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6시간 30분 뒤 숨지자 유족이 경찰에 신고...현장 관계자 "의식 있다가 병원서 악화"

[속보]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제주신화역사공원 공사장에서 근로자가 크게 다쳤지만,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자는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30분쯤 신화역사공원 A지구 호텔 공사 현장 지하 1층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박모(65)씨가 지하 2층으로 추락했다. 

사고 이후 공사 관계자들은 박씨를 직접 제주시 한라병원으로 후송했다. 

박씨는 갈비뼈가 골절되고, 뇌출혈 증세를 보이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오후 9시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박씨가 숨지자 유족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신화역사공원 관계자 등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또 119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와 함께 공사 현장에 안전 장비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여부 등도 조사중이다. 

이튿날인 10일 오전에는 경찰과 박씨 유족들이 신화역사공원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공사 현장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 전화 통화에서 "사고 당일 오후 3시쯤에야 박씨가 사고 난 사실을 알았다. 당시 박씨는 의식이 있었고, 타박상 정도라 생각해 옆에 있던 차량을 이용해 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48분이다. 이동중에도 박씨는 의식이 있었는데, 병원에서 상태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신화역사공원 A지구에서는 지난 1월 20일에도 카지노가 들어설 예정인 신화호텔 건축현장에서 거푸집이 무너져 근로자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두 건의 사고가 사실상 같은 곳에서 일어났다.  

당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와 경찰은 콘크리트 타설 때 규정에 맞게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현장소장 등 4명을 형사 입건했다. 

신화역사공원은 홍콩의 란딩그룹이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 398만6000㎡ 부지에 2019년까지 총 사업비 2조4129억원을 투입하는 개발사업으로, 사업 지구는 A, R, H, J 4개 지구로 나뉘어져 있다. 

사고가 발생한 A지구는 오는 9월 부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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