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축제현장서 美 단테일러-홍소해 어린이 첫 '만남'…"아일랜드로 초청하고 싶다"

▲ 단 테일러씨는 북군과 샌타로사시간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한 공으로 지난 2003년 10월 명예도민(당시 17번째 명예북제주군민)이 됐다.
'국경을 초월한 훈훈한 사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국인 단테일러((Don Taylor)와 제주섬의 홍소해 어린이가 결국 들불을 타고 넘는 첫 만남의 꿈을 이뤘다.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맺어준 인연이다.

옛 북제주군 당시 초대 샌타로사시의 자매도시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북군과 샌타로사시간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3년 10월8일  명예도민(북제주군으로부터 17번째 명예군민)이 된 단테일러씨.

그는 자신의 차량번호판을 'I♡JEJU'로 등록할 정도로 각별한 제주 사랑을 보이고 있는 '제주맨'이다.

   
 
 

북군과의 인연으로 해마다 제주를 찾던 테일러씨는  2005년 정월대보름 들북축제때도 어김없이 제주를 방문했다.

그리고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에서 으뜸상을 수상한 예향원의 홍소해 어린이가 그린 '달집만들기'가 마음에 들어 제주방문 기념으로 선물을 받자, 그림을 가슴에 품고  미국으로 가져가게 된 것.

짙은 제주에 대한 애정을 달랠길 없는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소해의 그림을 걸어놓으면서 제주에 대해 꾸준히 애정을 키워나갔다.

그 후 단 테일러씨는 소해 어린이에게 약간의 후원금과 러시아 기념주화 등을 보내왔고, 소해도 이에 감사하다는 답장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결국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테일러씨가 홍소해 어린이가 있는 예향원에 일련의 후원금과 장난감, 그리고 자신의 어릴적 사진 등을 보내오면서 자연스레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게 됐다 .

소해가 있는 곳은 사회복지(아동보호)시설로 한림읍 월림리에 둥지를 틀고 있는 예향원(원장 홍영환). 공직자 출신인 홍영환씨가 16명의 어린이를 보살피고 있다.

이러한 둘의 사연이 전해지자 과연 들불축제때 이들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결국 딘테일러씨가 제주시의 초청을 받아 들불축제를 방문하게 되면서 이들의 만남 가능성은 더욱 커졌던 셈.

▲ 미국 산타로사시 단 테일러씨와 홍소해(오른쪽).전주희 어린이

결국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단 테일러씨와 소해의 만남은 올해 들불축제 현장에서 이뤄지게 됐다. 이날 소해는 친언니처럼 따르는 전주희 어린이(13.한림교 6학년)와 함께 테일러씨를 따라 각종 체험과 볼거리를 즐겼다.

테일러씨는 "사진과 그림으로만 보던 소해를 만나 너무 기쁘다"며 "해맑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건강하고 너무 영특한 것 같다"고 해후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딸이 이번에 초청된 캘리포니아 무용단에 있다는 테일러씨는 "소해를 2년 후 아일랜드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소해양과 주희양은 "말로만 듣던 테일러 아저씨를 보니 너무 포근하고 듬직하다"며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마음씨가 매우 좋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 누구보다 당당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언니 전주희와 홍소해 어린이(오른쪽).
▲ 이날 예향원 홍영환 원장이 홍소해.전주희 어린이와 들불축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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