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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신고 당일 경찰 실종팀 만나 면담 모르쇠 일관...경찰 방문 7시간만에 육지로 도주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관광객 살인사건과 관련해 유력한 용의자가 도주 7시간 전 경찰과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여성 관광객 A(26)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10일 오후 1시10분쯤 피해여성의 숙소인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게스트하우스 관리 책임자인 용의자 B(33)씨와 종업원을 차례로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방문자는 실종사건을 담당하는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직원들이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A씨의 입실시간과 퇴실시간, 당일 행적 등에 대해 질문했지만 B씨는 “잘 모르겠다”며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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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스트하우스는 소유주가 따로 있고 소유주가 관리인 B씨에게 영업과 관리를 맡겨 이익을 분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7일 오전 8시30분 울산에서 홀로 관광차 제주에 입도한 뒤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했다. 당초 9일 오후 5시30분 항공편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B씨와 연락이 끊기고 예정된 날짜에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은 10일 오전 10시45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용의자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사실을 인지하고 10일 오후 8시30분 항공편을 이용해 유유히 제주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B씨가 도주한 다음날인 11일 낮 12시20분쯤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 5m 가량 떨어진 폐가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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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사건이 살인사건으로 바뀌자 동부경찰서는 형사 인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발견 당시 피해 여성은 폐가 안쪽 방에 누워 있었다. 시신은 주변 물건 등으로 덮여 있었다. 몸에서는 목이 졸린 흔적도 나왔다. 범행 현장에서 A씨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도 확인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12일 오후 2시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전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압수수색해 증거품을 확보했다.

경찰은 A씨가 7일 저녁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투숙객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는 관리인을 비롯해 투숙객 10여명이 함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락이 두절된 시점과 시신의 상태로 보아 사망시점은 8일 새벽쯤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살해 장소가 폐가인지 다른 곳에서 살해 후 유기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가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도주행각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형사들을 현지로 보내 이틀째 B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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