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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을 집중적으로 다룬 도올 김용옥의 신간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 출처=알라딘.

신간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4.3...》 발간...“4.3? 막다른 골목에서의 분노 표출” 

“제주4.3민중항쟁 지도부의 몇 사람이 남로당에 헌신하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허구적인 정체성이었고 실제 제주민중항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제주민중항쟁은 오직 핍박 받는 제주민중이 피압박의 막다른 골목에서 분노를 표출한 사건일 뿐이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거침없이 한국 정치, 사회 문제에 일갈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이 제주4.3을 집중적으로 다룬 새 책을 펴냈다. 지금껏 4.3에 대해 왜곡하는 자들을 향하는 듯 제목도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통나무)이다.

이 책은 철학자 도올 선생이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해방 정국과 4.3, 여순사건으로 이어지는 격동기의 참혹한 역사를 파헤친다.

책 내용은 ▲프롤로그:현대가사로의 여정 ▲대황제국 고려의 발견:청주와 ‘직지심경’ ▲해방정국의 이해 ▲제주4.3 ▲여순민중항쟁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됐다.

4.3에 대해서는 6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4.3 사건 자체만 다루지 않고 탐라시대 제주인들의 사무친 한부터 거슬러 올라가, 이형상 목사, 천주교의 횡포, 이재수의 난 등 제주 민중의 역사까지 아우른다. 4.3의 역사적 발단부터 중요 과정, 지난해 제주KBS에서 가진 4.3 특강에 대한 인상까지 폭넓은 내용을 실었다.

“자생적으로 발전한 전국의 인민위원회는 '건준'과 연계되어 있었고, 여운형이라는 인물의 애국심, 사상적 포용성, 사심 없는 헌신, 기민한 대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따라서 '조선인민공화국'이 선포되자 일시에 전국의 인민위원회는 조선인민공화국의 지방정부조직으로 승격되고, 보다 조직적으로 세련화된다. 바로 이 시점이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의 출발점이다.”
-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 중에서

"그러자 미군정은 도시민에 대한 식량배급을 명분으로 1946년 1월 25일 '미곡수집령'을 공포하고 식량공출을 단행하는데, 결국 미곡 자유시장을 포기하고 과거 일제 강점기의 공출보다 더 잔인한 강제수거를 단행했다. … 이 미군정의 미곡수집령이야말로 1946년 전국적인 10월봉기의 주요원인이었으며 4.3과 여순민중항쟁의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다. … 이 미군정의 미곡수집령이야말로 1946년 전국적인 10월봉기의 주요원인이었으며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의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다."
-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 중에서

“박진경은 영어를 잘했으며 지휘능력이 탁월하여 미군정의 신임이 두터웠다. 박진경은 제주도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강력한 ‘초토화진압작전’을 수행하였는데 중산간 마을을 누비고 다니면서 마구잡이식으로 주민을 잡아들였다. … 박진경의 도민 학살을 견디다 못해 그의 암살을 기획한 것은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였다. … 문상길 중위는 충청도 사람으로 육사 3기다. 제3중대장이었으며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의 최후진술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군인으로서 자기 직속상관을 살해하고 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죽음을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다.”
- 《우린 너무 몰랐다-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 중에서

출판사는 “이 책은 4.3과 여순사건의 근본적 배경인 해방 이후의 정국을 남북한 전체를 포괄해 이해시킨다”며 “저자는 어떤 문제의 근인(近因)과 원인(遠因)을 복합적으로 밝히면서, 해당 역사적 사건에 대한 온전한 전모와 바른 이해를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냉전구도에 따른 진영의 편가르기나 이념이 아니라 인간들 자체”라고 소개했다.

도올은 “이 책은 사상이 아니라 운동이다. 이 책은 역사 서술이 아니라 우리 의식에 던져지는 방할”이라며 4.3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강조했다.

통나무, 400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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