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 육성, 4.3 공연, 해녀문화 사업 등 신설...관사 도서관 예산 대폭 증가
 
제주도가 내년 ‘살림살이’ 예산안을 확정했다. 문화 정책의 경우 문재인 정부 방향에 부합하는 생활문화를 비롯해 청년 육성, 4.3공연, 알뜨르프로젝트 등 인상적인 사업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제주도가 13일 도의회에 제출한 2018년도 예산안은 5조 297억원이다. 전체적으로 올해 4조 4493억원 보다 13.05%(5804억원) 늘어났다. 문화 예산의 경우 2722억원으로 426억원이 증가했다. 전체 예산과 비교하면 3.2% 수준이다. 평소 원희룡 지사는 ‘문화 예산 3%’를 강조해왔다.
 
# 제주도 문화정책과

문화정책과는 453억 8943만원(천원 이하 생략)으로 올해 354억 3473만원보다 99억 5469만원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생활문화, 청년예술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시대’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 제주도는 ‘생활예술 참여향유 활동지원 사업’으로 8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 사업은 읍·면·동 단위에서 동호회 생활 예술을 활성화하는 목표다. 보다 많은 신생 동호회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고, 실력 향상을 위해 전문 강사를 지원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지원한다. 어렵고 낯선 예술이 아닌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문화를 표방한다. 제주도는 이번 사업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생활 예술 수요에 적극 발맞추며, 도민들이 예술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 예술을 위한 ‘청년문화예술 성장·육성·매개 특성화 사업’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예산 6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이 사업은 오늘날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청년’ 분야와 함께 ‘예술’까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목표다.

천편일률적인 단순 작품 활동 지원이 아닌,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 실질적인 집중 지원·육성을 추구한다. 씨앗에 불과한 문화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네트워킹(관계 맺기) 프로그램에도 공을 들였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2일 제주 청년예술인포럼을 발족하며 물꼬를 텄다. 제주도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가능성 있는 젊은 예술인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문화생태계를 육성해보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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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2일 제2회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세계문화정상회의 일환으로 열린 청년문화예술포럼 첫 회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원희룡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꿈바당어린이도서관(옛 도지사 관사)에는 운영비 18억 3800만원을 투입한다. 내년 예산으로 올해 3억원보다 5배에 달하는 15억 3800만원이 책정됐다. 유휴시설 문화예술창작공간 조성사업을 위해서도 20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출범을 앞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에는 26억 3000만원이 새롭게 배정됐다. 국내 우수사례 조사, 중앙 절충 비용, 홍보비까지 포함하며 힘을 쏟았다. 

제주학연구센터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출연금으로 각각 15억원(▲3억원), 28억원(▲8억원)이 배정됐다. 제주메세나협회 운영비 지원 용도로 1억 1000만원이 신설됐고, 제주어대사전 편찬도 6000만원을 들여 추진한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건설 중인 공공수장고에도 44억원(▲16억원)을 투입한다. 탐라문화제는 16억5000만원(▲1억원), 제주국제관악제는 15억원(▲6억5000만원), 제주예총·민예총 운영비 지원에 1억3880만원(▲3960만원) 등이 투입된다. 

캐리커쳐 국제대회 및 마을프로젝트와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포함 3억원(▲2억원), 제주드론필름페스티벌에 2억원(신규) 등 행사 지원도 제법 이뤄졌다.

종교 분야는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과 제주태고문화센터 건립에 각각 3억 8000만원(국비 1억 9000만원 포함), 2억원을 새롭게 반영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관련해서는 가을축제(▼6720만원), 시설물 유지보수(▼2억6000만원) 등이 삭감됐다.
 
# 제주도립미술관, 문화예술진흥원

도립미술관은 올해 처음 개최한 국제미술행사 <2017 제주비엔날레>의 후속 사업이자 ‘평화대공원’이라는 제주도의 중장기 정책과 맞물린 알뜨르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내년 8억 3000만원을 들여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새로운 미술 작품을 설치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제주비엔날레 전시 장소 중 하나인 알뜨르비행장은 주말이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제주도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알뜨르비행장을 사용하기로 국방부와 협의했다. 이어 국방부, JDC까지 참여하는 협약까지 진전시켜 알뜨르비행장에 대한 무상 양여, 평화대공원 조성까지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도립미술관의 내년 알뜨르프로젝트 사업은 이 같은 원대한 계획의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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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뜨르비행장 인근에 설치된 구본주 작가의 <갑오농민전쟁>.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미술작가들을 서울에 소개하는 공간 운영(1억원), 제주아트저널 발간(2000만원), 사회예술 프로젝트(3000만원) 등도 눈에 띈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은 내년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제주도립무용단 특별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2억 9966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공연 활동을 위해 공연용 버스 구입비(2억 2000만원)도 추가했다.
 
# 세계유산본부, 돌문화공원관리소 등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정비사업에 올해보다 10억원을 추가한 11억원을 투입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제주 구 해병훈련시설 정비사업(4억 5000만원·이하 국비 포함),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 정비사업(9000만원), 남제주 강병대교회 기록화사업(5000만원), 제주 송악산 외륜 일제동굴진지 정비사업(1억 4000만원), 제주 어승생악 일제동굴진지 정비사업(2억원), 제주 사라봉 일제동굴진지 정비사업(8600만원)도 내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진행한다.

도 지정문화재 정비 사업은 올해 29억 2810만원을 훌쩍 넘는 62억 1200만원(▲32억 8390만원)을 편성했다.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제주돌문화공원 2단계 2차 사업을 위해 127억 6000만원(▲14억 7200만원)을 투입한다. 돌한마을 운영관리도 3억 4100만원(▲3억 2500만원)이 배정되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설 조직인 해녀문화유산과는 내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해녀 체험, 해녀 교육, 출항해녀 역사 기록화, 해녀어업 문화유산 복원 정비 등에 4억 8100만원을 투입한다. 해녀문화 우수예술창작 지원사업, 제주해녀문화 세계화 국제학술대회 등도 신규 사업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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