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보] 오후 1시 공무원 수백명 투입후 철거 완료...2012년 이후 7년만에 도청 앞 대집행 

제주 제2공항 반대 천막이 설치 된지 20일 만에 제주시가 대대적인 대집행 절차에 나서면서 제주도청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7일 오전 8시30분부터 공무원 약 300여명을 동원해 제주도청 맞은편 인도 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 절차에 착수했다.

주최측은 이에 맞서 오전 9시부터 현장 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간 경찰에 집회 참가자 전원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다. 주최측은 이미 29일까지 매일 24시간 집회신고를 한 상태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곧바로 보호절차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이 천막 주변을 에워싸자 시청 공무원들은 적치물에 대한 대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일시 철수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3조(집회 및 시위에 대한 방해 금지) 3항에 따라 집회 주최자는 시위가 방해받을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관할 경찰관서에 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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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에 들어간 제주시는 오후 1시쯤 행정대집행을 다시 시도했다. 김동오 제주시 건설과장은 불법 도로점용 적치물 행정대집행 실시문을 낭독하고 곧바로 집행을 지시했다.

그 순간에 장갑을 낀 공무원 수 백여명이 집회 현장을 에워싸고 빈틈이 생긴 녹색당 천막부터 철거했다. 장정 30여명이 천막을 도의회 방향으로 끌고 가 순식간에 해체했다.

제2공항 반대 천막에는 반대측 인사가 천막 지붕에 올라가 항의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천막 안에는 20일째 단식 농성중인 김경배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공무원들은 미리 준비한 가위 등으로 끈을 모두 자르고 천막을 도교육청 방향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측 인사들이 바닥에 쓰러져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사람이 밑에 깔려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지만 수 백 여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혼잡이 빚어졌다. 양측의 충돌이 계속되면서 철거에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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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제주도 역시 청사 현관 앞에서 연좌농성 중인 반대측 인사를 도청 밖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여성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해 몸을 들어 도청 정문 앞으로 이동시켰다.

제주시는 끌어낸 천막을 분리해 트럭에 실고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도청 공무원들은 청사 방호를 위해 도청 정문과 현관을 에워싸며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단식 농성중인 성산주민 김경배씨는 도청 정문 앞에 누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대측은 제주도와의 협상이 결렬됐다며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천명했다.

도청 앞 천막 농성 철거로 인한 충돌은 2012년 이후 7년만이다. 당시 제주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천막 농성이 이어지자 3월26일 밤에 기습적으로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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