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2) 호자덩굴(Mitchella undulata S. et Z.)
-꼭두서니과-

오늘은 여름으로 달려가는 길목에 피어 나는 호자덩굴이라는 식물로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잎겨드랑이에 두개씩 피어나는 이 호자덩굴은 다른 이름으로는 덩굴호자나무라고 불립니다. 호자나무와 비슷하게 생겼고 덩굴성이라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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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꽃은 아주 작은데 하얀꽃이 두 방울 피어 있어 참으로 앙증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자(虎刺)라는 것은 호랑이를 찌를 듯이 무서운 가시가 있다는 뜻에서 호자나무의 호자(虎刺)를 차용해 호자덩굴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다만, 호자나무와는 달리 가시가 없는 덩굴성 식물입니다. 호자나무의 꽃과 열매가 이 호자덩굴의 꽃과 열매를 많이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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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 호자덩굴 수꽃. ⓒ제주의소리

꼭두서니과의 이 호자덩굴은 우리나라의 남부 도서 지방과 제주도에서 자라는데, 반그늘진 숲속이나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라는 상록성 식물입니다. 꽃의 크기가 아주 작아 숲속을 잘 살펴 봐야 만날 수 있습니다. 

▲ 호자덩굴 암꽃. ⓒ제주의소리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꽃이 필때면 꽃이 2개씩 달리는데, 흰색 바탕에 아주 연한 붉은색을 띤 꽃이 가지 끝에서 피어 납니다.
 
▲ 호자덩굴 암꽃. ⓒ제주의소리

땅위를 기듯이 자라기 때문에 지면을 덮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식물들을 우리는 '지피식물'이라고 부릅니다. 두개의 꽃을 피우지만 씨방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 하나의 열매를 맺는 것도 호자덩굴의 특징입니다.

▲ ⓒ제주의소리

열매를 가만히 살펴 보면 눈이 달린 것처럼 보이는 흉터가 보이는데, 이는 꽃자국을 남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종소명인 'undulata'은 물결 모양의 의미로 호자덩굴의 잎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을 띠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해석합니다.

▲ ⓒ제주의소리

나무등걸을 타고,바위를 타고 뽐내듯이 여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그늘에서 꽃을 피우고 있으니 다른꽃들에 비해선 혜택을 받은 셈일까요? 이 호자덩굴의 꽃말이 '공존'이라고 합니다.
 
▲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과 호자덩굴의 꽃말처럼, 더불어 같이 살아 가는 공존의 의미를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 가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음 식물 이야기에서 만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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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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