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lǽŋgwidʒ] n. 언어, 말또난 언어를 베운다는 것(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language의 어원적 의미는 “혀(=tongue)”이다. 폐(lung)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air flow)을 혀로 적절히 통제함으로써 우리가 하는 말의 모음(vowel)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대개는 이러한 언어를 “말을 하는 도구”로만 생각하지만, 그보다 앞서 언어는 “생각을 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언어를 가지고 생각을 하며,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Language is not simply a reporting
간혹 저는 오후 4시경에 신제주성당 바로 앞에 있는 삼무공원을 산책합니다. 그때마다 소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정겹게 담소를 나누거나, 홀로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사색에 잠긴 이들을 예사로이 봅니다. 또한 어떤 이들은 주변 둘레를 부지런히 땀나게 걷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 사이에 공원광장을 거닐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관광객들도 드문드문 눈에 띕니다. 이런 면에서 삼무공원은 삭막한 회색 빌딩 숲으로 변해가는 연동 지역의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종인 해송(海松)을 비롯한 능수벚나무와 아왜나무 등이 어우러져 운치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2023년도 문화예술지원사업 공모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선정된 분들에게 경하의 박수를 보낸다.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이 경쟁을 뚫고 빛을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런데 문학부문에 선정된 문인들의 면면을 보면서 의아심이 드는 점이 더러 있었다.부부가 공무원 퇴직자로 막대한 연금을 받는 사람도 있고, 10회 이상 지원받은 단골 문인도 있다. 심사위원을 했거나 또는 강의를 하면서 제자들과 경쟁을 해서 선정된 경우도 있고, 원로예술인지원을 받아 전 생애 작품을 정리한 사람이 다시 예술활동지원에
납읍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갔다. 정헌(靜軒) 김용징(金龍徵, 1809~1890년) 선생 때문이다. 이는 연전에 미국에서 중국문학을 가르치는 선배가 추사와 김용징의 관계가 궁금하다는 메일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아직 완연하지는 않지만 화창한 봄날, 차롱의 벗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납읍하면 공무원, 교원, 박사 등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많은 인재를 배출한 문향(文鄕), 양반 동네(반촌, 班村)라는 말이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니나 다를까? 마을 길가에 박사취득, 승진, 수상 등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가득 걸려 있었다. 한때는 촌스
repose [ripóuz] v. 휴식하다휴식도 제라허게(휴식도 제대로)repose는 강조의 접두사(prefix) re-와 라틴어 어근(root) pause “잠깐 멈추다(=to stop for a time)”의 결합이다. 여기서의 “잠깐 멈추다”를 “잠깐 쉬다”의 의미로 본다면, re-는 그런 동작을 강조하는 뜻이고, repose의 어원적 의미는 “제대로/진짜로 잠깐 쉬다”로 해석(interpretation)할 수 있다. 단순히 그냥 쉬는 게 휴식이 아니라, 제대로 쉬어야 휴식이라는 것이다.유럽의 어느 항구에서, 늙은 어부가 고기
의학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60년에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전 세계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문 낭독까지 하는 의학의 스승이다. 그는 자연의 명의는 첫째 장소, 둘째 물, 셋째 공기라고 강조했다. 장소는 청정 제주도이다. 물은 화산섬 용암층에서 정화된 암반수다. 공기만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각종 공해로 안심할 수 없다.숲이 아무리 울창해도 미세먼지 정화는 50%도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대기 환경이 불확실성을 활용해, 중소기업 대기업 등이 공기 산업에 진출한 상품이 있다. 우리들의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노트북이 지원되고 있다. 김광수 교육감의 10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중학생 스마트 기기 지원’의 일환으로 일명 ‘드림 노트북 사업’으로 불린다. ‘모든’ 중학교 입학생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유는 법정 대안교육기관에 속한 중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아직 확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정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협의해 제주에 거주하는 2010년생 아이들이 모두 노트북을 지원받기를 바라본다.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내 노트북이 생겼다니…’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내가 학
제주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끊이지 않고 열린다. 그런 행사장마다 빠지지 않는 게 플라스틱 삼다수 병과 종이컵, 빨대, 비닐 포장재다. 2년 전 다회용 텀블러를 공유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뒤 이런 행사에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일이지만 일회용품 감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되도록 많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너무나 값싼 일회용품에 길들여진 터라 다회용품을 ‘돈을 내고’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 그리고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는 또 다른 장벽이 존재하는데, ‘친환경은 곧
서울 국회의원에 의한 제주 교육의원제 폐지 위헌성을 다툴 시한은 4.19!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한 교육자치 20년 이렇게 막을 내려도 되는지요?교육의원님들,새 학기가 시작되고 교육위원회 의정활동도 본격화되어 바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이런 기고를 하게 된 것은 제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입과 더불어 제주 교육자치 변화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20여 년간 교육의원 제도가 갖는 의의를 도민에게 설파해 온 당사자로서 교육의원님들께 고언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아시다시피 저는 2021년도에 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으로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
“이 들판은 날아와 더불어 / 불이 되자 하네 불이 /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 들불이 되자 하네 (중략) 청송녹죽 가슴으로 꽂히는 /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김경주 작곡의 노래 는 김남주의 시 에서 나왔다. ‘만인을 위해 싸울 때 나는 자유’라는 시인의 외침도 안치환의 노래 에 절절하게 녹아들었다. 그의 노래 는 운율을 맞추기 어려운 김남주 시를 록 버전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변계원 작곡의 은 민족주의 성향의 김남주 시인의 노래 가운데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온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여기에 기름을 붓는 대통령의 언급도 있었다. “학교폭력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서라도 학교폭력 문제를 엄단하겠다는 말이다. 검찰 출신다운 대통령의 법치주의 중심의 사고이다. 여러 정치적 논쟁은 차치하고, 불거진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 없이 가해자는 처벌, 피해자는 보호라는 단순한 논리만 제시하는 대통령의 언급은 그래서 단선적이라고 비판받는다. 문제는 그러한 단선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실행하려고 이 정부 관계자들이 노력한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진지한 검토
baseball [béisbɔ̀ːl] n. 야구공 아졍 드르서 허는 운동?(공球을 가지고 들野에서 하는 운동?)baseball은 base “루(壘)”와 ball “공(球)”의 결합이다. 이 base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basic “기초의”, based “--에 근거를 둔”, basement “지하실” 등이 있다. 아시다시피, baseball은 ‘상대편 투수가 던진 공을 배트로 치고 1, 2, 3루(first, second, third base)를 돌아 본루(home base)로 돌아오면 점수를 얻게 되는 운동’이다
‘강충민의 보·받는 사람’은 필자의 기억을 소환해 전하는 편지 글입니다. 새하얀 편지봉투 앞면의 아래위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칸에 볼펜을 꾹꾹 눌러 누군가와 나의 이름을 써 넣던 ‘우리 시대의 편지’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공유하게 하는 코너입니다. 편지는 모바일 메신저나 인터넷 이메일로 소통하는 요즘엔 경험할 수 없는 공감의 통로입니다. ‘강충민의 보·받는 사람’은 풀이 없어 밥풀을 이용해 편지봉투를 붙여본 적 있는 세대들에게 바치는 연서(戀書)이기도 합니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그립습니다. / 편집자어제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봄이다. 보이지 않던 온갖 생명들이 쏟아져 나온다. 죽었거나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세상을 채운다. 자연계는 그렇게 풍성해진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온갖 상상 밖 일들이 윤석열 정부 아래 봄 바람을 타고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봄이 빚은 생동감과 풍성함이 아
noise [nɔiz] n. 소음영헌 소음, 졍헌 소음(이런 소음, 저런 소음) noise는 13세기만 하더라도 “악기를 통해 나는 소리(sound of a musical instrument)”를 뜻하였다, 14세기부터야 주로 “시끄럽고 듣기 싫은 소리(a loud and disagreeable sound)”를 뜻하는 말로 쓰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noise의 어원(origin)은 불확실하다(uncertain). “싫증(disgust)”, “성가심(annoyance)” 등을 뜻하는 라틴어 nausea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
지난 2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2, 3조 개정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은 노동조합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소위 노란봉투법이란 이름으로 최초 제안된 것이다. 2013년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하여 47억원의 손해배상판결이 나온 기사를 본 한 시민이 언론사에 4만7000원이 담긴 노란봉투를 보내면서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법 개정운동으로 전개되었다. 오랜 기간 동안 논의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자와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는 내용도
“제주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 “북한 개입설은 역사적 사실이다”,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태영호 의원의 확신에 찬 이 발언은 참으로 황망하기 짝이 없다. 역사적 사실에도 반하기 때문이며, 무지와 거짓말이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용어를 빌린다면, 이는 무책임한 궤변이요 선동에 가깝다. 해방을 전후하여 두드러진 제주인의 특질은 독자성 혹은 자주성이며, 이 발언은 이런 제주인의 존엄과 긍지를 유린한다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관련 보도를 보면서 든 의문은, 왜 정 변호사의 아들이 제주에서 온 동료 학생을 폭력의 대상으로 지목했을까? 라는 것이었다. 언론보도를 보면, 정 변호사의 아들은 극우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는 피해 학생에게 “제주도에서 온 빨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제주”와 “빨갱이”를 연결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이 학교폭력을 가한 배경으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이 정 변호사 아들만이 가진
지난 주말, 아내와 영화 를 관람했다. 주변에서 꼭 보라는 권유가 많아 의무감과 함께 극장엘 갔다. 는 콜센터에 현장 실습을 나간 고등학생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이를 수사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건을 수사하는 역할은 배우 배두나가 맡았다. 배두나는 열악한 환경으로 무작정 아이들을 내보낸 학교를 찾아가 “이게 학교입니까? 직업소개소입니까?”라고 묻는다. 그는 학교가 취업률에 매달리는 이유가 지원금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학교를 평가하는 교육청을 찾아간다. 교육청 담당자에게 아이들이 어떤 곳
며칠 전 제주도의회 의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측정된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인 0.08%를 크게 넘어섰으며, 해당 의원 또한 음주운전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제7조 공직자의 청렴의무’에 따르면 “공직자는 법령을 준수하고 친절하고 공정하게 집무하여야 하며 일체의 부패행위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 또한 공직자로서 당연히 청렴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또한 이를 준용하여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