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인사 8명 포함...수십년 한을 푼다

암울했던 1970∼80년대 해외에서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투쟁해 오다 그들의 조국인 한국정부로부터 '반체제 인사' '반국가 이적단체'로 낙인찍혀 망명 아닌 망명생활을 해 오던 해외민주인사들이 마침내 그리던 조국의 땅을 밟는다.

그 동안 해외민주인사 귀국을 추진해 온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의 초청을 받은 해외민주인사 34명이 19일 낮12시 인천국제공항에 첫 발을 디딤으로써 그 동안 수 십여 년 동안 가슴에 응어리졌던 조국애의 한을 풀게 된다.

특히 이들 34명 중에는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출신인 김정부씨(54 한통련 기획실장, 동경시 거주)를 비롯한 일본거주 제주출신 민주인사 8명도 포함돼 있어 그동안 일본사회에서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한통련 활동을 해 오며 갖은 박해를 받았던 그들의 삶에 자그마한 명예회복과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곽동의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의장을 비롯한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민주인사 30명과 김성수한독문화원 회장을 비롯한 재독민주인사 4명 등 총 34명은 이날 오후 12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를 비롯한 국내 민주인사들의 환영을 받은 후, 출국장에서 국내외 취재진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기독교회관으로 이동, 환영식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22일까지 3박4일간의 공식적인 귀국방문 활동을 갖게된다.

이들은 20일에는 5.18기념재단 초청으로 광주로 이동, 망월묘역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21일에는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주관으로 부산민주공원을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21일에는 꿈에도 그리던 각자의 고향을 찾아 수십여년 마음에 응어리졌던 한과 고향에 대한 불효를 풀게 된다.

제주출신 인사 8명중 이철씨(55 한통련 오사카본부 대표·오사카 거주·표선 성읍리 출신)는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돼 13년 동안 옥살이를 한 후 '재일한국인 양심수 동우회'를 만들어 양심수의 존재를 해외에 알려왔다.

또 김창수씨(한통련 오사카본부 상임위원, 이쿠노지부 대표, 오사카거주)가 고향인 표선면 토산리를 찾아 친인척들을 만나게 된다.

또 이들 중에는 한통련 기획실장을 맡으며 한통련을 이끌고 있는 김정부씨(54씨)와 융사(50), 창오(49) 3형제도 포함돼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부씨는 19일자에 보도된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렸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제주를 떠났는데 이제야 고국땅을 밟을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며 “짧은 일정이라 아쉽지만 광주 망월동민주화묘역에 참배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조국을 찾게되는 일본거주 제주출신 인사는 ▲김정부(한통련 기획실장·동경시 거주·성산 삼달리 출신) ▲강종헌(한통련 조국통일위원장, 범민련일본지역본부 부의장·동경 거주·서귀포시 법환동 출신) ▲이 철(한통련 오사카본부 대표·오사카 거주·표선 성읍리 출신) ▲김융사(한통련 오사카본부 부대표·오사카 거주·성산 삼달리 출신) ▲허경민(한통련 오사카본부 부대표·오사카 거주 / 제주도 출신) ▲김창오(한통련 오사카본부 사무국장·오사카 거주·성산 삼달리 출신) ▲김창수(한통련 오사카본부 상임위원, 이쿠노지부 대표·오사카 거주·표선 토산리 출신) ▲고수춘(한청 오사카본부 위원장·오사카 거주·조천 신촌리 출신) 등 8명이다.

한편 22일 부인 정정희씨와 함께 귀국할 예정인 제주출신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의 귀국에는 세계적인 사회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73)가 송 교수의 안전입국을 위해 동행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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