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그들은 누구인가] (13)조선학교

조총련이 운영하는 학교를 일본에서는 보통 조선학교라고 부른다. 조총련은 열심히 교육사업을 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슬로건이 '총련의 자랑은 민족교육' 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조총련의 가장 큰 긍지가 민족 교육이다. 또 조선대학의 총장은 조총련 내부에서 상당히 서열이 높아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한국의 국회의원에 해당)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북한 정부로 부터 상당한 지원도 있었다. 1957년에는 북한에서 1억엔이 넘는 교육원조비가 하달되었고, 그외에 각종 지원이 있었다. 필자는 2004년에 제2차 조선학 대회에 참석차 평양에 갔을때의 일이다. 발표자 한명이 조선대학 교수님이 있었다. 이 교수님을 소개할때, '수령님의 은덕은 입은 조선대학에 온 교수님' 이란 수식어를 붙여서 소개를 한다. 그 교수도 아주 당연한 것처럼 또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수령님의 은덕이 일본까지 내려온 것이다.

조선학교는 유치원,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또 대학(조선대학)이 있다. 한국 일본과 같은 학제이다. 조선학교에 가게 되면, 우리말(그들은 조선어라고 말하고 있다)만 쓰게 한다. 선생님이 가르키는 말부터 학교에서 쓰는 모든 말을 우리말로 하게 한다. 그래서 조선학교 출신들은 우리말을 아주 잘 한다. 선생님은 우리말로 가르켜야 하기에 우리말을 더욱 잘 해야 된다. 선생님들은 어릴때부터 조선학교에 입학해서 고등학교까지 졸업, 동경(東京)에 있는 조선대학를 졸업해서 각 초중고교의 선생님으로나가기 때문에 우리말을 아주 잘한다.

▲ 에다가와 조선학교 모습. 사진출처=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제주의소리

최근까지 여학생들은 치마저고리가 교복이었다. 일본에서 우리 치마 저고리를 입고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는 학생들이 바로 조선학교 학생들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교복을 입고 있다. 또 최근까지 학교에는 김일성 사진과 김정일 사진이 붙어있었고, 한글로 북한 구호가 적혀져 있었다. 학교 교육중에 김일성·김정일 찬양의 내용도 들어가 있다. 마치 일본에 있는 북한학교를 보는 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사진도 구호도 지금은 학교 밖에서는 볼수 없다. 북한의 있는 학교를 일본으로 가져다 놓은 것과 같은 학교이다.

이 학교에 부모가 조선국적이면서 조총련 골수분자의 자식들, 골수분자는 아니라도 조총련에 소속된 사람들의 자식, 또 한국국적을 가진 동포의 자식(학생자신도 한국국적)들도 상당수 다니고 있다. 한국국적의 동포들 자식들을 이 학교에 보내는 이유는, 조선학교을 졸업하면 확실히 우리말을 할수 있고, 또 확실한 우리 민족이 되어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원하지 않는 것도 배워서 나오고 있다고 고민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세계 어디에서도 필요치 않은 김일성 사상까지 배워서 나오고 있다는 불평하고 있다.

일본에는 47개 도도후겐(都道府縣 도도부현)이 있다. 도쿄도(東京都) 홋카이도(北海道) 오사까후(大阪府) 교토후(京都府)에 43개의 겐(縣 현)이 있다. 한국식으로 하면 43개 도(道)가 있고, 특별도(特別道)가 4개가 있는 것이다. 일본 전국 47개 도도후겐(都道府縣)중에, 10개의 겐(縣 현)에 조선고등학교가 있으며, 전국 조선고등학교 학생수는 1900명이다(아사히 신문에서). 중학교만 있는 곳도 또 초등학교만 있는 겐(縣 현)도 있다. 또 가장 위에는 조선대학이 東京에 있다. 2005년 통계로서 일본 전국에 유치원 45개소, 중학교 38개교, 고등학교 11개교, 조선대학 1개교로서 112교의 학교가 있었다.

학교수가 가장 많을때는 1970년대로서 약160개교, 학생수 4만명이상, 학교수가 가장 적을때는 현재 (2010년)으로, 104개교, 학생수 8천3백명으로 추정하고 있다.(효고조선관계연구회 「兵朝硏」및 산케이 신문에서) 그중 일본에서 동포가 제일 많이 살고 있는 오사까(전체 동포 58만9천명중 오사카 13만5천명). 조선학교는 고등학교 1개교, 중학교 3개교, 초등학교 9개교가 있다.(2006년 통계) 그중 고등학교 학생은 392명(2010년5월)이다. 1개 학년 130명이되는 계산이다. 그러나 초등 중학교에서는 전교생이 50명쯤 되는 학교도 있다.

▲ 출처= 영화 <우리학교> ⓒ제주의소리

조선학교는 일본정부에서는 정식 학교로 인정치 않는다. 조선학교는 일본 정부가 지정한 교과서를 쓰지 않는다. 그들이 만든 한글로 된 교과서를 쓰며, 또 교실에서 선생님이 우리말로 가르키고 있다. 일본 정부 교육 방침을 하나도 지키지 않는 학교를 정식 학교로 인정치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보면 전수학교 취급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고졸자로 인정되지 않아, 대학 입학시험을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사립대학들은 조선 고등학교 졸업자도 자체적으로 고졸자로 인정해서 입학시험을 보게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말을 들어야 할 국공립대학은 입학시험 자격이 없다. 그래서 국공립대학을 입학 할려는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본다거나 단위제 고교(야간 고등학교와 비슷, 통신제도을 병용해서 필요 학점을 취득하면 졸업)를 다녀, 자격을 만들고 있다. 매년 국공립 대학에 상당수 입학하고 있고, 또 국공립 의과대학에도 입학하고 있다.

동경(東京)에 조선대학이 있다. 조선학교의 최고 학부이다. 이 대학도 일본에서는 대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대학에 입학 하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한국에 있는 대학에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은 아마도 사관학교 정도일 것이다. 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주로 조선학교 선생님이 되거나 조총련 조직및 산하 단체 혹은 기업에서 일을 하게 된다. 즉 조총련 조직 전임 일꾼 양성소인 것이다.

그런데 조총련 조직의 전임요원으로 취직을 했을 경우 봉급이 아주 적다. 남자 혼자의 봉급으로서 가족을 거느리가 어렵다. 그래서 부인이 돈이 되는 여러 일들을 해야만 자식 공부도 생활도 가능한 것이다. 조선대학 출신 남자들은 결혼에 인기가 없다. 조선대학 출신 남자에게 시집 갔다가는 평생 고생줄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프라이드는 대단한다. 본인은 자기의 행복을 위한 삶이 아니라 민족의 행복을 위한 일을 하고 있기에, 지금의 고생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출처= 영화 <우리학교> ⓒ제주의소리

현재 일본에서는 북한의 납치문제로 조총련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치 않다. 조선고교 혹은 조선대학을 졸업해서, 동포기업이 아닌 일본기업에 취직은 상당한 어려움을 받고 있다. 조선학교는 밀항 온 어린 학생들도 입학 시켜 주었다. 밀항을 왔기에 등록(비자)가 없는 불법재류자이다. 일본 학교에 갈수가 없다. 그런 어려운 처지의 동포들을 입학시켜 준 것이다.

어느 동포가 1950년대 초등학교때 일본으로 밀항을 왔다. 갈 수 있는 학교란 조선초등학교밖에 없었다. 등교한 첫날 간단한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조선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이라는 질문에 그는 '이승만 대통령' 이라고 썼다. 어른이었다면 숙청감인 것이다. 선생님이 조용히 데리고 가더니만 아주 친절히 잘 가르쳐 주던란다. 조선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이승만이 아니라 김일성 주석님이라고.

해외에 나가있는 중국사람들은 자식을 중국말을 할수 있게 가르킨다고 말하면서, 우리 동포들은 해외에 나가면 자식들은 우리말을 못가르키고 있다고, 우리는 민족정신이 없는 민족이라고 개탄하는 소리를 가끔 듣고 있다. 다른 해외는 논할수 없지만 일본에 있는 우리 동포들은 자식들의 교육에 우리말과 우리 민족정신에 대해서 열심으로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자식을 조선학교에 보내서 우리말과 민족정신을 가르킬려고 노력하는 모습, 혹은 조선학교를 보내지 못한 경우라도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 자식이
우리말을 배우게 하고, 또 자식이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고 어깨가 으쓱해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특히 자식이 결혼을 할때는 자식과 싸움을 하면서까지 우리 동포와 배필을 맞출려고 고전분투하는 것도 보게된다. 자식이 결혼을 하게 되며, 주위로 부터, 상대는 우리사람? 아니면 일본사람? 이란 질문을 꼭 듣게 된다. 상대가 우리 동포라면 어깨가 으쓱 울라가지만, 일본사람이라면 어깨가 축 쳐진다. 자식 결혼상대가 우리동포라면 다음 세대까지는 우리 민족으로 살아갈수 있다는 안심이 있는 것이다. 자식 결혼상대로서 일본사람을 데려 왔을때는 누구도 그 결혼을 반대해서 큰 집안 싸움을 하는 것을 보게 되지만, 결국은 부모가 지고 마는 경우도 보게 된다. 옛 우리말에 '자식 이길 부모없다' 는 말을 서로들 하면서 씁쓸하게 한잔 마시게 된다.

필자의 제자중에 몇명이 조선학교 출신들이 있다. 조선고등학교까지 졸업해서 대학은 일본 일반대학에 입학했다. 그 대학에서 가르킨 학생들이다. 여학생 한명과는 특별히 친하다. 지금도 오사카에 오면, '선생님' 이라 부르면서 연락이 오는 학생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를 다녔다. 대학은 일반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후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의 스튜디어스를 하고 있다. 조선학교를 졸업했기에 한국어를 아주 잘 한다. 또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 했기에 영어도 잘 한다. 영어에 자신이 있으니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에 취직도 되었고, 최근에는 한국어도 아주 늘어서 한국사람과 같은 한국어를 하고 있다. 아랍에서는 한국사람들 친구를 해서 한국말만 하고 있다고 한다. 그 학생및 가족의 국적은 한국이다.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단다. 부모님이 조선학교를 보내었기에 본인은 확실한 우리사람이 되었고, 또 한국말을 잘 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질문을 했다. 조선학교에서 배운 김일성사상은 어떻냐? 지금 머리속에 그런 내용은 없단다.

▲ 출처=영화 <우리학교> ⓒ제주의소리

조총련 간부를 하는 어느 분께 이런 질문을 했다. 조선학교의 민족교육은 대단히 찬성하고 싶으나, 교육내용중의 김일성 사상이 필요로 하는가? 조선학교 출신들도 북한에 돌아갈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살아갈 훌륭한 우리 동포를 만들길 위한 교육이 아닌가, 이런 학생들에게 김일성 사상교육이 필요로 하는가? 오히려 이런 시간에 일본에 잘 살아갈 수 있는 교과과정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고 질문을 했다. 명백한 대답이 없다. 그 간부도 나의 질문에 찬성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교회의 목사님이나 신부님이 예수님을 부정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조총련 간부들도 김일성을 부정할 수 없다. 만약 부정을 한다면 몇십년간 살아온 본인의 철학을 부정하고 마는 결론이다. 본인의 철학을 부정하고 싶은 사람들은 조총련을 버리고 민단으로 돌아오고 있다.

조선학교 출신 신랑 신부의 결혼식장에 가면 묘한 인상을 받게 된다. 우리 한복이 많이 보이는 것은 민단집도 총련집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한국노래 일본노래 또 북한노래까지, 시집보내는 신부측의 부모 형제의 섭섭해 하는 모습은 한국 그대로 이다. 한국 잔치집 같으면서 한국이 아니고, 더욱더 일본 잔치집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 일본 북한이 어울려져 있는, 한국 잔치집도 일본 잔치집도 아닌, 말 그대로 조총련 동포 잔치집 그대로이다. 일본 친구들은 이 총련집 잔치집에 와서는 상당히 쇼크를 먹고서, 오
히려 재미있다고 말하는 친구까지 있다.

최근 일본은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교 무상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은 초등및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서 무료(무상)가 원칙이다. 고등학교 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무료(무상)가 아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교육은 의무교육은 아니더라도 무상으로 하겠다는 것이 2009년에 정권을 잡은 민주당 정부의 정책이다. 공립고교 학생의 수업료는 정부에서 지불하고, 사립고교 학생들에게는 년 12만엔(저소득층은 24만엔)을 보조하는 정책이다. 또 일본에 있는 각종 외국인 학교도 사립학교에 준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국에 10개교가 있는 조선고교(학생수 1900명)는 지원에서 일단 보류 시켰다. 이유는 일본사람들을 납치한 북한을 찬양하는 교육을 하는 학교는 제외시킨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및 일본사람들은, 일본사람들을 납치한 북한이 미워 죽겠다는 분위기이다. 그렇다. 북한이 일본사람들을 납치해서 못 살게 만들었기에 미워 죽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 일본은 식민지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에게 어떤 일을 했단 말인가? 그런 일본을 우리는 미워 죽겠다 해도 당연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조선고교의 무상화 정책을 일단은 보류를 시키면서 유식자들로 위원회를 구성, 숙고 하고 있다. 조총련과의 관계와 교육내용을 고친다는 조건으로 지원될 전망으로 보인다. 만약 지원이 제외된다면, 일본은 우리 동포들에게 3번째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첫째는 조선을 식민지 한 죄이다. 둘째는 한반도의 우리 동포들을 일본으로 데려간 죄이다. 만약 조선고교를 무상화에서 제외시킨다면 다시 한번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왜 조선고교가 일본이 있어야 하는가? 그들이 우리 동포들을 일본으로 데려갔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일본에 갔다. 조선고교가 스포츠에서 전국대회에 출전했다면 돈도 기부하고 싶고, 또 열심히 응원도 한다. 일본 학교를 이겼을때는 응원을 간 모든 동포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되며 여자분들은 아리랑 춤을 덩실덩실 추며 좋아한다. 가슴이 찡하다. 이때는 남도 없고 북도 없다. 우리민족만 있음 뿐이며, 왜 그리 좋은지 나도 모르겠다. <제주의소리>

 

▲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필자 신재경 교수는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京都創成大學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오사카 제주도연구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한 신 교수는 재일동포, 그 중에서도 재일제주인들의 삶에 대해 조사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재일동포들의 '밀항'을 밀도 있게 조사하면서 <제주의소리>에 '어떤 밀항이야기'를 연재해 왔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발휘 '신재경의 일본야구'를 써 왔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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