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제주4.3항쟁 70주년을 맞아 세계 환경과 섬 연구소 주관으로 4.3화해 콘퍼런스 참석차 미국 시카고대학과 연방의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때 4.3 수형인으로 고초를 받았던 80대의 부원휴, 박동수 할아버지가 동행하여 미국 학자와 학생들 앞에서 4.3 당시의 상황과 재판의 부당성을 증언하였다. 이 증언을 들은 호주의 학자는 큰 감동을 받고 케이크를 선물하며 수형인 할아버지의 고통을 위로하였다. 다음 해 두 분의 할아버지는 한국 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공고 기각 판결과 형사보상을 받았다. 워싱턴 D.C. 미국 연방의
제주 돌담은 제주 바람을 쓸어 담는다.현무암이 많은 거뭇거뭇한 색감을 가지런하게 모아내는 것이 제주 돌담이다.오름에서 바다를 보면 돌담으로 시작하고 바다는 색이 더 진해진다. 바다에서 산쪽으로 보면 돌담이 오름을 한라산만큼 받드는 모습이다. 제주도 섬 전체에 돌담은 밑그림처럼 그려져 있다. 그 안에 형형색색(形形色色)으로 담기는 먹거리와 이야깃거리는 또 얼마나 풍성한지. 붉은 동백꽃 한 송이 떨어진 돌담을 화폭에 담은 어느 화가의 작품 앞에서 발길을 뗄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유채꽃과도, 초가지붕과도, 귤 익어가는 색과도 어울리는
지난 40년간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한 세계적 협상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빨리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지구가 회복할 수 없는 기후의 임계점에 다다르는 것인데 이는 인류가 노력해도 더는 통제할 기회를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영국의 진보적 언론 매체 가디언지가 기후변화 대신 기후비상사태·기후위기·기후붕괴 등으로 용어를 쓸 것을 밝힌 이후 유럽을 시작으로 각국의 기후위기 비상사태 선포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를 비롯한 18개국과 900여 개 지방정부가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해상풍력은 바다에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이용하여 바닷바람이 가진 자연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별도 원료의 투입이 필요 없는 친환경 발전방식이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풍력발전은 육상풍력이 주를 이루었으나,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는 실정이다.특히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산악지형이 많은 지역에서 육상에 풍력발전이 적합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건과 함께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 그리고 국가 재생에너지 정책목표 달성 등을 위해 해상풍력발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요즘 청춘은 아파도 너무 아프다. 그래서 그럴까. 나도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번아웃’(Burnout) 상태가 되자 모든 것이 의미 없고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왜 자신들의 한계를 매정하게 정해 버리고 나락에 빠져드는 것일까. 청춘들은 왜 아파야만 하는 걸까.무한한 자유를 얻은 대학생이 되었을 때 나는 나름 한 끗발 날리는 청춘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 공연도 하고, 디자인이나 글쓰기 공모전에서 대상도 받았으며, 추천을 받아서 대학 강연도 해보았다. 학과 성적도 4.0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고, 제주지니에
1979년, 필자가 꿈꾸는 좋은 병원을 고향에 세우기 위해 귀향하였을 때에 아들 종석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신구간이 지난 참이라 집구하기가 어려워 탑동 바닷가 집을 사글세로 겨우 얻었다. 그런데 해풍이 몰아치는 곳이다 보니 종석이가 기관지천식을 앓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해 육지로 다시 이사 가자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말 그렇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이듬해에 학교에서 보이스카우트 대원 모집이 있기에 단체 활동을 하면 좀 좋아지지 않을까 여겨 가입을 시켰다. 대장 선생님께서 잘 보살펴 주셨을 뿐만 아니
지난해 말, 한국불교계는 큰 스승 한 분을 적멸의 세계로 떠나보냈다. 선승(禪僧)들은 물론 불가 전체의 존경을 받던 조계종 종립 특별선원 경북 문경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이다. 지난해 12월24일 봉암사로부터 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入寂) 소식이 전해졌다. 같은 달 28일에는 봉암사에서 다비식도 치러졌다. 종단을 불문하고 한국불교에서 가장 존경받는 선승이었기에 그의 입적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불가에선 출가 승려에게 속가의 인연을 따지지 않는 것이 관행이긴 하나, 1939년생이신 스님은 제주가 고향이다. 그의
어느새 기해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이제 지나가는 것들을 잘 갈무리하고 곧 다가올 경자년 새해를 희망으로 맞을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되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지난 1년 우리 모두는 열심히 일하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꾸준히 만나고 소통하고자 힘썼습니다. 삶의 일터에서, 행정의 현장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 긍정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하지만 아직까지는 시민 여러분이 피부로 체감하기 어렵고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꽁꽁 얼어붙은 지역경
필자는 2012년 2월부터 강정에서 상담을 몇 년간 진행했다. 상담에 참여했던 주민은 많지 않았다. 처음엔 강정 주민들이 상담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여유 있는 시간을 만들 수없는 상황이었다. 일하다가 사이렌이 울리면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현장엘 가야했고, 집안일도 해야 했다. 해군기지건설과 함께 그들의 삶은 불안과 찬반을 둘러싼 갈등 그리고 언론을 통해서 그들의 입장이 왜곡되는 상황 모두가 그들에겐 폭력이었고, 그 폭력에 맞선 주민들이 겪은 트마우마는 심각했고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본 필자는 제2공항예정지 내에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잠시 2019년을 돌아본다. 지난 3월 취임 이후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도민께 약속드렸던 계획을 점검해 본다. “제주도민과 제주도, 정부가 공감하고 환영할 수 있는 국제도시의 이상과 목표를 제시하고, JDC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취임사에서 말씀드렸다. 산적한 JDC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찾고, 제주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을 찾는 것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그동안 산적한 무거운 현안해결을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예
본 기고문은 우리 어촌이 처한 현안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시작하게 되었다.우선, 우리 어촌의 현주소를 살펴보겠다.우리나라 어촌 전반적으로 어가 및 어가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제주 어촌에 국한한다면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초대형 태풍의 잦은 내습, 파래 및 갱생이 모자반, 해파리 등 해적생물 증가, 수산물 생산량 정체 및 어선세력 감소, 한일경색에 따른 일본 EEZ 경계 어장 축소와 이에 따른 제주 은갈치 조업어려움, 조기가격 하락, 대일 수출 여건 악화 및 안전성 위협 등에 따른
날은 갈라 기축년 상강 지나 동짓달 되옵네다땅은 갈라 해동조선국하늘못 천지물이 흐르고 흘러 백두대간으로 흘러불복산(不伏山) 지리산으로 내리흘러물로야 뱅뱅 돌아진 물 막은 섬 되옵네다비단결 올올 흐드러진 삼을라 솟아난 탐라땅 되옵네다흰 사슴이 은하를 끌어당기는 한라산 제주땅 되옵네다일 년은 열두 달 삼백예순 오름자락 되옵네다무슨 연유로 올리는 이 공사(公事)냐 하옵거든옷이 없는 이 공사 아닙네다밥이 없는 이 공사 아닙네다사람이 살암시면 옷과 밥은빌어서도 옷이요 얻어서도 밥입네다마는한 해가 솟고 하루가 열리는 일출봉 성산 그 어간에무쇠
4대강을 파괴한 이명박 식으로 얘기를 하자면, 내가 가봐서 아는데, 우리나라 섬들은 모두 아름답다. 섬들 중에 울릉도와 거문도가 가장 기억에 남지만, 제주도는 보석 같은 존재다. 보석은 한정되어 있기에 귀하고 비싸다. 제주는 여러 번 들렀으나, 처음에는 술 먹느라 바다를 보지 못했다. 술이 깨면서 맨 정신으로 본 제주는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 우리 국토란 말이지, 그러면 샅샅이 훑어보자.섬을 한 바퀴 돌았다. 육지는 겨울이었지만 일찍 당도한 봄은 제주를 휩쓸고 있었다. 가는 곳 마다 탄성을 질렀다. 특히 남
안녕하십니까? 광화문에서 천막농성 한 달, 단식 보름째를 맞고 있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박찬식입니다.새벽 5시, 밤새 잠을 뒤척이다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 밤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바람까지 불어 대니 아무리 전기장판과 핫팩으로 몸을 따시게 해도 어깨 쪽으로 파고드는 시린 공기는 어쩔 수가 없네요. 그러나 제가 이 새벽에 잠을 못 이루고 앉은 이유는 단지 찬 공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에 대한 상념이 정신을 또렷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내일은 제주도의회의 공론화지원특위
제주는 지금 억새가 한창입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과 함께 섬의 가을을 가득 물들이는 두 가지 색깔이기도 합니다.얼마 전 동료작가들과 함께 성산읍 고성리 2039번지 대수산봉에 올랐습니다.표고 137. 3미터, 제주의 368개 오름 중에서도 해발이 높지 않은 봉우리로 제주올레 2코스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그러나 키 작은 이 대수산봉 꼭대기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몇 줄의 문장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광활함과 포근함, 그리고 평화스러운 얼굴까지 담아낸 한 폭의 그림입니다.푸른 바다와 어울린 녹색 들판, 검은 제주
우리 모슬포어선주협회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을 선적항으로 하는 어선주들을 대표하는 단체다. 대정해상풍력 추진과 관련해 지난 2012년부터 제주도 및 사업자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2014년에 협회는 해상풍력사업에 동의를 결정했다. 올해에는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재의결을 실시해 다시 한 번 해상풍력사업 동의를 결정했다. 쉽지는 않았으나 두 차례에 걸쳐 사업동의 결정을 내리게 됐다. 협의 초기에는 대부분의 어선주들이 해상풍력 대해 거부감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선행된 다른 해상풍력단지를 방문해서 해상
17살에 디자인 회사를 다녔고, 19살에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20살에 단행본을 출간하면서 1인 출판사 지우컴퍼니를 차리게 되었다. 나는 지금 대표이자 디자이너, 웹툰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강연, 멘토링 및 진로 특강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중학교 1학년, 내 삶에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부모님의 권유로 대안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또래들과 기숙생활을 하며 새로운 문화와 교육을 접하게 된 것이다. 빨래와 설거지를 포함한 일상의 과제는 물론, 명상, 인문학, 글쓰기, 영농 활동을 하며 시험이 없는 학
올레길은 방문객이 많이 찾는 길 가운데 하나이다. 올레길에서 골목길 나아가면 한질로 이어지는 구조다. 예전 우리 동네의 문화연결망 모습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길을 찾는 사람 대다수는 외부인이지만 이 올레길과 어귀에 사는 사람들도 이제는 이주한 사람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올레길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세상과 나누던 문화와 연결 방식이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한다. 주거환경이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삶의 방식과 문화도 달라졌다. 사람이 곧 문화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인구가 70만이라면 70만의 문화가 존재한다. 참 많이도 달라졌다. 이처럼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우리 사회의 크나큰 문제로 점점 부각되고 있다. 2015년 11월 10일, 박근혜 정권의 국토교통부는 포화 상태에 이른 현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을 해결한답시고 ‘제주 제2공항 건설안’을 발표하면서 그 예정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를 지목했었다.이에 제주도지사 원희룡은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도민 요구에 따라 추진된 국책사업"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민의 숙원사업이라기보다 1989년 노태우 대통령이 새로운 공항을 언급하면서부터 시작된 정치인들의 '필요'에 기인한 바
지난 10월21일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 올가을 첫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불청객 미세먼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길거리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매우 흔한 광경이 됐고, 매일같이 스마트폰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것도 일상이 됐다.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화력발전소, 공장,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가스와 중국발 미세먼지 등이 발생원이라고 한다. 굴뚝산업 비중이 없는 제주지역은 자동차 배출가스가 가장 큰 발생 원인이다. 2015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