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하도급 업체가 제주해군기지 1공구에 쓰일 아파트 10층 높이의 케이슨(오른쪽)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제작하고 있다. 왼쪽은 케이슨을 강정항으로 이동할 플로팅독.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보자 "철근연결 기준보다 짧아"...A건설 "도면대로 제작 중"

제주해군기지 방파제의 핵심 구조물인 케이슨이 부실하게 제작되고 있는 주장이 제기됐다. 케이슨 제작을 맡은 삼성물산 도급업체 A건설측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삼성물산은 4월말부터 일시중단된 제주해군기지 1공구의 케이슨 제작작업을 진행 중이다. 케이슨이란 항만 건설에 쓰이는 대형 구조물로 방파제의 기본골격이다.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서방파제와 남방파제 약 1.5km 구간에 대해 대형케이슨을 투하시켜 강정 앞바다의 파도를 막고 대형크루즈선 접안 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2개의 대형 케이슨이 화순항에서 제작돼 강정 앞바다에 임시투하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케이슨을 이송하던 플로팅 독(floating dock)의 불법운항이 적발되면서 3월부터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삼성물산은 선박검사 없이 3월8일과 22일 두차례 8800t급 케이슨을 강정 앞바다로 불법운항한 혐의로 서귀포해양경찰서에 적발돼 현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이 사건으로 삼성물산측은 케이슨 제작을 일시 중단하다 최근 공사를 재개했다. 현재 건설 중인 케이슨 3호기는 8800t에 길이 38m, 폭 25m, 높이 20m의 대형구조물이다.

▲ 화순항에서 제작 중인 케이슨. 삼성물산은 열흘에 1개 꼴로 모두 57개의 케이슨을제작해 강정 앞바다에 투하할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삼성물산은 화순항에서 바지선을 통해 케이슨을 강정 앞바다로 이동 시켜, 바다 속에서 고정을 위한 블록이 설치되면 모래를 넣어 바닥으로 가라 앉힐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최근 <제주의소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제작중인 케이슨 3호기의 부실시공 가능성이 제기했다.

제보내용의 핵심은 케이슨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철골 구조물 설치작업 과정에서 건설업체가 도면과 달리 철골의 양을 줄여 연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보자가 증거물로 제시한 사진자료를 보면, 철근 연결시 사진 아랫부분은 800mm의 철근을 겹쳐 연결한 반면, 윗 부분은 이보다 훨씬 짧은 200mm로 겹쳐져 있다.

케이슨 제작과정에서 도면대로 철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철근 이음새가 짧아질수록 구조물의 강도가 약해진다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제보자는 "800mm로 겹쳐 연결해야 할 철근을 200mm로 짧게 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사과정에서 이를 목격했다. 이는 명백한 부실공사"라고 주장했다.

▲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가 제시한 케이슨 제작 부실의혹 증거 사진. 아랫쪽에서 정상적으로 800mm의 철골을 연결한 반면 위쪽은 200mm만 연결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가 제시한 케이슨 제작 부실의혹 증거 사진 두번째. 800mm가 아닌 200mm만 연결했다고 주장하는 철골의 근접촬영.

이어 "케이슨이 부실하게 건설되면 파도와 대형선박 접안시 충격으로 파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콘크리트 타설후 바다에 투하하면 확인조차 불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제보자가 제기한 케이슨 부실시공 주장에 대해 공사를 맡은 A업체 현장 관계자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업체 관계자는 "부실시공 없이 도면대로 케이슨을 제작하고 있다"며 "우리는 삼성물산의 하도급으로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작과정 확인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불가능하다. 부실공사는 없다"며 "예정대로 공사를 끝내기 위해 철야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19개월간 아파트 10층 높이의 케이슨 57개를 제작해 강정 앞바다 해군기지 1공구 지점에 투하시킬 예정이다.

A업체 화순항 케이슨 제작현장에는 베트남 인부 180여명과 국내 인력 40명 등 모두 220여명이 철야작업으로 케이슨을 제작 중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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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하도급 업체가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제작중인 케이슨. 철골위에 콘크리트 타설을 하며 아파트처럼 위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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