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당 송종훈 대변인, '원희룡 가족의 신묘한 땅값 올리기' 의혹 제기...원 캠프 "헛발질"

IMG_6899.JPG
▲ 원희룡 후보 가족의 부동산 거래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 제주도당 송종훈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측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제기하려다 오히려 사과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민주당 제주도당 송종훈 대변인은 16일 오전 10시 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맹지(盲地)를 금토(金土)로 바꾼 현직 도지사 가족이 부동산 거래를 했다'며 현직 지사 신분을 이용한 부동산 차익 실현 의혹을 제기했다.

송 대변인에 따르면 원희룡 후보 어머니는 지난 2006년 서귀포시 중문동 1373번지, 1373-1번지 등 2필지 토지(맹지)를 매입했다.

2015년 4월 원희룡 지사가 '농지기능관리강화 방침'을 발표하자 2개월 뒤 서울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인근 1376번지를 3필지로 분할해 매각(3.3㎡당 130만원)했다.

원 후보 어머니는 박씨로부터 이중 1필지(166㎡)를 6500만원에 매입했다. 송 대변인은 이 대목을 문제삼았다. 원 후보 어머니가 6m의 진입로를 확보한 점을 들며 쪼개기로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변인은 "공직자는 본인과 배우자는 물론 직계존비속의 재산증식 경위에 합리적 의심이 제기될 경우 이를 해명할 책무가 있다"며 "직계존비속이 재산이 없거나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공직자의 재직기간 중 재산증식을 한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문을 열었다.

송 대변인은 이어 "중문동 1373번지 등 2필지에 대한 매입 대금은 2015년도 ㎡당 5만4000원의 공시지가를 적용했을 경우 3억1487만원"이라며 "원 후보 어머니는 2필지 토지를 매입할 당시 70대 초반이었고, 진입로를 매입할 당시에는 80대 초반이었는데, 어떻게 매입자금을 마련했는 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맹지의 진입로는 시세보다 3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 제주도의 거래관행임에도 원 후보 어머니는 진입로를 인접토지와 같은 시세로 매입했다"며 "이는 현직 도지사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았거나 다운계약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데 이에 대해서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송 대변인은 "공교롭게도 도지사가 농지기능 관리강화방침을 발표한 이후 2달만에 서울에서 거주하던 박모씨가 소유한 토지를 쪼개기한 것과 관련해 전후사정을 고려해 보면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이런 유형의 부동산 거래는 일반 도민들에게 꿈도 못꾸는 일로, 제왕적 도지사의 권한을 가족까지 누린 것이 아닌 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송 대변인의 이러한 의혹 제기는 여러 기자들로부터 "합리적 의심거리도 안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송 대변인은 2006년 당시 원 후보 어머니가 맹지 2필지를 얼마에 매입했는지 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가장 기본적인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알 수 있는 사항 조차 확인하지 않은채 의혹부터 제기한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게다가 송 대변인은 원 후보 어머니가 매입한 토지를 맹지라고 했지만, 송 대변인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사실상 도로'가 원래 있던 곳이었다. 

송 대변인 주장은 2006년 맹지 2필지를 매입한 후 9년이 지난 2015년 진입로 166㎡를 일반 시세로 매입했다는게 골자다. 그럼으로써 맹지인 원 후보 어머니 땅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등기부등본을 직접 떼어본 결과 원 후보의 어머니는 2006년 2억5000만원에 2필지를 매입한 것으로 돼 있다.

송 대변인은 박씨와 관련, 쪼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씨가 쪼개기를 통해 원 후보 어머니에게 매각했다면,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는 민주당 문대림 후보 역시 송악산 토지를 매매하면서 직접 쪼개기해서 매각한게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송 대변인은 '박씨가 쪼개기 매각을 할 때 원 후보로부터 압력을 받은 것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도 답변 못했다.

취재진이 기본적인 팩트도 확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느냐고 지적하자 송 대변인은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죄송하다"며 결국 사과했다.

원희룡 예비후보 캠프는 '사실확인 없는 제대로 헛발질'이라며 곧바로 반박했다. 

원캠프 강전애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한 원희룡 가족 부동산 거래 의혹은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는 헛발질"이라며 "해당 토지에 대해 인근 주민에게 물어봐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대단한 비리인 양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민주당 후보이자 '재테크의 달인'이라고 세간에 불리는 문대림 후보에  대해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을 먼저 소상히 밝히라"며 "문 후보는 당 뒤에 숨지말고 도민 알권리를 위한 공개검증에 임하라"고 역공을 펼쳤다.

이어 강 대변인은 민주당 송종훈 대변인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했다.

그는 "중문동 1373, 1373-1 과수원은 원 후보의 부모께서 상속받아 경작해 오던 땅이었다"며 "원 후보 부모가 사업실패에 따라 타인에게 매도했지만, 매수인의 동의 아래 계속 경작을 했고, 2006년 어머니 명의로 (다시) 매수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또 "진입로가 있는 1376-1번지 중 50평도 동일하게 원 후보 부모 땅이었지만, 사업실패로 타인(한모씨)에게 넘어갔고, 한씨의 동의 아래 계속 진입로로 사용하던 중 진입로 부분만 1994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원 후보 어머니가)1376-1번지 등기부상 소유자로 등재되지 않은 이유는 당시 분할 최소면적(200㎡)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박씨가 2015년 토지를 분할, 타인에게 팔면서 분할합병 등기로 이전받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지 매입자금과 관련해선 "2필지 과수원은 2006년 매수 당시에 2억5000만원(농협 2억원, 사위 5000만원)을 빌려서 매입한 것"이라며 "진입로 땅은 1994년 이미 매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