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난 17년 동안 시행해온 2개(제주시, 서귀포시) 구역의 행정시장 임명제는 반드시 변경되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하지만 현행 체제의 주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대해서 반대하며, 특별자치도 체제 내에서의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우선 주민의 입장에서 제주의 현행 행정시장 체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허쉬만(Albert O. Hirschman)이라는 학자의 책 ‘이탈, 항의, 충성(Exit, Voice, and Loyalty’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비문증(飛蚊症), ‘날 비’에 ‘모기 문’, ‘증세 증’. 말 그대로 실제 눈앞에 없는데도 모기 같은 검은 점이나 가는 실뭉치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날파리증이라고도 하는데
rain [rein] n. 비어느제꺼장 장마칠 건고?(언제까지 장마인가?)rain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reg- “축축한(=moist, wet)”이다. 고대영어(Old English)에서는 regn으로 중세영어(Middle English)에서는 rein으로 나타나는데, 이때부터 “강우(降雨: rain, descent of water in drops through the atmosphere)”를 뜻하였다. 라틴어에도 동사 rigare(=to wet, moisten)로 남아있는데, 여기서 파생(derivation)된 영어어휘
최근 한 현직 제주도의원이 음주운전에 이어 성매수 의혹으로 지역사회 구설수 올랐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연소 제주도의원으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경흠 의원이다.현직 지방의회 의원이 윤창호법 이후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경악할 일인데 연이어 성매수 의혹까지 받는다니 참으로 탄식이 나온다.강 의원의 등장은 제주 정치판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연장자 우선주의와 친인척 중심 정치 네트워크 이른바 ‘궨당정치’로 물든 제주의 정치문화에 처음 출사표를 던진 20대 후반의 청년이 덜컥 당선됐으니 말이다.강 의원이 당선된 제주시 아라
“이 햄버거 뒤의 노동은 무엇이 있을까요?”학교에서 노동 인권 수업을 할 때, 햄버거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사먹는 이 햄버거 하나에 어떠한 노동이 들어있는지 찾아보는 시간을 갖곤한다.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 개 특별한 소스, 양상추 ~...”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빅맥송' 노래가 교실에서 흘러나온다. 재료를 확인한 후 그것을 위한 노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본다. 참깨 농사와 밀 농사를 하는 농업 노동자부터 호주에서 소를 키우는 낙농업자, 호주산 쇠고기를 운송해오는 화물선 노동자, 항구에 내려지면 육로를 통해
2019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6차산업 제주국제박람회’가 올해부터 ‘농촌융복합산업 제주국제박람회-푸파페 제주’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푸파페 제주’는 푸드테크(food tech), 파밍플러스(Farming⁺), 제주페어(JEJU Fair)라는 주요 키워드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만든 박람회 부제다.‘앞서 설명한 ’푸파페 제주‘를 이해하기 전에, 우선 ‘농촌융복합산업’이 무엇인지 알려주고자 한다.‘농촌융복합산업’은 1차산업인 농림업과 2차산업인 제조ˑ가공업, 그리고 3차산업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뜬금없다.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말이다. 갑작스럽고도 생뚱맞다. 어려운 형편의 미래 세대에게 배움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를 지적하는 게 아니다. 양국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장학금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뜬금포다. 사회생활의 전부나 다름없는 시간을 월급쟁이 검사로 살아
유엔은 21세기 새로운 보건 정책 목표로 만성질환을 설정했다. 세계 인구 20억명이 비만이고 그중 10억명이 만성질환으로 죽어가는 상황에서 인류 보건 최대 목표가 ‘전염병 퇴치’에서 ‘만성질환 관리’로 바뀐 것이다. 국내에서도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이미 1천만명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 이상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서구식 식단’을 지목하고 대국민 식생활지침을 실행하고 있다. 서구식 식단
자연주의와 규범주의여러 해 동안 철학자들은 질병의 본질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다. 어떤 철학자들은 질병이란 본질적으로 생물학적 구조나 기능의 이상일 뿐이며, 어떤 가치도 개입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폐렴이라는 질병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폐에 침범하여 염증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기침과 가래, 발열 그리고 흉부 엑스선이나 혈액 검사에서 보이는 이상 소견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일 뿐이다. 이런 이상 소견은 우리가 통계적인 분석을 통해 미리 설정해 놓은 정상 범위에서 이탈한 것을 말한다. 보통 ‘자연주의’라고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시력 교정술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 시력 이상을 개선하는 수술을 의미하지만, 주로 근시, 난시, 원시와 같은 “굴절 이상”을 해결하는 수술을 가리키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먼 거
yawn [jɔːn] v. 하품하다여름에 하우염을 하영 허는 이유(여름에 하품을 자주 하는 이유)yawn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ghieh- “크게 벌어진(be wide open)”이며, 고대영어(Old English) 어근은 ginian/gionian “입을 크게 벌리다(=open the mouth wide)”라는 동사(verb)이다. 17세기 말부터는 “하품하는 행위(=act of yawning)”를 뜻하는 명사(noun)로도 쓰이면서 “지루하고 따분한 일(=boring thing)이나 사람”을 지칭하기도 했다. 사람은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정치사상가인 맹자(孟子)가 남긴 말이다. 지금 볼 때 그 말이 갖는 의미가 그리 놀랍거나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맹자가 그 말을 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도 전인 중국 전국시대다. 왕이라는 절대 권력이 있고 신분제가 사람을 옭아매던 시절이다.그런 그 때 그는 백성이 군주보다 귀하다고 했다. 나아가 왕이 누리는 권력은 백성을 위해 일하도록 준 것이며 부당한 권력을 휘두르는 군주에는 저항하고 바꿔야 한다고 했다. 시대를 뛰어넘는 진보적 주장이다.
하루 24건. 전국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 시간당 1건꼴로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명 ‘민식이법’ 통과 후 연간 사고 발생 건수가 1만건 이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연간 8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지인의 딸이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부산의 초등학교 사서교사로 근무하던 그는 퇴근길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사고 발생 후 2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그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조차 할 수 없
제주도 내 모 여중에 인권교육을 갔을 때 일이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교장 선생님이 된다고 하면 무엇을 하고 싶든가요?” 또래 여중생이면 관심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학생들이 머리를 길게 기를 수 있게 하겠다”, “공부하지 않게 하겠다”, “남녀공학으로 만들겠다” 등등. 어떤 학생은 “아예 학교를 없애겠다”라는 말까지 했다. 허튼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참 고달파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창가 쪽에 있던, 조금은 시크해 보이는 한 학생이 심드렁하게 이야기
Petroleum [pitróuliǝm] n. 석유(石油)석유는 어느제꺼장?(석유는 언제까지?)petroleum은 라틴어 petra "암석(=rock)"과 oleum "기름(=oil)"의 결합이다. 이 petra에서 나온 낱말로는 Peter 피터/베드로(남자 이름)“, petrous “바위 같은”, petrol 휘발유, petrochemistry “석유화학” 등이 있다.동력의 연료와 공업용(industrial use)으로 널리 쓰이는 석유는 땅속에서 천연으로 나는 탄화수소(hydrocarbon) 주성분의 가연성(combustible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전 세계적으로 근시 유병률은 20~35% 정도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50% 정도로 높은 편이고, 특히 소아∙청소년에게서는 80%까지 보고될 정도로 한국은 근시가 심한 대표적인 나라이다. 근시
모든 이의 늙음과 죽음은 평등할지 모르나 죽음이 찾아온 사람이 나의 할머니라면 그에 대한 감정은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만큼 깊어진다. 여윈 손가락으로 만들어 주던 소소한 음식부터 물끄러미 나를 바라봐 주던 시선까지 할머니의 죽음이 앗아간 것 때문에 가슴은 먹먹해진다. 할머니 개인의 이야기로 역사를 말하는 예술가가 있다. 지난 6월 초 제주시 납읍리에 소재한 고 강상희 할머니의 집 마당에서 임흥순의 영화 상영이 있었다. 이 집은 남편인 임흥순과 함께 영화제작사 반달을 이끄는 김민경 감독의 외할머니댁으로 4.3으로 남편을 잃고 한 많은
한적한 바닷가 마을인 줄 알았던 제주 구좌읍 월정리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제주도와 월정리마을회가 ‘갈등 종결’ 대타협을 통해 6년째 멈춰섰던 증설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월정리 문제는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지금의 월정리는 제주의 어떤 역사적 장면이고 사회적 단면인가.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떠한 과제가 남아있는가. 월정리의 지난 시간이 제주도의 미래에 건네는 물음은 무엇인가. 현장을 지켜봤던 실천적 학자가 보내온 글을 7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글]① 월
이 세상에 '저절로 바뀌는 것'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지금은 과학이라는 것으로 그 모든 현상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절로 바뀌는 것'은 없을까?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바뀌는 것이 있다. 그것이 자연이며 긴 시간 동안 저절로 바뀐다. 짧은 시간에 사람이나 개발 등에 의하여 바뀌는 것이 있다. 이것이 인위적인 변화다. 이 두 가지는 인간에게 엄청난 차이다. 긴 시간 동안 자연스러운 변화는 인간에게 적응할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변화는 인간과 자연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선진국이란 표현이 낯설지 않던 대한민국. 하지만 이태원 참사, 노동시간 연장 추진, 야간집회 금지, 건설노동자 양회동 분신 등 어느 때부터 어떤 이유에서 곳곳에서 극심한 갈등과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바꾸는 건 혐오와 차별이 아닌 연대의 힘이다. [제주의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을 없애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연속해서 싣는다. / 편집자 주2023년 4월 3일, 제75주기 제주4.3 국가 추념일을 앞두고, 제주에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4.3을 공산폭동으로 규정하는 현수막이 제주도 전역을 도배하다시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