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담 SHOP] 식당으로 변신한 구좌읍 중동마을 ‘평대 중동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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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대 중동회관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김덕진씨, 조진숙 부녀회장, 안근한씨(왼쪽부터). ⓒ 제주의소리

“청년들이 늦게까지 마을회관에 늦게까지 불을 켜가며 음식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이 마을에 와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뿌듯하다.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마을사람들이 각자 채소와 쌀을 가져와 저녁 한 끼를 같이 해먹는 사랑방으로 변하기도 한다.”

제주 구좌읍 평대리의 해녀 조진숙(68)씨는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식당 ‘평대 중동회관’ 앞을 지날 때마다 신바람이 난다. 평대리의 자연마을 3곳 중 하나인 중동마을의 부녀회장인 조씨는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공간을 통해 마을이 화합할 수 있고 활기가 생긴다는 게 더 의미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26일 문을 연 ‘평대 중동회관’은 스물일곱 동갑내기 김덕진, 안근한 씨 두 명이 운영한다. 작년 거처를 이 마을로 옮기고 밤낮없이 메뉴개발에 매진한 이들은 제주 흑돼지를 기반으로 한 매콤한 파스타와 간장덮밥, 바게트 샌드위치를 메인 메뉴를 내놓았다. 구좌읍의 특산물인 당근은 물론 감자까지 인근 마을에서 재배한 싱싱한 식재료가 들어간다.

김덕진 씨는 “이 공간 자체가 우리에겐 첫 시작이다. 성장을 뒷받침해 줄 좋은 경험을 제공해줬다”며 “중동의 특색을 살린 음식으로 이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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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작업공간 겸 창고, 회의장소로 쓰이던 마을회관 건물(위쪽). 이제는 말끔하게 옷을 갈아입고 식당으로 변신했다. 식당 한 켠에는 북카페와 주민들이 쓸 수 있는 회의공간도 있다. ⓒ 제주의소리

멋진 식당을 꿈꾸던 이들은 ‘마을의 빈 공간을 활용한 식당을 직접 운영할 제주 청년들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중동마을로 향했다.

안근한 씨는 “너무 소중한 기회를 얻게돼 기쁘다”며 “제가 만든 요리를 모두 다 같이 즐기고, 부담 없이 와서 수다를 떨 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거 창고 겸 회의장소로 쓰이던 부녀회 소유의 93.75㎡ 규모의 건물은 이제 SNS에서는 숨겨진 맛집으로, 마을주민들에게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감수굴 밭담굴과 더불어 구좌 평대리 중동마을의 숨겨졌던 아늑한 매력을 뽐낸다.

평대 중동회관은 제주연구원 제주밭담6차산업화사업 기반구축사업단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등재한 세계중요농업유산인 제주밭담을 테마로 조성한 공간이다. 이 같은 콘셉트의 제주밭담-SHOP은 한림읍 동명리와 성산읍 신풍리까지 총 3곳이 있다.

강승진 제주도농어업유산위원장은 “유휴시설을 지역 농산물, 밭담길 체험과 연계시킨 제주밭담-SHOP이 마을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청년의 창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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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대 중동회관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들. 제주 흑돼지와 싱싱한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했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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