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jpg
▲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12일 오전 10시30분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종 후보지가 바뀔 정도의 중대한 결함이 확인됐다”며 제2공항 건설계획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반대대책위, “평가 도중 위치․방향 이동, 1순위 후보지서 2순위로 바뀌어…의도적 조작” 주장

제주 제2공항 최종 후보지 선정을 위한 사전타당성 용역 과정에서 당시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던 신도2 후보지의 위치와 방향이 평가 도중에 이동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적 후보지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으로 이어지면서 국토부가 제안한 공개토론회에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날 주목된다. 문제 제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후보지 선정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상실하게 돼 제주 제2공항 원점재검토 요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12일 오전 10시30분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을 ‘제2의 4대강’ 사업에 비유하며 “최종 후보지가 바뀔 정도의 중대한 결함이 확인됐다”며 제2공항 건설계획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먼저 국책사업의 주체인 국토부를 향해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에서 3개월 동안 충분히 토론하고 설명하면서 정상적으로 종료됐다고 주장하지만, 국토부가 추천한 강영진 위원장조차 국토부 측의 연장거부로 종결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며 “재조사 용역팀의 결론은 검토위원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한 채 내려진 엉터리 결론에 불과하다”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전타당성 용역보고서를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크게 △신도2 후보지 위치․방향 이동으로 최종 평가결과 왜곡 △성산 후보지 군공역 중첩평가 누락 △성산 후보지 안개일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또 환경과 소음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도 해안의 최적 후보지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서도 공개 질의했다.

▲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평가 왜곡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박찬식 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검토위원회 부위원장. ⓒ제주의소리
이들은 특히 신도2 후보지 위치․방향 이동은 최종평가 결과를 왜곡시킨 ‘중대 결함’으로 규정하고,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당초 신도1 후보지는 상대적으로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 있었고, 신도2 후보지는 내륙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1단계 평가 이후 2단계 평가부터 신도2 후보지는 기존 위치가 아닌 더 바닷가쪽인 남서쪽으로 이동했고 각도도 우측으로 틀어졌다.

△신도2 △하모1 △난산 △성산 등 4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실시된 사전타당성 용역결과는 1순위 성산(100점 만점 기준 89), 2순위 신도2(70.5), 3순위 난산(64), 4순위 하모1(38.1)순으로 나왔다.

하지만 반대대책위는 이 같은 결과가 평가 도중 활주로 위치․방향을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평가항목은 ‘소음’과 ‘환경성’ 부분이다.

위치를 바꾸기 전 신도2 후보지의 소음 피해가옥은 661~747가옥으로, 이동 후 2157가옥의 1/3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이를 제대로 반영만 했어도 신도2는 3점이 가점되는 반면 성산은 7.5점이 감점 1-2순위 후보지가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환경성 평가에서도 신도2 후보지를 이동하지 않을 경우 녹남봉이 공항부지 밖에 위치, 경과과 지하수 보전지구 중첩면적이 없어지면서 평가점수가 4.5점에서 15점으로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찬식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검토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2012년 용역 당시 최적 대안이었던 신도리를 떨어뜨리기 위한 의도적 조작으로 판단된다”며 “후보지가 바뀔 정도의 줄대한 결함이 확인된 만큼 제2공항 계획 자체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산 후보지 군공역 중첩 평가 누락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성산 후보지는 군작전구역과 진입 표면이 중첩되는데도 평가에서 누락된 반면 난산 후보지는 중첩 적용해 감점시켰다”면서 “이를 제대로 반영하고, 가중치를 적용하면 성산과 신도2의 평가점수가 30점으로 같아진다”고 주장했다.

이 항목 사전타당성 용역결과는 신도2는 27점, 성산은 30점으로, 결과적으로 신도2의 평가점수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1.jpg
2.jpg
▲ 반대책위 사전타당성 검토위원회가 재검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신도2 후보지 위치와 방향을 변경했을 때(사진 위)와 변경 이전 평가결과. ⓒ제주의소리/반대대책위 제공
이들은 또 성산 후보지의 안개일수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제주, 고산, 서귀포 기상대의 안개일수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데이터를 토대로 했지만, 성산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데이터만 적용, 점수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산의 안개일수가 1일이든 27일든 10점이 되고, 신도2(28일)는 1점이 되는 불합리하고 비과학적인 평가방식을 적용했다”며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적용한 방법을 적용하면 성산은 6점, 신도2는 3점 정도 받는 게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최종 후보지가 바뀔 정도로 과학적 타당성과 공정성의 측면에서 중대한 결함이 확인된 만큼 성산 제2공항 후보지 선정을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후보지를 신도2로 옮기자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는 “최근 과잉관광으로 인한 교통난, 쓰레기와 오폐수 처리문제, 환경․경관 훼손 등 환경적, 사회적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제주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공항 확충의 적정 규모와 방법에 대해서는 제주도민 스스로가 숙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절차적 투명성 공약 이행과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차원에서의 제주도민의 결정과정 보장을 촉구했고, 이를 위해 제주도와 지역 국회의원, 제주도의회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