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은 제주의 보루...탐욕의 독성에서 놔줘라

"겨례의 가슴인 한라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케이블카 이야기'(1).(2)는 2000년 6월 30일과 8월8일에 썼던 글이다.
당시 "친환경 시설"이니 "한라산 보호 시설"이니 하며 가면을 쓰고 '한라산 케이블카'시설을 추진했던 제주도 당국의 계획을 비판하고 그 허구성을 지적하기 위해 썼던 것이다.
최근 제주도 당국이 또다시 관변 단체등을 동원하여 은밀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한라산 케이블카 시설'을 획책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제주의 소리'에 띄운다.
이는 최근 '제주의 소리'에 기획 시리즈로 내보내는 이 지훈씨의 '한라산 케이블카 부당성'논리에 대한 지지의견이기도 하다.

케이블카 이야기(1)

금강산에는 왜 없는가

2000년 6월14일 밤, 평양 목란관의 만찬은 누구나 잊지 못할 것이다.
한시간이면 오갈수 있는 지척의 거리를 한의 55년 긴 세월을 구비구비 돌아 남북정상이 화해의 술잔을 부딪치던 영상은 그래서 겨레의 가슴에 오래도록 각인될 것이다.

특히 이날 밤 북쪽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뼈 있는 한마디'는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게 맴돌고 있다. 지나가는 듯 빠른 톤이었지만 그의 환경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이었다.

금강산과 백두산의 자연보호 활동을 이야기 하면서 나온 말이다.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이 금강산에 못 올라간다고 삭도(索道.케이블카)를 놓자고 하는 걸 환경파괴 때문에 끝까지 반대했다"고 밝혔다.

북한 체제 아래서 그의 말 한마디는 법 일수도 있다. 따라서 케이블카 정도의 사업은 그의 말 한마디면 얼마든지 추진 될 수도 있었을 터였다.

더욱이 굶주리어 깡마르고 눈이 쾡한 아이들, 풀뿌리 나무 껍질로 겨우 연명하는 허기진 주민들, 이들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하고자 했다면 금강산에, 백두산에 케이블카를 놓고 외화벌이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제주 환경정책의 이중성

그러나 그는 당장의 허기를 채우기보다는 아름답고 영원한 강산을 택했다. 눈앞의 식욕보다는 온전한 자연을 원했다.

어른 공경의 예를 중시하는 것으로 비쳐졌지만 그가 택한 것은 노인들이 금강산에 오르지 못하는 안타까움보다 금강산 파괴를 더 가슴아파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오해 없기 바란다. 시류에 편승해서 그를 예찬하려는 것이 아니다.

굶주림의 고통이나 등반 활동의 편함보다는 환경 파괴를 더 걱정하고 아파하는 그의 친환경적 의지를 우리 주변의 반환경적 개발정책에 빗대어 보려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찬장에서의 그의 환경관련 발언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그래서 씁쓸하다.

한라산 케이블카에 혈안이 된 제주도정의 눈독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스스로 결론을 내렸던 송악산 2중분화구의 학술적 가치나 지질학적 특성을 언제 그랬냐는 듯 뭉개 버리고 개발의 당위만을 고집하는 도 환경정책의 치기어린 저돌성에도 화가 치민다.

한라산은 제주의 모성이다. 제주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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