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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재단-70주년기념사업위, 16일부터 생존희생자 그림기록전 개최

제주4.3 생존희생자들이 직접 펜을 잡았다. 서툰 그림 솜씨 속에 드러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말로는 다 못 할' 감정과 지난 세월이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과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상임공동대표 강정효)는 2월 16일부터 4월 14일까지 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4.3생존희생자 그림기록전 <어쩌면 잊혀졌을 풍경>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주관으로 진행한 생존희생자 그림채록 사업의 결과물이다. 4.3 당시 개인의 아픈 기억을 일반인과 함께 공감하고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와 작가들은 생존희생자가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림 채록 작가로 고경화, 고혁진, 김영화, 박소연, 박진희, 신현아, 오현림, 양동규, 홍보람 씨 등 9명이 참여했다. 생존희생자는 오인권, 홍기성, 고영순, 양창옥, 윤옥화, 강순덕, 김행양, 김기윤, 오태순, 부순여, 송갑수, 양성보, 양능용, 강종화, 안흥조, 박춘실, 장영윤, 김영자 씨 등 18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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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능용 씨의 그림. 제공=제주4.3평화재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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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갑수 씨의 그림과 글. 제공=제주4.3평화재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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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순 씨의 그림. 제공=제주4.3평화재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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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윤 씨의 그림과 글. 제공=제주4.3평화재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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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권 씨의 그림과 글. 제공=제주4.3평화재단. ⓒ제주의소리

전시장에서는 생존희생자 18명의 원화 그림, 자화상 사진, 인터뷰 영상, 아카이브 등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멀쩡한 손과 다리로 살아갈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8살 때 얘기를 하면 눈물이 나온다. 이제는 집에서 그림 그릴 때가 제일 좋다.”
- 4.3생존희생자 강순덕 씨의 <나의 왼손> 가운데
재단은 “어르신들이 4.3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직접 그린 그림들을 통해 그들의 진정성을 공감하고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제주4.3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 전 과정이 커다른 치유가 됐다. 작은 개인의 삶에서 기나긴 4.3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 흐름”이라고 소개했다.

개막식은 17일 오후 3시에 열리며 전시에 참여한 생존희생자 18명과 유가족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뚜럼브라더스 박순동씨와 첼리스트 문지윤 씨가 위로 공연을 펼치면서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양조훈 이사장은 초대의 글을 통해 “이번 전시는 4.3 71주년을 맞이해 생존희생자들이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생존희생자들의 아픔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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