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아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

이전에 청렴기고에 정약용을 인용한 적이 있었다. 강의를 듣고 인용한 것이어서 이번엔 정약용을 읽고자 마음먹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율기6조를 주목해본다. 공무원들의 행할 바에 대해 사례중심으로 자세히 풀어 써 놓아 지방공무원에게는 무척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읽었다. 공무원들이 실천해볼만한 것들 열 가지를 소개하며 함께 실천해 볼 것을 권유해본다.

첫째, 일찍 출근하여 하루를 시작한다.

일찍 출근을 하는 편인데 일찍 출근하여 조용히 앉아 정신을 함양하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의 순서를 정해보면 좋을 것 같다.

둘째, 현저히 불합리한 것은 고쳐서 바로잡아야한다.

일을 처리할 때 언제나 선례만을 좇지 말고 시민들을 편안히 하고 이롭게 하기 위해서 상식 범위 내에서 도모해야한다.

셋째, 세 사람이 길을 함께 가는 데도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하였다. 독서통신교육, 전화외국어, 정보화 교육 등 무료교육도 많다.

넷째, 집안에서도 말을 삼가야한다. 실수하지 말고 공무원의 책임을 다하고 말을 삼가자.

다섯째, 무릇 민간의 물건을 사들일 때 관가가 정한 가격기준이 너무 헐하면 마땅히 시가대로 사들여야 한다. 이는 반드시 공무원이면 주목해야 할 바 인듯하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겪으며 느낀 것이기도 한데 시가대로 사들여야한다. 시민들을 괴롭히지 말고 마땅히 시가대로 사들여야할 것이다. 신규공무원들은 특히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째, 물건을 사들이는 데는 반드시 청렴해야한다. 의복의 사치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간사한 자들의 꾀에서 나온 말들을 경계하고 신임하지 말아야한다.

여덟째, 언제나 늘 주위 청탁을 조심하여야한다.

아홉째, 의복과 음식은 검소하여야 한다. 공적인 물건과 돈을 절약하여야 한다.

짧은 공무원생활이지만 선배 공무원들에게서 직접 배운 것이기도 하다. 꼭 실천해 보고 싶다.

열 번째, 절약만 하고 쓰지 않으면 사람들이 멀어진다. 베풀어야 한다.

이 열 가지는 손쉽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로 책을 읽으며 내가 직접 추려낸 것들이다. 실천을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앞으로의 인생에 어쩌면 큰 지침이 될 이것들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5년 전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며 시작된 공무원 생활로 내 삶은 큰 변화를 가졌다. 이젠 나를 소개할 때 첫 마디가 공무원이란 말이다. 공무원과 청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단어임을 자각하며 이 열 가지 실천방안을 권해본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고려시대 청산별곡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이제 남은 인생을 공무원으로 착실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