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섬의 숨, 쉼]추석소고추석에 관한 추억이 필요해 가족들을 모았다.“ 내가 추석에 관한 이야기 하나 써야해, 뭐 떠오르는 추억 있으면 하나씩 얘기해봐”그런데 이럴수가? 특별한 추억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 가지씩 의무 발표를 하라는 나의 닦달에도 “ 그러고 보니 이상하네. 왜 없지?” 라며 그냥 각자 자리로 돌아
[산길의 숨, 쉼] 추석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여기 오다 보난 예, 은행이 완전 색이 바랬습디다.” ‘이게 무슨 말이지? 은행색이 바래?’ 순간 머릿속이 멈췄다. ‘우리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농협이 하나 있고… 은행 건물 색이?’까지 생각하고 있을 때 그 분이 또 한마디를 더
[걸으멍 보멍 들으멍] (16) 할망이 풀어놓은 추석 선물 보따리 / 정신지할망은 동네에서 소문난 가수다. 86세의 연세에, 한번 시작하면 사오절 이어지는 기나긴 판소리며 민요들을 가사 하나 빠뜨리지 않고 연창한다. 시원시원한 목청에 춤사위까지 깃들여 할망이 노래를 부르면, 옆에 있던 사람들도 절로 흥이 돋는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여름 한림읍의 한
25 공동체를 배려하지 않은 관광 사업, 재앙이다 지난 9월 8일(토), 제주자연유산센터에서는 (사)제주지질연구소(소장 강순석) 주최로 지질관광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 필자도 토론자로 초대되어 다른 참가자들과 지질관광에 대한 입장을 교류하였다. 지질과 관광 두 영역 어디에도 전문가 축에 들지 못함에도 관련 전문가들과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JDC대학생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사, 김종현 NXC 사업기획본부장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을 깨트리고 국내 굴지의 두 기업이 제주로 본사를 옮겼다.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인 다음(Daum)과 게임제작 업체 넥슨(Nexon). 이들이 숱한 편견을 헤치며 제주까지 오게 된 것은 제주 출신인 김종현(39) NXC 사업기획본부장이 있었
[JDC대학생아카데미] 네 번째 강사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타이드(TIDE)는 기술(Technology),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영어 단어 앞자리를 따와 만든 단어다. ‘미완의 우주인’으로 알려진 고산(36)이 한국에 돌아와 설립한 청년 벤처 창업을 돕는
8 오후 2시, 그녀의 꽃가을이는 참 독특한 친구다.그래서 기억이 선명하다.사진을 찍기 싫어했다.수업시간에도 관심이 없었다.그런 가을이에게 난 한마디 싫은 내색하지 않았다.오히려 다른 친구들 사진 찍을 때 혼자 저만치 있는 가을이 옆에 가서조용히 같이 있었다.가을이가 걸으면 나도 따라 걸었다.가을이가 앉으면 나도 따라
35 자청비 여성 4일상의 위대함 여성의 일상적인 모습들,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를 개키는 일이, 다만 하루를 주기로 소모되는 지겹고 하찮은 일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는 여성들은 자청비 여신을 닮은 여성들이다. 사랑하는 문도령이 다른 여자와의 결혼식 때 폐백으로 쓸 비단을 짜는 자청비 여신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그런
6 박나리, 황수선화눈, 코, 입 이 달려있는 얼굴은 마음먹기 따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뒷모습은 타인에게 무심히 노출되는 또 다른 자신의 얼굴이기도 하다.그래서 뒷모습은 대체로 솔직하다.평소 무심하게 지나치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찍기로 했다."표정 있는 뒷모습을 찾아서 찍어보자.""
1929년 태생의 할망 하르방은 두 분 모두 뱀띠다. 뱀은 뱀인데 ‘폭낭(팽나무) 밑 소....
기달왕자 두 번째 이야기 '허운데기 공주'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딸은 머리가 길다. 잘 빗겨진 머리가 단아하게 목 뒤로 넘어가 예쁜 고무줄로 묶여있고 앞머리는 뒤로 완전히 넘겨 시원해 보인다,는 내 꿈이다.실상은 이렇다. 한 눈에 봐도 약간은 헝크러진 머리가 제 멋대로 흩날리는데 거기에 길고 긴 앞머리가 너무나 자주 얼굴을 덮는다. 그래서 나는 내 딸을 이렇게 부른
24 10만 년 해파의 침식을 견디고 남은 시스택(sea stack) 조선시대에 지금의 서귀포 해안은 군사기지였다. 서귀항 인근에 서귀진이 있었고, 지금의 삼매봉에는 봉수가 있었다. 서귀포의 빼어난 절경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해방 이후의 일이다. 삼매봉과 외돌개로 이어지는 해안은 서귀포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몇 해 전 드라마 '대장금'의 명장면을 외돌개에서 촬영하여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는데다, 최근
[JDC대학생아카데미] 네 번째 강사, '미완의 우주인'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인류의 오랜 꿈은 ‘우주’에 가는 것이었다. 그 꿈에 닿기 위해 노력했던 이가 제주지역 청년들과 마주한다.‘미완의 우주인’으로 잘 알려진 고산(36)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가 25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리는
5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빛의 세계에서 시각이란 선물이 삶을 풍성하게 하는 수단이 아닌단지 편리한 도구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유감스런 일이다"헬런켈러는 이란 책에서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매일 드나드는 집.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가족들, 매일
34 자청비 여성 3가족이란 철옹성을 변형시키는 이단자대부분의 문도령은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 일이 이렇게 진행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현실의 문도령들은 낙원을 원한다. 문도령의 낙원은 책임이 없는 아이 같은 상태로 있는 곳이지 책임을 지는 곳이 아니다. 그는 아내가 꽃처럼 있어주기를 원한다. 전기밥솥이 되었다가 세탁기
[JDC대학생아카데미] 세 번째 강사 한동헌 마이크임팩트 대표“참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해져라. 반드시 행복해져야 한다. 청춘은 그럭저럭 보내기에는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한동헌(30) 마이크임팩트 대표가 18일 JDC 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섰다. 주제는 ‘청년기업가 정신’. 제주 출신인 그는 스스로 &ldquo
[JDC대학생아카데미] 세 번째 강사 한동헌 마이크임팩트 대표전국이 강연 열풍이다. 공연 못지않은, 때로는 공연보다 더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이나 서점가는 ‘멘토’들이 점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은 이제 갓 서른 살인 청년이다. 사회적기업인 마이크로임팩트의 한동원 대표(30).그가 JDC대학생아카
4 구초롱 시간에 만든 작품이다.한 장은 자신의 실제 모습, 또 한 장은 자신의 스토리가 묻어나는이미지를 찍는 수업이었다.제법 아이들이 보이는 것을 찍을 줄 알게 되었다.이번 주제는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하여 표현하는 것이다.쉽지 않은 과제다. 그만큼 기대도 되었다.초롱이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봄에도 꽃이 만발했다는 벚나무 밑에 할망이 앉아있다. 할망의 오후는 지나가는 차를 바라보기도 하고 말을 건네는 마을 사람들과 ...
21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바퀴벌레 한 마리 방바닥에 벌렁 뒤집혀 있다. 평소 같으면 신문지 뭉치나 신고 있던 실내화라도 벗어 내리쳤을 것을, 불현듯 그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만 내려다본다. 아마도 카프카의 작품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떠올랐을지 모른다. 멕시코 농민혁명세력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