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에서 성산까지' 제주생명평화대행진 5박6일 일정 마무리...전국-세계 참가자 연대 이어져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등은 3일 오후 7시 성산일출봉 앞 공연장에서 '2018 제주 생명평화대행진 문화제'를 개최했다.
'강정에서 성산까지, 평화야 고치글라(같이가자)'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대행진에는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반대하는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쌍용차 해고 노동자, 밀양 송전탑, 용산 화재 참사, 사드 배치 소성리 등 전국 각지의 연대가 이어졌고, 대만, 베트남, 일본 오키나와, 미국 하와이 등 해외 참가자도 줄을 지었다.
올해는 제주도를 일주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강정 제주해군기지에서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까지의 구간에서 행진이 이뤄졌다.
이후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성산 마을 탐방을 비롯해 △제주4.3 △용산참사 △베트남전쟁 △성소수자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드 배치 △양심적 병역거부 △여성과 평화 △예멘 난민 등의 소주제로 북토크가 이뤄졌고,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비전 발제와 토론도 진행됐다.
이날 오후 7시 열린 문화제는 성산지역 주민들과 캠프 참여자가 한데 어우러져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행사로 마련됐다.
평화캠프 참가자들의 조별발표와 각자의 재능을 뽐낸 장기자랑 시간에는 흥겨운 춤사위가 벌어졌다. 성산읍생활개선회 난타동아리의 난타공연과 가수 반하리, 조성일, 타카피 밴드 등은 더욱 흥을 돋웠다.
특히 강 회장은 제2공항과 관련해서도 "어제 제2공항 예정지를 쭉 둘러봤다. 이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제2공항 부지로 예정된 부지는 제주의 역사이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 정부는 폭력과 협잡을 동원해 성산 주민들과 성산의 역사, 제주도민의 역사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한낱 자그마한 재물 때문에 길이길이 물려줄 이 곳을 지켜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공동대표단은 "무더운 날씨에 강정에서 성산까지 행진하고, 제2공항 피해지역 마을을 탐방해 감사하다"며 "이번에 흘린 땀방울이 제주의 평화를 지키고 제주의 제주다움을 지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해군기지가 폐지되고 제2공항 백지화되는 그 날까지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사드가 뽑혀나가는 날까지, 제주 강정 앞바다의 콘크리트가 걷혀지고 구럼비를 되찾을 때까지,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이 보장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며 "다음에는 화려한 치장을 한 국제관함식이 아닌 구럼비와 사람을 보러 강정마을을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아버지와 삼형제가 함께 이번 대행진에 참가한 노형중학교 홍지혁군은 "처음에는 걷는게 힘들 것 같아서 반대했는데, 막내동생이 오고싶다 해 아빠를 끌고 참여하게 됐다"며 "첫날에는 뭐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걷기만해서 힘들었지만, 둘째날 셋째날 부터는 대행진의 의미나 목적을 알 수 있게 돼 뿌듯하고 보람찼다"고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서울 한베평화재단에 몸담고 있다는 길담씨는 "대행진 첫날부터 함께하며 풍경도 보고, 네 발로도 걸으면서 제주를 내 몸에 기억하는 계기가 됐다"며 "캠프에 참석하며 '함께한다'는것의 힘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곳에서 모여 한 목소리로 같은 것을 바라며 이야기하는 것에 많은 힘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올해 대행진은 내일(4일) 오전 모든 참가자들이 참여한 '생명평화선언문'을 발표하며 막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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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pio@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