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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대합실 5000명 몰려 하루종일 대혼잡...제주도, 체류객 대비 삼다수 7000개 준비 

제주도가 11일 폭설에 따른 대규모 공항 체류 사태에 대비해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폭설로 제주공항 이·착륙이 어렵게 되자 제설작업을 위해 이날 오전 8시33분부터 오전 11시까지 활주로 임시 폐쇄 결정을 내렸다.

제설작업이 끝난 오전 11시50분부터 활주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낮 12시20분 방콕을 출발해 제주로 향한 이스타항공 ZE552편이 착륙하기 까지 장장 4시간 활주로가 통제됐다.

폭설로 오전 7시45분 제주를 출발해 대구로 향하려던 아시아나항공 OZ8120편이 결항되는 등 오후 3시 현재 146편이 결항되고 76편이 지연운항되고 있다. 14편은 회항했다.

활주로 운영 재개 이후 일부 수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당초 이날 예정된 항공 스케줄 411편 중 상당수가 결항되면서 승객들이 공항에서 밤을 보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현재 5000여명의 승객들이 몰리며 하루종일 대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에는 평소보다 2배 많은 손님들이 몰려 빵과 김밥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식당과 커피, 베이커리 등 다른 매장도 손님들이 몰리면서 물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컵라면 등을 구입해 대합실 바닥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실정이다.

모 항공사의 연결편 등의 문제로 결항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승객들이 사무실까지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직원들은 승객들을 응대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관광객 이모(42.여)씨는 “여동생과 조카들을 데리고 서울로 가려고 아침 일찍 항공편으로 제주에 왔다”며 “당초 낮 12시5분 김포로 돌아가려 했는데 결항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항공사에서는 남은 항공편들도 만석이라며 내일도 아닌 모레 항공편을 안내해 줬다”며 “추운 날씨에 어린 조카들을 데리고 밤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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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승객들이 공항에서 밤을 보낼 것에 대비해 삼다수 500ml 7000개와 모포, 매트, 빵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오후 11시까지인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의 운영시간을 다음날 새벽까지 늦춰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제주공항의 경우 주변 마을과의 협약을 통해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운항을 하지 않고 있지만, 법적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은 규정상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운항할 수 없다. 이 시간에 운항하기 위해서는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운영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등 다른 공항의 협조가 필수다. 제주도는 인천공항을 통해 수도권 승객을 실어나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시내권 이동을 위한 교통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는 폭설로 택시들이 공항 진입을 꺼리자 ‘공항 체류객 보호 및 지원 매뉴얼’에 따라 택시업계에 협조를 요청했다.

제주도는 당초 밤 10시 이후 교통지원 택시에 대해 2200원의 쿠폰을 기사들에게 제공했지만, 이날은 교통 대란을 우려해 오후 1시30분부터 쿠폰을 지급하며 기사들을 독려하고 있다.

현학수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운항이 재개되면서 공항 체류객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혹시 모를 공항 체류객에 대비해 매뉴얼에 따라 지원물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과장은 “제주도 각 부서와 자치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관광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비상상황에 따라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연상황에 따라 예약승객들에게 안내 문자를 순차적으로 보내고 있다"며 "공항 카운터 또는 예약센터를 통해 승객들에게 환불이나 일정 변경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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