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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피에타 동상.

26일 강정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서 동상 제막...4.3, 해군기지 갈등 추모공간도 조성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로 희생된 어머니와 이름도 없이 숨진 아이들의 넋을 기리는 베트남 피에타 동상이 제주해군기지 갈등으로 아픔을 겪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세워진다. 

재단법인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은 오는 26일 오후 3시 강정마을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베트남전쟁 종전 42주년을 기념해 피에타 동상 제막식을 갖는다고 20일 밝혔다. 

한베평화재단은 지난해 베트남전쟁 때 죽어간 민간인들을 기리기 위해 피에타 동상을 제작, 베트남 다낭 박물관과 베트남 탄타오 시인에게 미니어처를 기증한 바 있다. 또 피에타 동상 설립 모금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세우기로 약속했고, 그 첫 번째 동상이 강정마을에 들어서게 됐다.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는 피에타 동상 뿐만 아니라 4.3과 제주해군기지 갈등을 겪는 강정마을을 위한 추모 공간도 조성될 예정이다. 

추모 공간에는 강정마을 평화활동가로 함께한 빅스 신부의 유해가 안치되고, 고은 시인의 시 ‘평화’, 베트남 Chim Trang 시인의 ‘수련꽃’, 강정마을 김성규씨의 ‘평화란!’ 시가 함께 한다. 

고은 시인의 경우 피에타 동상 제막에 맞춰 ‘나의 야만을 기억하고 기억한다’란 반성의 글을 보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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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판에 새겨질 글.

빅스 신부는 지난 1928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태어나 평생 종교인으로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다. 

1990년 집이 없거나 장애를 겪는 이들과 함께하는 ‘타코마 카톨릭일꾼’ 공동체를 공동창립하고, 2012년과 2014년 강정마을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해 제주를 직접 찾기도 했다. 

한베평화재단은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제주평화나비, 제주민예총, 강정국제팀, 강정평화학교, 제주대학교 교육대학과 함께 피에타 동상 제막에 앞선 24일 오후 7시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공원에서 월요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25일 오후 7시 강정마을에서 전야제 행사 ‘우리가 몰랐던 베트남의 기억’을 주제로 ‘강정 평화토크콘서트’도 열린다. 

제막 이후 28일 오전 10시에는 제주교대에서 ‘베트남의 전쟁 기억과 한국의 전쟁 기념’ 주제 특강도 예정됐다. 

피에타 동상이 제막되는 26일은, 2007년 4월26일 강정에서 향약에 어긋난 마을총회로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된 지 딱 10년째 되는 날이다. 

한베평화재단 강우일 이사장은 “10년 전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된 그날, 강정과 평화는 같은 말이 됐다. 평화를 염원하는 뜨거운 가슴들이 강정을 찾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베트남의 피에타가 강정에 깃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베평화재단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학살에 대한 한국 사회 반성과 성찰을 꿈꾸며, 지난해 4월 발족했다. 

2017년 2월 재단이 설립돼 베트남전쟁과 관련된 학술연구와 평화교육, 전쟁피해자 복지 사업, 문화예술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4월30일 베트남전쟁 종전 기념일에 베트남에 대한 사죄와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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