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성산읍이장단협의회 간담회서 "의견수렴 약속"...공론조사 제안은 거절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과 맞물려 제주를 방문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15일 서귀포시 성산읍 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분한 사전 의견수렴을 약속했다. 그러나, 전 도민들을 대상으로 공론조사를 실시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성산읍이장단협의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주종완 신공항기획과장을 비롯해 성산리, 오조리, 시흥리, 고성리, 신양리, 수산1리, 난산리, 신산리, 삼달1리, 신풍리 등 성산읍내 10개 리 이장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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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와 성산읍이장단협의회 간 간담회. ⓒ제주의소리

전날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제2공항 도민설명회와는 달리 이날 간담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권용복 실장은 "제주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미흡한 부분들에 대해 얘기를 하기 보다 경청하는 자리를 갖기 위해 찾아왔다"며 "제2공항 관련해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단계별로 듣고, 가능한한 많은 참여 속에서 공항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 의견차는 좀 더 진지하게 논의하고 토론하다보면 좁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장협의회장인 안창운 삼달1리장은 "찬반을 떠나서 제2공항을 추진하려면 국토부가 읍민들 간 갈등을 해소해줘야 한다. 벌써부터 찬성하는 주민들과 반대하는 주민들이 반목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항 하나 때문에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분들도 있지 않나. 그런 분들의 아픔도 보듬고, 반대위가 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지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형주 난산리장은 "공항 예정지 발표한지 만 3년이 지나면서 국토부와 제주도 관계자들과도 여러번 만났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나라가 사업을 시행하면서 피해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주민들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며 "국토부는 단지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점을 홍보했다. 해당 주민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현승민 시흥리장은 "성산읍 찾아와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접촉하겠다고 해놓고, 10월말 기본용역을 추진하겠다고 한 이후 한번을 안 찾아왔다. 지난해 7월달에 제2공항 설명회를 할 당시에도 이장단협의회10월말 11월초쯤 절차상의 문제가 없는지 설명하기로 해놓고,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오만탁 수산1리장은 "피해 당사자로서 그동안 의구심에 대해 국토부에 계속 요청했다. 요청한 내용에 대해 국토부가 불리하다 싶은 내용은 잘라버리지 않았나. 이러면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겠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사실관계도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고 찬반 주민 모아 설명회 한다고 하면서 주민 간의 갈등만 부추겼다"고 했다.

▲ 15일 열린 성산읍이장단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답변에 나선 권 실장은 "어제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까웠다. 반대하는 분들은 반대의 입장이 있고, 찬성하는 분들은 찬성의 입장이 있을 수 있는데, 저희 생각은 나름대로 사실관계를 더 많이 알리면 갈등이나 이해관계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앞으로 제2공항 관련 추진한다면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협의회, 설명회, 간담회를 많이 하려고 한다. 더 다양한 채널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2공항에 대한 도민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공론조사'를 실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주 이장은 "특별자치도란 것은 모든 사업이나 정책을 제주도 안에서 결정해야한다. 특별자치도 주민자치 성격은 국가가 재정을 지원하고 모든 사업 결정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결정하도록 돼있다"며 "그렇기 위해서는 도민여론이 가장 중요하다. 국토부가 주관해서 제주도민 대상으로 공론조사 실시할 의향은 없는지 고민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권 실장은 "공론조사보다 찬성하든 반대하든 균형있는 의견들을 모아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10번도 좋고 20번도 좋고 더 진지하게 팩트 체크를 해서 토론회를 자주하고, 더 적극적으로 모든 분들의 의견을 담아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권 실장은 "국토교통부의 2차관실은 공항이나 철도 담당, 1차관실은 국토 균형개발 등을 담당하는데, 그동안 제2공항 문제를 맡았던 2차관실에 한하지 핞고 1차관실까지 나서 관광이나 수용력 한계 등 지역의 상생방안 문제까지 같이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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