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철 사무장 "인력자원이 가장 큰 문제…농촌의 이미지를 팔아야 하는 일"

"가장 힘든 것은 마을 인력관리예요. 방문객 50명 이상만 오게되면 보통 어려운게 아닙니다. 나이든 분들이 쉼터에서 손님을 재우면서 청소와 함께 이들을 보살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큰 행사때나 마을 주민을 동원하지만 일일이 손님이 왔다고 나설 수는 없어요. 적어도 누군가 8~90%의 봉사 정신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모든 참여를 끌어내는데 힘이 들지요".

▲ 한원석 이장
충남 태안군 볏가리 마을 한원석(70) 이장. 새마을지도자를 거쳐 13년 동안 줄 곳 이장을 맡으며 마을가꾸기 사업을 맡아왔다.

"그 동안 3년간 의욕을 갖고 왔지만 4년째가 되니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주민 혜택부분을 고민하게 됩디다. 마을가구기 사업 초기, 농산물 판매 수입이 괜찮을 것 같다고 시작했지만 사실상 실속이 없어 여기저기서 볼멘소리도 나오곤 했지요.".

"가장 큰 장점은 농촌이면서 바다를 낀 어촌이라는 점"이라는 그가 새로운 체험거리도 만들어야 하는 고민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해산물 판매가 엄청 늘었지만 주민들이 잘 인식을 못해요. 이는 전국 마을 사례를 보더라도 '잘 되면 내탓, 안되면 조상탓'을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점이 지역 리더가 뚫어야 할 몫 입니다."

여기에 젊은 '지역리더'의 한 사람으로  몇년전 고향으로 내려온 손영철 사무장(42)이 힘을 보탰다. 도시 생활을 하다가 마을에 정착한지 8년째.

"운영위원회까지 맡고 있는 손씨 같은 젊은 사람 덕분에 정보의 빠른 전달과 함께 사업을 짜임새 있게 진행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한 이장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 귀농 8년째인 손영철 사무장

IMF위기때 어려운 사정이 닥쳐 농어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귀농하게 된 손 사무장은 대기업에 다니다가 부모 고향을 찾아 현재 민박과 동물체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아직도 바닷가에 미꾸라지를 데려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도시에서 자란 학생들이 너무 농촌의 현장과 생태적 현실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볏가리는 솔직히 내놓을 만한 가공상품이 없어 현재 육쪽마늘을 비롯해 미숫가루에 쑥과 솔잎의 기능성을 강화하는 건강식품 개발을 연구중이다.

그리고 들어온 수익금을 통장에 넣어두는 법도 없다. 그게 목적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들에게 되돌려 주고 베풀어야 사업이 돌아갑니다. 여름과 겨울때마다 이불 한채씩 나눠주기도 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손 사무장은 "무엇보다 인적자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최대 고민을 인력문제로 꼽았다.

"농민들이 운영하는 사업이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 채용을 하더라도 농촌의 이미지를 팔아야 하는 것이어서 쉽지 않아요. 이를 충족시켜줄 인력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볏가리 마을은 앞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70%로 변화하는게 더 문제다.

 "앞으로 더 좋은 농촌을 맡들기 위해서도 체계적인 유지관리와 함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두 지역리더들은 '박꽃같이 소박한 꿈이 영그는 볏가리마을'을 향해 오늘도 많은 고심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손영철 사무장이 끝없이 펼쳐진 굴밭을 가르키고 있다.
▲ 마을 소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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