿈은 1947년 3월 1일 제주민들의 꿈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2019년 지금 여기, 남북통일의 여정을 보면서 우리는 아직도 3.1만세운동의 꿈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다. 1919년 3월 1일의 혁명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래서 끝낼 수 없다”며 “그렇기에 제주교구는 3.1운동 기념위원회를 발족하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3.1만세운동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