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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이석문 교육감이 제주 교육에 IB도입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 "IB 도입 용역 진행중...읍·면 일반고 도입해 '가고 싶은 학교' 만들 것"

제주 교육에 토론과 발표 중심 교육과정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공통 교육과정)가 도입될지 주목된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직접 “IB를 도입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중”이라고 밝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교육감은 14일 오전 11시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제주교육국제심포지엄’ 개최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교육감은 교육심포지엄 첫날 발표 주제 대부분이 새로운 교육과정과 평가 방식이라는 취재진 질문에 “평가와 수업방식 개선에 대한 지적은 전국적인 관심사다. 그에 맞춰 제주도 새로운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심포지엄 첫날에는 △상경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의 ‘TIMSS 2015 평가결과에 나타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취 및 시사점’ △이쿠코 츠보야 뉴유에루 IB 일본 대사의 ‘IB교육과정과 평가:일본의 도입 사례’ △제니퍼 아담스(Jennifer Adams) 캐나다 오타와 칼튼교육청 교육감의 ‘수업의 과정과 과정 중심 평가:학교의 수업-평가 사례 중심으로’ 발표와 함께 토론 등이 예정됐다.

이 교육감은 “제주에 어떤 방식으로 IB를 도입해야 하는지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빠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2월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주관하는 IB는 토론 수업과 함께 평가는 서술형으로 치러진다. 모국어와 외국어·수학·과학·인문사회·예술 등 선택형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이 직접 심화와 표준 과정을 고를 수 있다.

자신이 고른 교육과정을 받으면 일종의 IB 인증서(diploma)를 받게 된다.

수업방식은 대부분 토론과 발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직접 자료를 조사하게 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외 유명대학 등이 4차 산업혁명에 맞춰 IB 인증서를 갖춘 학생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성적은 일반적인 상대평가와 다르다. 과정 중심의 절대평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경기외국어고등학교가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대학 서열화 등 진통을 겪고 있는 일본도 IB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혁하고 있다. 일본은 IB를 시범도입해 내년쯤 수백개 학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교육감은 'IB 도입을 위해 교육심포지엄 첫날 발표 주제 등이 구성된 것이 아니냐', '초·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 등으로 IB와 어울리지 않는다' 는 등의 질문에도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의무교육인 초·중학교에는 IB를 도입하고 고등학교는 선택적으로 도입할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제주 지역은 평준화지역(제주시 동(洞) 지역) 일반고를 선호하는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이에 (교육청은)특성화고를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지원해왔다. 남은 것은 읍·면지역 일반고”라며 “읍·면지역 일반고에 IB를 도입하면 된다. 학생들은 IB가 도입된 고등학교와 아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자연스레 읍·면 고교도 가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 국민이 우리나라 교육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제주가 선도적으로 교육체계를 개선해 다른 지역까지 퍼진다면 자연스레 수능 방식도 바뀌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주입식 교육을 뛰어넘어 토론과 발표 위주의 IB가 실제 제주 교육에 도입될 수 있을지, 도입된다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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