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황씨는 '신주'-송 교수는 '반체제 인사'

시쳇말로 '대가리는 바뀌었는데 손발이 안바뀌어서 큰일이다'

국정원, 기무사...이런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유물이 과거지사는 '회개'할 의지는 바늘끝만큼도 없다.

그 기관의 장이 바뀌었지만, 그 부하들이(특히 과장급이상) 50/60 '수구꼴통'들이다.

그들이 작성한 소위 '기밀문서'(=보고서, 비망록) 등은 그야말로 철밥통 철수저 들이다.

만약 이것을 놓는 날은 '내 처자식 누가 먹여 살리냐?' 내심은 이런 치사한 것이다.

내가 수집한 정보가 유치하고 부정확 것이라고 자인하는 날은 나의 밥통은 그날로 녹이 쓸게 되니깐...

진짜로 정확한 정보에 의해서 작성된 '사실'이라면 하겠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북에서 처자식 후배 제자 다 버리고 달랑 비서(김씨)하나 데리고 탈북한 황씨의 말을 철썩처럼 믿고 그 주문데로 각본을 연출하고 있는 '5-6' '0'(공)들...

그리고 그 황씨를 탈북케 공작한 국정원의 연출자들로서는 지금도 황씨를 '신주'모시듯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왜 황씨가 그 좋은 '사회과학원장' 자리를 박차고 남하했는가 하면, 국정원의 '공작미끼를' 그 비서가 덥썩 물어 삼켜버렸다는데 있다니...

사실상은 국정원과 황씨는 공존공생의 먹이사슬관계에 있다. 국정원의 당시 연출은 아주 위급한 극약처방이었다.

김현철이 한보사태에 연루되어 곤궁에 처하자 한방 쏘아서 국민의 여론을 무마하려는 연출극이었다고 하는게 당시 세론이었다. 그러나 타이밍이 맞질 않아서 국정원은 아주 민망한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미끼만 잃은 셈이다.

국정원의 정보수집 능력과 수준을 헤아리게 만든다.

송두율 교수는 2000년 '늦봄 통일상'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국정원이 제시한 '국정원 밖에서의 간단한 조사'에 응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이 약속을,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집중 십자포화를 맞은 당시 국정원장(임동원)은 '황장엽의 말이 맞다고 믿는다'는 어처구니 없는 '실토'를 하면서, 국정원이 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송 교수의 귀국 바로 하루전 날에...

지금도 국정원은 시대를 착각하고, 아니, 사실은 최틀러의 서슬퍼런 '탄핵'이 두려워서 꼬리를 내려서 X알을 감추고 있다. 다시 '세상'이 바뀌어 정형근이 같은 무리가 국정원을 장악하는 날은...이런 염려도 한편으로 저 철밥통찬 이들은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필자는 이번에 송 교수를 만나서 4박 5일의 일정을 같이 하면서 국정원의 무리한 제안을 받아들이고서라도 입국할 의사가 있는지를 여쭈었다.

그러나 "'준법서약서' 같은 것에는 절대로 서명할 수 없다"고 했다. 왜냐면, "나는 결코 대한민국 법을 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이에게 죄가 있다면 70년대 유신철폐, 반독재운동을 한 것과 김대중 선생 구명운동을 벌린 것, 그리고 북한을 자유로히 방문한다는 것...등이다.

나는 북한 정치 위계 질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송교수에게 직접 물어 봤다. "국가 정치 보위는 어떤 곳입니까?"

'그 위원이 되려면 소위 노동당 전당대회를 거쳐서 선출되는데, 1980년대에 제5차 대회를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모두 80대 고령들이어서 지금 한 10여명 남아 있을 것'이라고 한다.

'만약 내가 그 위원이 된다면 아마도 내가 최연소자일 것이고....나는 이렇게 혼자 외국에 나 다닐 수도 없지....그리고 모든 것은 다 거둬치우고 평양으로 가지...그거 김주석이나 김 위원장이 그냥 임명하는 것 아니야...'

그냥 우스게 소리로 주고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제 독일로 귀화한 독일인이다. 대한민국 여권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 바로 국정원이었다.

그가 국정원 조사를 받는 것도 이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독일과의 국교문제도 발생한다. 주한 독일 대사관에서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는다.

과거 박정희 정권에서 중앙정보부는 윤이상 선생을 간첩으로 몰아 서울로 납치하고 사형선고까지 내렸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로부터 국교단절의 위협을 받은 박정희는 어쩔 수가 없어서 윤 선생을 독일로 돌려 보냈다.

송 교수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윤 선생님이기 때문에 아마도 '연좌제'를 지금도 적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 저 철밥통 철수저를 누가 찌그러뜨리고 꺽어 버리지...ㅉㅉㅉ

개혁은 '대가리'에서 꼬리까지여야 한다. 아니 꼬리에서 대가리까지여야 한다.

우리의 노짱이 대통령이 된 것은 바로 밑에서부터 일어난 '정치개혁'운동의 결과이다.
<이도영의 뉴욕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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