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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는 20일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공감대 확산을 위한 도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20일 제주시 지역 도민설명회...자료 내용, 강사 설명 행정시장 직선제 비중 커

제주도 전역을 순회하는 행정체제개편 도민설명회가 21일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설명회 자료나 강사 설명이 ‘행정시장 직선제’에 기운 모양새다.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2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별관 대강당에서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공감대 확산을 위한 도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제주도는 행정체제개편 대안으로 ▲현행 유지 ▲행정시장 직선제(의회 구성 X) ▲기초자치단체 부활(시장직선제·의회 구성) 세 가지를 제시했다. 6월까지 주민선호도 조사, 주민설명회·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정하고 7월 제주도의회 동의, 8월 제주특별법 개정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지방선거부터 새로운 행정체제를 적용한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다.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3일부터 도 전역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21일이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날 설명회에는 주민, 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3월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이어진 행정체제개편 과정과 세 가지 개편안의 성격을 설명했다. 애초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는 순서가 있었지만 질문이 나오지 않아 47분 만에 전체 일정이 종료됐다. 

눈에 띄는 점은 자료나 강사 설명이 묘하게(?) 행정시장 직선제에 비중을 둔 모습이다.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작성·배포한 도민설명회 자료집에는 Q&A란(고정 질문)이 실려 있는데, 다섯 개 질문과 답변이 수록돼 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➀ 특별자치도 행정시장 임명제의 부작용은?
➁ 현재 주요 대안으로 제시된 3개 대안 이외에 ‘읍면동자치안’이 빠진 이유는?
➂ 이번 대안에서 현행체제유지안과 기초자치단체 부활안과 함께 행정시장직선제안이 논의되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➃ 행정체제개편 대안에 따른 향후 예상되는 법제도 개정 정도?
➄ 행정시장직선제가 되어도 의회가 없으면 행정시를 어떻게 견제할 수 있나요? 

행정시장 직선제를 다룬 질문이 두 가지나 됐다. 더욱이 3번 질문에 대한 답변에는 ‘행정시장 직선제가 다른 안보다 더 많이 논의되는 이유’라는 문구와 추가 설명이 곁들여졌다. 

강사로 나선 민기 제주대 교수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안에 대해 “과거의 폐단, 기초자치단체가 노(No)하면 광역단체가 일을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료집에 없는 내용이다. 비교적 무난히 설명한 현행 유지나 행정시장 직선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사실상 행정시장 직선제에 힘을 주고 여론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자연스레 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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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설명회를 진행한 민기 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이에 대해 민기 교수는 “행정시장 직선제는 전국에서도 처음 도입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보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제주시 설명회는 질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는데, 읍면 지역에서는 질문이 월등하게 많이 나왔다”고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향후 전화 조사 등 도민 의견을 모으는 여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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