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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민호 군 1주기 삼성-세월호 피해자 간담회...시청 앞 분향소 설치 ‘오후 6시 추모제’

故 이민호군 사망 1주기를 맞아 머리를 맞댄 학부모들이 학생 노동환경 변화를 위해 업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장실습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는 19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故 이민호군 사망 1주기 간담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故 이민호군 유가족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동창, 세월호 유족인 416가족협의회, 삼성반도체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민호군 아버지 이상영씨는 “자식이 떠난지 1년이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아들이 죽은 숙제를 풀기 위해 지금까지 견디며 살고 있다”고 말해 간담회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이씨는 “죽음에 대한 이유가 밝혀질 때까지 회사, 노동부와 싸울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제도개선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현장이 바뀌어야 한다”며 노동 현장의 변화를 호소했다.

자식을 떠난 보낸지 11년 만에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를 받아낸 故 황유미씨의 아버지이자 반올림 대표인 황상기씨도 노동 현장을 맹비난 했다.

황유미씨는 200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흥공장에서 20개월 가량 반도체 세정 작업을 했다. 스무살이던 2005년 6월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2년 뒤인 2007년 3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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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는 “유미는 학교에서 노동교육과 보건안전교육을 받지 않고 학생 신분으로 공장에 투입됐다”며 “위험한 화약약품 손으로 만졌지만 위험성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회사에 화학약품에 대해 질문했지만 사측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삼성이 이렇게 대응한 것은 정부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노동자의 목숨을 우습게 아는 업체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6년 동안 일하다 뇌종양 판정을 받은 한혜경씨와 어머니 김시녀씨도 참석해 황씨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김씨는 “혜경이도 아무것도 모른채 취업 현장으로 향했다. 민호군도 사업주가 업무와 관련해 사전 지식만 알려줬어도 이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며 철저한 사전 교육을 당부했다.

민호군은 2017년 11월9일 현장실습 중 기계를 점검하다 제품 적재기에 눌려 목과 가슴 등을 크게 다쳤다.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열흘만인 그해 11월19일 끝내 숨졌다.

제주지방검찰청은 민호군 사망사고의 책임을 물어 올해 5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업체 대표 김모(56)씨와 공장장인 또 다른 김모(60)씨를 재판에 넘겼다.

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는 민호군 사망 1주기에 맞춰 13일 제주에서 추모 토론회를 열었다. 오늘(19일)은 제주시청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오후 6시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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