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요된 침묵, 그러나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 'Me Too'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83) 리베카 솔닛,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김명남 역, 창비, 2017. “여성에 대한 폭력은 종종 여성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대한 폭력이다. 그것은 여성의 목소리를 거부하는 것이고, 그 목소리의 의미를, 즉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참가하고, 동의하거나 반대하고, 살며 참여하고, 해석하고 이야기할 권리를 거부하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때려서 침묵시키고, 강간을 저지르는 데이트 상대나 지인은 피해자의 ‘싫다’는 말이 자기 몸에 대한 권한은 자신에게만 있다는 뜻임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 서영표 교수 2018-03-05
- 보수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82) 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사의 종말』, 이상훈 역, 한마음사, 2010. 1. 자유민주주의는 최후의 정체인가? 학생들과 간혹 시사적인 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다보면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고민하는 학생들의 상상력을 강력하게 제어하는 어떤 벽이 존재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경제적 양극화, 청년 실업, 환경, 성적 소수자 등등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논할 때 학생들은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뒤집어 놓...
- 이유선 교수 2018-02-12
- 인간, 신으로 업그레이드 중! 죽느냐 죽지 않느냐?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81) 유발 하라리(원서: 2015년) 《호모데우스: 미래의 역사》. 김명주 옮김(2017년), 김영사. 얼마 전에 오른쪽 눈에 검은 실오라기 서너 개가 형체를 달리하며 눈앞을 오락가락하며 시야를 가리더니, 신경이 너무 쓰여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다 도무지 안 되겠다 싶어 다음 날 동네 안과로 달려가는 일이 있었다. 이런 증상도 처음이었거니와 안과 방문도 처음이라 무척 두렵고 불안했다. 동네 안과에서 기본적인 검사를 하고 의사 앞에 놓인 작은 기계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
- 고영자 박사 2018-02-05
- ‘한가함’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 우리는 계속 일하고 있다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80) 크레이그 램버트, 『그림자 노동의 역습-대가 없이 당신에게 떠넘겨진 보이지 않는 일들』 대학들이 전자출결석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유행인 모양이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새롭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지만 그렇게 해야 하는 많은 이유가 제시된다. 학사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수업시간의 낭비를 줄인다는 진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상은 지겹도록 들어온 효율성(efficiency)이 대학 강의실까지 들이닥친 것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도무지 무엇을 위한 효율성인지 깊이 ...
- 서영표 교수 2018-01-22
- 뇌가 궁금해서 소설가에게 묻다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9) 석영중 『뇌를 훔친 소설가』바야흐로 뇌과학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과학 연구는 더 이상 생물학이나 심리학 연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연과학의 여러 분과 학문을 넘어서 거의 모든 학문의 영역에 걸쳐 지적 발견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학문의 명칭에 ‘신경’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분야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뇌와 관한 책들이 독서 대중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물론 이제는 지적인 독자들에만 국한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TV 프로그...
- 노대원 교수 2018-01-08
- 한국 사회예술의 비조(鼻祖) 김복진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8) 윤범모 『김복진 연구』 한국의 시민들에게 낯익은 시각예술가는 매우 드물다. 국민화가로 불리는 이중섭이나 박수근, 김환기, 이응노 등의 화가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등이 손에 꼽힌다. 조소예술가로는 누가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좀 막막해진다. 몇 안 되는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예술가들 중에 조소예술 분야는 더욱 드물다. 그만큼 조소는 회화에 비해 작가 숫자도 적고, 척박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술계와 사회에 뿌리를 내린 한국의 조소예술 분야는 100년 전의 선구자 정관 김...
- 김준기 도립미술관장 2018-01-01
-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7) 로버트 노직『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이유선 교수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철학에 입문하는 사람이 제일 처음 접하는 이야기는 철학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관련된 것이다. 철학(philosophy)이란 희랍어로 사랑을 뜻하는 philos와 지혜를 뜻하는 sophia가 결합된 단어로서 지혜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는 것이다. 지혜를 사랑함으로써 철학을 하는 자는 지혜로운 자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오늘날 현실적으로 철학을 공부해서 지혜로운 자가 된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물론 지혜로운 ...
- 이유선 교수 2017-12-11
- ‘바다의 실학’을 상상하다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6) 남종영·손택수 『해서열전』 정확히 1년 전 이맘때이다.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인류가 공감할 만한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된 것이다. 유네스코는 산업화와 지구화 과정에서 급격히 소멸되고 있는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자 2001년부터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지정·등재해 오고 있다. 세계가 인정한 제주해녀문화라 하면, 해녀들의 자연친화적인 물질기술을 비롯하여, ‘불턱’을 중심으로 한 해녀공동체 문화, 바다로 나가기 전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해신제(잠수굿)', '해...
- 고영자 박사 2017-12-04
- 에너지에도 민주주의와 정의가 필요하다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5) 『시민 참여 에너지 시나리오』 /서영표 교수 전기가 없는 집과 일터, 물건을 사는 상점, 학교와 거리는 상상할 수가 없다. 우리 몸의 일부처럼 되어 버린 휴대전화, 집에 거의 대부분 시간 켜져 있는 텔레비전, 점점 더 대형화되는 냉장고와 갈수록 기능이 많아지는 세탁기까지 전기가 없이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가 없게 되었다. 우리가 얼마나 전기에 의존하고 있는지는 정전이 되었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떠올려 보면 된다. 정전은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을 멈추게 한다. 화장실조차 사용할 수 없게...
- 제주의소리 2017-11-27
- 사회에 참여하는 예술의 최전선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4) 파블로 엘게라, 《사회 참여 예술이란 무엇인가》 / 김준기 관장 예술의 최전선이 정치인 시대가 있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사회변혁의 에너지로 분출하던 시대의 예술은 충분히 정치적일 필요가 있었다. 이제 그러한 정치적 화두가 둔각화하면서 바야흐로 예술의 화두는 ‘사회적인 것’으로 전환해왔다. 이에 따라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관심 또한 이론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실천적 차원에서도 점차 커지면서 사회예술(social art)의 흐름이 자리잡고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예술은...
- 김준기 관장 2017-11-13
- 지식인의 종말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3) 장 폴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1. 지식인이라는 낡은 어휘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알파고의 위력을 체감한 사람들에게 이 단어는 매우 현실적이고 위협적이다. 정책입안자들은 이 어휘를 기반으로 국가적 어젠다를 기획하고 있고, 이러한 틈을 타서 많은 전문가들이 그것을 강연의 소재로 삼아 밥벌이에 나서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필자로서는 그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 늘 불안한 느낌이 든다. 얼마 전에 지역 공동체에서 주최한 소위 ‘제4차 산업혁명 전문...
- 이유선 2017-10-30
- 뉴 노멀(New Normal)·미디어·사진 새창
- 고 영 자(미학자·번역가) 책표지 빌렘 플루서 (원서:1983, 독일어),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윤종석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1999년. 우리는 모든 것이 급변하여 공들여 쌓은 전문지식, 과학기술도 불과 몇 년 이내에는 구식이 돼 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를 사는 세대들에게 있어 ‘변화’라는 말만큼 흥분되고 불안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탄생은 각 시대 라이프 스타일, 가치관 등에 있어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화 또는 새로운 정상)...
- 고영자 박사 2017-10-23
- 혐오와 수치심을 조장하는 사회,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1) 마사 너스바움 『혐오와 수치심』 긴 연휴 끝에 쓰는 글이라 지금 우리 현실과 맞닿아 있는 책을 새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는 제프리 윅스(Jeffrey Weeks)의 『섹슈얼리티: 성의 정치』로 마음을 굳혔다. 예전에 영어본을 대충 훑어본 기억으로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다룰 수 있는 이야기 거리를 많이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제주대학교의 도서관은 물론 어떤 도서관에서도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
- 서영표 교수 2017-10-16
- 해녀들의 삶,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살아있는 詩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70) 허영선 『해녀들』 알았다 삶은 바다에서 건져올려지는 것 내 생은 바다 산 뒤에 숨은 폭풍 같은 것 (「해녀 홍석낭 2」 부분) 허영선의 시집 『해녀들』은 해녀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언어의 바다이다. 성난 파도가 바위를 거칠게 때리듯, 혹은 잔잔한 물결이 해변의 모래들을 간질이듯 높고 낮은 수없이 많은 목소리들의 축제가 이곳에서 벌어진다. 해녀들의 삶이 고스란히 이곳에 담겨 있다. 허영선은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이 시들을 써내려간 것이 아니라 차라리 ‘해녀들’의 한 사람으로 쓴 것처럼 느...
- 노대원 교수 2017-10-09
- 장소, 현장 그리고 사회의 장과 예술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69) 권미원 『장소 특정적 미술』 장소는 시간과 공간의 총합이다. 특정한 공간(Space)에서 겹친 시간(Time)의 누적을 우리는 장소(Place)라고 부른다. 따라서 장소는 물리적인 의미의 공간과 구분하여 어떠한 이야기가 담긴 곳을 뜻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 <장소 특정적 미술>에서 이야기하는 장소는 그런 장소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장소는 플레이스(Place)가 아니라 사이트(Site)다. 사이트는 장소에 부여된 시간성의 의미를 좀 더 긴박하게 상황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러니까 ...
- 김준기 관장 2017-09-25
- 적폐 청산과 공공성의 문제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68) 존 듀이 『공공성과 그 문제들』 ‘촛불혁명’ 이후에 그 힘이 눈에 띄게 약해진 단어가 있다. 바로 ‘헬조선’이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으며, 약자에게 잔인하고, 노력을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없을 만큼 부조리하다는 자조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적어도 인터넷에서 이 단어는 요즘 유행어를 빌려 말하자면 더 이상 ‘핫’하지도 ‘힙’하지도 않다.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 많은 문제들이 갑자기 사라졌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왜 젊은이들은 자...
- 이유선 교수 2017-09-11
- 스마트 시대의 혼자만 스마트하다고 착각하는 전문가들의 무지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67) 천정환 『대중지성의 시대』 /서영표 교수 나는 습관적으로 책을 산다. 구입한 책의 20-30 퍼센트만 읽었으면 세계적 석학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당치 않은 생각을 할 때가 있을 정도다. 천정환의 『대중지성의 시대』도 그렇게 습관적으로 ‘배달 된’ 수많은 책 들 중의 한권이었던 것 같다. 언제 왜 샀는지도 기억조차 나지 않으니 말이다. 이 책이 출간된 것이 2008년 말이니, 아마도 2008년 봄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시위가 촉발한 ‘집단지성’ 또는 ‘대중지성’에 대한 관심에 저자에 대한 ...
- 서영표 교수 2017-08-28
- 뇌섹남과 요섹남이 매력적인 이유는?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66) 스티븐 다얀 『우리는 꼬리치기 위해 탄생했다』 /노대원 교수 고백하자면, 이 책은 충동적으로 서점에서 구입했다. 나는 보통 관심사를 정해두고 지속적으로 책 정보를 수집한 뒤 목록에 따라 중요 순위에 따라 책을 구입하거나 대출하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책들과 조금은 다른 셈이다. 물론 전혀 관심사에 없었다고 말할 수 없다. 요즘 관심이 부쩍 많아진 심리학 책들을 둘러보기 위해 심리학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했으니. 제목만 봐서는 유혹과 짝짓기(mating)의 심리학을 다룬 책으로 보였다...
- 노대원 교수 2017-08-21
- 탈근대적 예술공론장의 지형도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65) 수잔 레이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 : 지형그리기』/김준기 관장 한국사회에서 정치적 민주주의 논의를 넘어 사회적 공공성 논의가 본격화한 지 십 수 년이 지나는 동안 미술계에서도 공공미술을 둘러싼 다차원의 담론과 실천이 이어졌다. 그것은 예술의 공공성을 다시 묻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우리사회의 공공성 자체에 관한 새로운 질문과 대답이기도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미술의 공공성 논의가 본격화할 무렵에 이 책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 : 지형그리기>는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1980년...
- 김준기 관장 2017-08-07
- 생산성이 사랑보다 중요한가요? 새창
- [BOOK世通, 제주 읽기] (64) 허버트 마르쿠제 『에로스와 문명』 / 이유선 교수 허버트 마르쿠제 『에로스와 문명』, 김인환 역, 나남, 2009 1. 사랑이 사라진 시대 사랑에 관한 동서양의 고전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이몽룡과 성춘향의 나이는 대략 16세 전후이다. 요즘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 정도 되는 셈이다. 시쳇말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건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요즘의 부모들은 아마도 자기 자식이 그런 사랑을 한다고 하면, 도대체 대학은 어떻게 가려고 그런 엉뚱한 짓이나 ...
- 이유선 2017-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