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병의 제주, 신화] (10) 아름다운 농경신 자청비네 올레신화를 이야기할 때는 ‘신나는’ ‘들뜬’ ‘기분 좋은’ 상태에 놓여 있어야 한다. “귀신의 본(本)을 풀면, ‘신나락 만나락 하고’, 생인의 본을 풀면 백년 원수가 되는”(본풀이를 하여 신
[양기혁의 중국횡단기] (29) 공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도시 주변의 소공원에 이름만 붙였을 뿐 라오서 흉상 외에 다른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공원 끝까지 걸어가자 왠지 낯익어 보였는데 그 끝에 나 있는 도로가 칭다오에 도착한 첫날 칭다오역을 거쳐 천주교회를 돌아 나온 바로 그 길이었다. 그때는 뒤쪽에 있어서 이곳이 라오서 공원인 줄을 몰랐던 것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안 쪽으로 쭈욱 들어가다보면 한 가운데 상가 2층에 위치한 ‘좋은세상’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오승주의 책놀이책 Q&A] (5) 과학책만 읽는 아이# 에피소드5. 문학책을 어려워하는 아이“ 아빠, 과학책만 읽으면 안 돼?”초등학교 2학년이 되자 지훈이는 독서록을 쓰는 숙제 때문에 매일 난관에 봉착한다. 과학책을 읽을 때는 신이 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아이가 위인전이나 동화책을 읽으면 몸을 비비 꼬고 헤맨다. 과학책은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3) 제주도 야구의 '낡은 시대' 떠나보낸 84년 전국소년체전 지난 5월 25일에 대구벌에서 개막한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4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제주선수단은 소정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 야구에서는 그리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초등부 제주선발팀은 예선1차전에서 전북대표인 군산신풍초등학교를 상대로, 중등부 대표인 제주일중은 대전 대표인 충남중학교를 상대로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59) 백주또 원형백주또라는 여신이 제주신화의 가장 중심적인 신이 된 이유는, 정착을 위해 농경이 채택되었고, 농경의 신 대부분이 여성신인 경우가 많듯 정착의 질서에 백주또라는 농경신의 이미지가 좀 더 적합해서였기도 했을 것이다. 반복적 대기의 순환과, 그러면서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자연의 혼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끈기,
[양기혁의 중국횡단기] (28) 여행 첫 밤을 보냈던 꽌샹산꽁위엔으로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지난을 거쳐 칭다오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8시가 넘어서 도시는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시내로 들어와서 사람들이 내리는 걸 보고 따라 내렸는데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근처에 세워져 있는 택시에 다가가서 말했다.“꽌샹산꽁위엔!&rd
사회적기업이 세상을 바꾼다-(15) 친환경 로컬푸드로 전통방식의 장을 빚는다, 물마루된장학교 농사일만큼은 절대 안 할 거라고 다짐했다. 어머니가 힘겨워 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밭농사. 시내 사는 친구들은 다 주말마다 놀러나가는데 주말에 밭에 나가 일손을 거들어야 했다. 나중에 어른이 돼서는 꼭 도시로 나가리라 맘을 먹었다. 그렇게 그녀는 사춘기 시절 마음먹은
[오승주의 책놀이책 Q&A] (4) 아이의 감정을 기다리지 못하는 엄마# 에피소드4. 책 보며 한숨 짓는 아이주미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다.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동생을 돌보는 일도 잘하고 하루에 책을 10권 읽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대로 실천하는 강단도 있다. 그런데 감정 기복이 심해서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가 종종 있고, 왜 그러는지 속마음을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2) 광주의 고통을 빚어 만든 보석 지난 토요일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3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늘도 광주의 아픔을 기억이라도 하는지 서귀포에는 모처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토요일에 내린 비 때문에 주말 사회인리그는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사회인야구가 아닌 5.18과 관련한 선동열 기아타이거즈 감독의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야구칼럼을 금요일에 정해서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나는 기다립니다바쁘거나, 한가하거나 시간만 되면 서점에 들려 이 책, 저 책 탐색하는 시간은나에게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만들어준다.그 중에서도 아동들 동화책 코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동화책코너에 들어서는 순간 베시시 웃음이 나온다.무디어져버린 나의 상상력이 갑자기 어디선가 툭 튀어나와통통 굴러다니는 날 것의 느
[JDC 대학생아카데미] 이완국 더럭분교 교사“나는 순금, 백금 보다 더 비싼 ‘지금’을 갖고 있다. 지금 숨 쉬고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하라”이완국 더럭분교 교사가 21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열한 번째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섰다. 이날 강연 주제는 '웃음으로 열어가는 행복한 세
[양기혁의 중국횡단기] (27) 孔子(콩쯔), 包子(바오쯔), 祥子(샹쯔)어제 이불 속에 들어간 그대로 나왔다. 세수도 하지 않고 눈곱을 손으로 떼고 거울을 보면서 흐트러진 머리를 대충 갈무리하고 방을 나섰다. 가게에서 생수를 한 병 사면서 길 건너편의 버스터미널 위치를 확인하고 천천히 걸어갔다.옌저우에서 취푸까지는 버스로 30분 거리인데 버스를 타고 잠깐
[문무병의 제주, 신화] (9) 설문대할망, 어부와 해녀의 신 되다오늘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그런데 할망 이야기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하르방 이야기다. 설문대하르방은 있었는가? 없었다. 후에 만들어낸 이야기다. 마지막 이야기는 ‘할망과 비슷한 하르방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하기엔 뭔가 어색한 이야기 같
[JDC 대학생아카데미] (11) 이원국 더럭분교 교사지난해, 제주도내 한 시골 분교가 국내 휴대전화 광고에 등장하며 전국구 스타학교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에 위치한 더럭분교. 이 학교가 유명세를 탄 건 TV때문만은 아니다. 개그맨보다 더 웃긴 선생님 덕분에 폐교 직전에 놓였던 학교가 기사회생했다. 이완국(49) 교사를 가리키는 이야기다
제주 곳곳에 숨겨진 마을길이 보물이라는 걸 알아챈 한 젊은 청년이 있다. 이 사람은 조금 독특한 자전거 렌탈 업체를 운영한다. 대여점이라기보다는 여행사에 가깝다. 고용된 사람은 예순, 칠순이 된 할아버지들이고 시내 중심가나 공항 옆이 아닌 조용한 마을 중간 중간에 영업소가 있다. 제
[오승주의 책놀이책 Q&A] (3) 엄마는 오해하고 아이는 궁금해한다# 에피소드3. 많은 가족의 아침 풍경“따르릉!”오늘도 어김없이 알람 소리를 끝까지 듣고 나서 몸을 일으킨다. 어제 새벽까지 무리한 탓인지 목이 따갑다. 아침상을 차리고 경주를 깨웠다. 평소에는 늘 잠투정을 부렸는데 고분고분 일어난다.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고
[장태욱의 '野'한이야기] (1) 사회인야구의 최대 장애물은 '사회인'?앉으면 눈길이 야구채널로 가고, 주말이면 야구장으로 발길이 가는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입니다. 올해는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 류현진 선수의 활약 소식에 야구팬들은 즐겁기만 합니다. 고용불안으로, 매출감소로, 물가 상승으로 가슴이 꽉 막혀있는 서민들에게 두 선수의 활
[강은미의 문학카페] 22 까뮈-그르니에 서한집달이 뜨지 않는 밤은 습관처럼 시집을 읽는다. 시집 속에서도 달이, 별이 보이지 않는 밤은 편지를 읽는다. 누군가의 따뜻한 음성이 못내 그립기 때문이다. 천성 외로움을 타는 탓도 있겠지만 분명 지쳐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그럴 때 음악을 들으라고 하지만 아직 나는 말 없는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하기야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58) 백주또는 정착의 문화를 표상한다무속인들은 굿을 할 때 제주의 송당 지역을 ‘불휘공’이라 부른다. ‘불휘공’은 더 이상은 갈 수 없는 뿌리, 즉 신앙의 가장 근원적인 뿌리가 되는 곳’이란 뜻이다. 제주지역은 전체적으로 볼 때도 비교적 농경에 적합하지 않은 척박한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