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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제주4.3을 공산주의자가 일으킨 '폭동'으로 표현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모 교회 강연에서 "제주도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어서...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제주도)반란을 일으켰어요"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 잘못된 국가공권력 행사에 대해 사과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4.3국가추념일로 지정할 만큼 국가에 의해 공인된 4.3의 의미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었다.

먼저 제주출신 강창일.김우남.김재윤.장하나 4명의 국회의원은 12일 성명을 내고 문창극 총리 후보자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문창극 후보자가 이념적이고 편협한 잣대로 제주 4.3을 폭동이라고 규정한다는 것은 43의 완전해결과 화해와 상생이라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거부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무총리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욱이 국무총리는 제주4.3위원회 위원장으로서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주도하고 화해와 상생을 이끌어가야 할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4.3을 폭동이라 규정하며 4.3을 이념적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이 국무총리가 되고 제주4.3위원회 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후보자의 국무총리 임명을 밀어붙이고 국회 인준을 강행한다면 이는 4.3의 완전해결과 화해와 상생을 바라는 제주도민들의 열망을 짓밟고 다시 한 번 4.3희생자와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겠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즉시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국무총리 지명을 즉각 철회함으로써 4.3문제 해결에 대한 대통령의 명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새누리당 역시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즉각 밝힘으로써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으로 인해 국민과 도민들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제주4․3이 공산 반란군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규정한 사실이 알려졌다"며 "뿐만 아니라 그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 정당화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 등 파탄 수준의 역사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제주4.3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국가추념일로 지정을 약속하고 이행한 사안"이라며 "이에 반하는 역사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낸 인물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그 사실 자체로 박근혜 정권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맹공을 펼쳤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제주4.3문제에 대한 인식 뿐만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배의 정당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가 필요없다는 망언 조차 서슴없이 밝히는 반역사적, 반민족적 인물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매우 절망적"이라며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성명을 내고 "제주 4.3은 국가폭력에 의한 비극적인 민간인 대량 학살이었다는 평가를 내렸고, 여야와 좌우를 막론하고 공통된 역사인식"이라며 "그런 마당에 박근혜 정부가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을 정당화하고 4.3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인사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다는 것은 이 정부의 역사인식이 후보자와 같은 수준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의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추념일로 지정한 첫 해, 낡은 인식에 사로잡혀 있는 비정상적인 극우인사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와 함께 문창극 후보자는 제주도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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