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민 분노, 전국 규모 시위 동참하기로

멕시코 칸쿤에서 농민운동가 고 이경해씨의 자결 이후 한국 농업과 농민들의 처지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돼고 있다.
또 고인의 시신이 국내로 운구되는 18일을 기점으로 농민들이 대정부 압박과 반 WTO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고 이경해씨의 빈소는 전국 1백75개소가 마련돼 있고 연이어 농민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업인경영인연합회 제주도연합회(회장 문시병, 아래 한농연)도 농협기술원 별관 1층에 13일부터 분양소를 마련, 17일 저녁까지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농업인에게 정기국회에서의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통과, 환경이변에 따른 수해와 태풍 매미에 의한 올 농사의 사상최대 흉작, 지난 2000년 발효된 ‘농가부채탕감특별법’에 의해 유예된 상환기간이 올해말로 만기가 되는 등 4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앞으로 농민들의 절박한 외침이 커질 전망이다.

칸쿤에서의 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폐막일인 14일 오후 각료선언문 합의에 실패하고 선언문 채택 없이 폐막되었지만 농민들은 "단지 시간을 벌었을 뿐"이라며 개방으로 흐름이 진행될 것을 예상 이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오는 9월 20일에는 농민장으로 전국적 규모의 영결식을 치룰 계획이어서 정부와의 한 차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11월 19일에는 "우리농업사수ㆍ쌀지키기ㆍ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범국민대회"에 한농연 제주도연합회를 비롯 전국에서 온 농민이 ▲ 개도국 지위 및 ▲ 쌀관세화 유예 관철 ▲ WTO협상 결과에 대비한 국내 농가 소득보장 정책 확충 ▲ 일방적인 농업 피해를 전제로 한 FTA 추진 반대 ▲ 농가부채 해결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전국농민회도 11월13일 `WTO 반대 농민대회'를 열고 전국민중연대는 11월28일 대규모 농민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한농연 제주도연합회는 한농연중앙연합회와 보조를 맞춰 각종 농민시위에 동참하기로 결정되어 앞으로의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는 한농연 문시병 제주도연합회장과 안동우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을 비롯한 제주지역 농민단체 대표 7명이 ‘WTO 반대 5차 각료회의 저지 한국민중 칸쿤 투쟁단’에 동참해 활동을 벌였고 국내 시위 일정에 맞춰 돌아 올 예정이다.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분양소에서는 도연합회와 한국여성농업제주도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검은 리본을 달고 그 앞으로 지키고 있었다.
추모객들의 발길은 이어졌고 사뭇 비장감도 감돌기도 했다.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고철희 수석부회장은 "태풍 '매미'로 인해 농가들의 피해도 많고 일손도 더 바빠진 상황이다"며 "조문객들의 추모 행렬이 조금 뜸해졌지만 태풍 피해 상황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고철희 수석부회장은 "고 이경해 열사는 온순하면서도 꼼꼼한 성격을 지닌 분이다"며 "선후배 사이가 돈독하다"고 고인의 생전 모습을 기억했다.

▲고 이경해씨는 어떤 분인가?
언제나 농업 문제가 터지면 앞서서 현장에 달려가시는 분이다. 고인이 한농연 회장직을 맡을 때 제주에서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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