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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기자다

제목

(기고)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한 청렴

닉네임
현은경
등록일
2019-12-18 18:03:02
첨부파일
 장한결.jpg (11300 Byte)

처음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가 떠오른다. 부끄럽지만 공직에 필요한 소양, 하물며 청렴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부랴부랴 도서관에서목민심서를 빌려 읽었다. 생소한 내용이었으므로 나름대로 열심히 매달렸지만, 읽고서도 무슨 뜻인지 몰라 인터넷을 뒤지며 문구 해석에 급급했던 기억이 난다. 책에는 와 닿지 않는 대목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책 속에 줄기차게 등장하는 청렴이라는 말이 가장 막연하게 다가왔다.

그러던 중 청렴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한 일이 있었다. 공무원 면접시험날 의자에 앉자마자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청렴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을 받은 것이다. 허를 찔린 기분이었으나 어떤 말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누구보다 저 자신에게 떳떳한 것이 청렴입니다라고 내뱉듯 대답해버렸다. 구태의연한 답변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머리를 스쳤으나, 면접관께서는 의외로 골똘히 생각하시더니 그 초심을 잃지 말고 오래도록 공무원 생활하면 좋겠네요.’라고 말씀하셨다. 면접을 끝내고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금도 이때의 기억이 매우 인상 깊게 남아있다.

공직에 입문한 지 불과 세 달 남짓, 아직 청렴이라는 단어가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자기가 한 일을 타인은 모를 수 있어도 자기 자신만은 모를 수 없다는 것 역시 당연한 사실이다. 면접 때 무심코 자신에게 떳떳한 게 청렴이라고 답했던 것은, 그만큼 그것이 당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접근해보면 청렴이 사소한 데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말도 납득이 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훗날 큰 포부나 거창한 업적은 남기지 못하더라도 나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 떳떳한공무원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작성일:2019-12-18 18:03:02 211.184.19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