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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2일 경제, 일자리 분야를 중심으로 제주시 연두방문에 나섰다.

원희룡지사 제주시 연두방문서 시민들 축산폐수 집중 거론...元 "악취관리지역 확대"

제주도민사회의 공분을 샀던 축산폐수 무단배출 사건에 대한 분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만난 제주시민들은 축산폐수와 악취 문제 해결에 힘써달라고 입을 모았다. 

원 지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제주시청 제1별관 회의실에서 ‘제주시민과의 대화’(연두방문) 시간을 가졌다. 경제·일자리 분야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지역 청년과 소상공인, 1차산업, 관광, 시민사회, 대학생, 주민자치위원, 문화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 224명이 참석했다.

대화에서는 축산폐수와 악취 등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라 나왔다. 

임철수 한림읍주민자치위원장은 “한림읍에서 가장 큰 현안은 축산 악취 문제다. 한림에 100개가 넘는 양돈장이 있지만,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39곳 뿐이다. 냄새나지 않는 양돈장은 없다. 모든 양돈장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지속적인 지도·점검도 필요하다. 엄격한 배출허용 기준을 적용해 악취를 막아달라” 덧붙였다. 

제주도는 지난해 3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등 도내 11개 마을 59곳의 양돈장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 고시한 바 있다.

이에 양돈업자 A씨 등 56명은 제주도를 상대로 악취관리지역 지정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A씨 등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양계장을 운영하는 김학봉씨는 모든 축산농가가 안 좋게 비쳐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축산업 분야 관계자로서 현장에 왔다. 축산업자 전체가 안좋게만 비쳐져 안타깝다”며 “무허가 축산업자를 제도권으로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필요하다. 축종별 전문가와 공무원들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필농가 정영환씨는 “노형동 중산간에 거주하고 있다. 어린시절 식수로 사용하던 물에서 축산 악취가 난다. 더 이상 식수로 사용할 수도 없다.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악취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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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축산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원 지사는 “축산 폐수와 악취 문제에 대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업이 몰려있는 한림읍에 제주도 자치경찰단 서부출장소를 상주시켰다. 연차적으로 축산업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악취관리지정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을 엄격하게 둘 예정이다. 다만, 모든 축산업장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악취 제거를 위해 노력하는 농가들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할 이유를 잃게된다”며 “축산 폐수와 악취 단속 결과 등은 주민들에게 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화에선 축산 악취 외에 숙박업소 공급 과잉, 공항 소음, 4.3, 어촌계 처우개선, 공공근로 확대,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의견도 나왔다. 

소상공인으로서 대화에 참여한 한 청년은 "경제·일자리 분야에 대해 지사와 대화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분야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 모두 ‘~장’으로 직책을 맡고 있다"며 "경제·일자리 분야에 대한 제대로된 논의 자리를 다시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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