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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29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 음악창작소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단독]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정부 공모 사업 ‘음악창작소’ 참여...2월 중순 결과 발표

대중음악, 클래식, 전통음악 포함 모든 음악인을 위한 ‘공공 녹음스튜디오’가 제주에도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진흥원)은 29일 도내 음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2019년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 지원 사업(음악창작소)’을 서귀포예술의전당에 추진하기로 확정지었다.

음악창작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절반 씩 비용을 부담해 음악 창작 활동이 가능한 일종의 공공 녹음스튜디오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4년 처음 시작해 현재 전국에 8곳이 들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각 지역별 신청서를 심사해 결정하는데, 올해는 2곳을 골라 10억원 씩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간을 마련하는 ‘하드웨어’적인 지원을 한다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음악창작소 운영을 위한 별도의 사업(소프트웨어)을 지원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부터 사업 참여를 검토해왔고, 세세한 준비는 진흥원이 맡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17일부터 2월 11일까지 광역자치단체의 신청을 받는다고 17일 공고했다. 심사 결과 발표 시점도 2월 18일로 연초부터 빠른 속도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이번 간담회는 음악창작소 입지를 사업 수혜자인 음악인들에게 알리고 반응을 듣기 위한 자리다. 진흥원이 고심 끝에 선택한 장소는 서귀포예술의전당이다.

진흥원은 여러 곳을 수소문 하며 10곳을 후보지로 추렸는데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거나 최소 10년 이상 임대 가능한 곳 ▲개인 재산이 아닌 제주도 재산 등의 조건을 고려할 때 서귀포예술의전당이 최적지라는 판단을 내렸다. 사업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추진·유지할 수 있는 장소가 정부 평가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서귀포예술의전당 장점은 비교적 충분한 공간, 기존 예술의전당 시설과의 시너지를 꼽을 수 있다. 단점이라면 제주시와 떨어진 접근성이다. 현재 계획으로는 330㎡ 규모의 별관을 예술의전당 본관 뒤편에 새로 짓고, 본관 지하 2층에 169㎡ 크기로 추가 공간을 마련한다.

여기에는 녹음, 영상촬영, 소규모 쇼케이스가 가능한 스튜디오와 컨트롤룸, 음반 제작 후반작업을 위한 마스터링룸, 개발·단체 연습실, 작곡·교육 등 창작 활동을 위한 창작실 등을 갖춘다. 연습부터 녹음, 후반 작업까지 음악 창작의 거의 모든 과정을 소화하는 말 그대로 ‘음악창작소’인 셈이다. 

이 같은 계획에 간담회에 참석한 제주 음악인들은 대부분 음악창작소를 환영하면서, 만약 사업에 선정된다면 다양한 음악 수요를 반영해 운영되길 당부했다. 

간담회 현장에는 임재규(제주도음악학회), 홍정호(한국관악협회 제주도지회), 강경환(사우스카니발), 김명수(스테핑스톤페스티벌), 김성현(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문성호(제주실용음악협의회), 안현순(제주도립합창단), 박유나(디어아일랜드), 곽진(로든) 씨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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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29일 진흥원 건물 2층에서 음악창작소 사업 관련, 제주 음악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의소리

홍정호 씨는 “장소가 어디든지 제주 음악 발전을 위해 음악창작소는 꼭 필요하다. 다음 세대들을 위한 교육 목적을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다른 지역 사례를 보면 음악창작소를 통해 듣고 만드는 음악 교육을 활발히 진행한다”고 밝혔다.

강경환 씨는 “KT&G 상상마당 춘천에 녹음 스튜디오가 있는데 서울 뮤지션들이 빡빡한 분위기를 피해 춘천으로 찾아간다. 만약 제주에 음악창작소가 만들어진다면 전국 뮤지션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최근 대중음악은 CD보다 음원, 음원보다 영상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많은 뮤지션들이 SNS에 맞는 고화질 라이브 영상을 콘텐츠로 활용한다. 추후 제주에 생길 음악창작소에는 이런 영상 콘텐츠를 만들 시설까지 구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수 씨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스테핑스톤에 참석하는 부산 음악창작소 관계자들은 부산 뮤지션들의 CD와 팜플렛을 잔뜩 들고 와서 마케팅 활동을 한다. 제주에도 좋은 음악을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마케팅, 유통까지 소화하는 음악창작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흥원은 서귀포예술의전당을 최종 후보지로 정하고 앞으로 심사 준비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악창작소 심사에서 서류 뿐만 아니라 신청 지자체 담당자가 직접 발표하는 PT(presentation) 평가까지 보고 판단한다. 서류 심사의 배점 비중은 30%, 현장 PT 평가는 70%다. 

PT 평가에는 음악창작소에 대한 이해도, 연차별 시설 관리·운영 계획의 구체성 등이 포함돼 상당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신청서 접수는 2월 11일 마감이며, 결과는 18일 발표한다.

한편, 제주도 관계자는 30일 "음악창작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서귀포예술의전당으로 장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제주의소리>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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