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核운동가 브루스 개그논, 제주서 미국 패권전략 맹비판“제주해군기지, 중국 핵시설 겨냥한 美'MD' 주춧돌” 지적

제주해군기지는 군사 패권주의를 꿈꾸는 미국의 대 중국을 봉쇄 역할은 물론 미사일방어기지(MD)가 될 것이란 주장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한마디로 ‘바다 위 미국 미사일방어기지’란 지적이다.

비폭력 평화 세계대행진 일환으로 제주에서 강연 일정 차 제주를 방문한 ‘우주기지와 핵반대 글로벌네트워크’ 사무총장 브루스 개그논 씨(56)는 22일 오후5시 천주교제주교구청에서 강연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해군기지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와의 연관성을 지적, 깊은 우려를 표했다.

우주기지와 핵반대 글로벌네트워크는 전세계 150여개 동맹단체와 네트워크를 가진 단체다. 이 단체 사무총장인 브루스 개그논 씨는 이날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이 중국을 통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주춧돌 역할은 물론 미국의 미사일방어기지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 '우주기지와 핵반대 글로벌네트워크' 사무총장 브루스 개그논 씨(56.미국)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그는 “우리 글로벌 네트워크 전세계 회원들은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될 것이란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들이 제주해군기지에 배치되면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루스 개그논 씨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제주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사일방어시스템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면서 “이지스 구축함을 통한 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을 겨냥하고,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강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또 “몇 주 전 코리아타임즈에 실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두 척의 이지스구축함이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장착할 것이란 내용을 봤다”며 “이건 제 말이 아니라 코리아타임즈의 기사다. 이처럼 아시아에서의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지스함은 결국 중국을 겨냥한 것이고 특히 미국은 필요할 경우 중국을 선제공격할 것이란 지적이 계속돼 왔다”고 역설했다.

▲ 브루스 개그논 씨와 함께 제주를 방문한 '야생초편지'의 저자 황대권 작가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브루스 개그논 씨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미 우주사령부의 ‘비전 2020’을 살펴보면 미국은 중국과 컴퓨터 가상전쟁을 시도하고 있고, 중국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시기를 오는 2016년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면서 “비전 2020은 미국이 우주기술을 이용해 지구를 통제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서 미 육.해.공군과 우주사령부를 통해 전 지구를 통제하려는 계획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만일 시나리오처럼 미국이 중국의 핵시설을 선제공격할 경우 중국도 남은 모든 핵무기를 동원해 미국의 서부해안을 공격하려 할 것이고, 이때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이 가동되는데 제주해군기지 역시 군사동맹국인 미국의 미사일방어기지가 될 수밖에 없다. 바다위에 떠있는 미국 미사일기지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군사동맹국이지만 중국은 한국과 경제 공동체나 다름없다”며 “한국국민들은 지금 미국의 군사전략에 일방적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 원치 않는 전쟁에 끌려가는 꼴이고 그 중심에 제주해군기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개그논 씨는 “우리 글로벌네트워크는 이같은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전세계 이슈로 이끌 것이고, 미국의 이같은 위험천만한 전쟁게임에 제주도가 어떻게 희생될 수 있는지의 경고를 담아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겠다”며 “제주도의 군사기지 저지 관계자들을 미국에 초대해서 순회연설을 실시할 것도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 제주군사기지범대위.천주교제주교구 평화특위.평화제주종교인협의회가 공동주관한 브루스 개그논 씨의 초청강연회가 22일 오후6시 천주교제주교구청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브루스 개그논 씨는 이어 “제주도는 미국의 군사전략상 매우 중요한 요지에 위치해 있다”면서 “저는 대한민국과 제주도민들에게 미국이 시도하는 중국과의 군사적 대립에 끌어들여지기를 원하는지 묻고 싶다”며 “미국은 현재 전세계 국가들을 전쟁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과장이 아니라 오직 사실일 뿐”이라며 미국의 패권주의를 고발했다.

그는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직면한 또하나의 커다란 위기는 기후변화다. 군사기지에 투자할 재원이 있으면 차라리 기후변화를 대처하는데 쏟아야 한다”며 “강정주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고단한 강정주민들을 격려했다.

브루스 개그논 씨는 끝으로 “강정 앞바다에는 보호해야 할 연산호 군락이 있다”며 “강정마을의 연산호도 하나의 생명체다. 말을 못할 뿐이다. 우리가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대신 싸워야 한다. 글로벌 네크워크가 함께 하겠다”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연대의 뜻을 피력했다.

한편, 브루스 케네쓰 개그논 씨(55)는 우주의 무기화와 핵무기에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Weapons and Nuclear Power in Space, www.space4peace.org) 창설자의 한 사람이자 현재 사무국장이다. 그는 ‘지금 모이자 - 쇠퇴해가는 제국으로부터 조직화 이야기(Come Together Right Now: Organizing Stories from a Fading Empire, 2008년 개정)’의 저자이고 다큐멘터리 영화, ‘위선의 무기 (Arsenal of Hypocrisy, 2003)’ 제작을 주도했다. 그는 또한 평화 재향 군인회 Veterans for Peace의 회원이며 이지스 구축함 Aegis Destroyer을 건조하는 메인 주 베쓰에서 지역 평화 운동을 한다. 그의 블로그 www.space4peace.blogspot.com는 전 세계에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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