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39 운명의 여신-가믄장아기 신화 1 막상 내쫓으려 하니 어머니는 부모의 정 때문에 섭섭하여, 큰딸애기에게 “저기 나가 보라. 네 동생 아직 보이거들랑 식은 밥에 물이라도 말아먹고 가라고 해라.”똑똑한 동생을 시기해서 떠나버리길 바랬던 은장아기는 노둣돌 위에 올라서서 소리쳤다. “설운 아우야, 빨리 가라. 아버지 어머니가 곧 너
[JDC대학생아카데미] 일곱 번째 강사 최일구 MBC 앵커“청춘은 독하고 질기고 당당하게 달려야 한다. 내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이게 이뤄질지 불안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질기게 당당하게 달려야 한다”국민앵커라 불리는 MBC 최일구 앵커가 제주 청년에게 던진 조언이다.최일구 앵커가 23일 오후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
[걸으멍 보멍 들으멍] (19) 영등할망의 사랑스러운 둘째 딸된 사연 / 정신지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할망의 작은 보금자리.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오후의 가을 햇살이 방 안을 온통 노란 귤빛으로 물들인다. 노인이 사는 집이라 아무것도 없어 부끄럽다는 할망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로 올라가 벽에 걸린 손주들 사진을 하나씩 끄집어 내린다. 손주들이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12 꽃들의 왈츠리듬감이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는 사진이다.흥얼거림이 저절로 난다.사진 한 장 안에 담긴 이미지가 우리로 하여금 명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초록이가 찍은 사진은 공교롭게도 전선줄 위에 핀 꽃들의 음표들이다.누구든 이 사진을 보면 자연스럽게 음악시간에 배운 오선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음악의 종류는 크로스오버이건, 힙합
[JDC대학생아카데미] 일곱 번째 강사, 최일구 MBC 앵커 뉴스에서 ‘않습니까’, ‘같아요’, ‘했거든요’라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뉴스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긴 처음이었다. 9시 뉴스 앵커는 점잖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뜨린 최일구(53) MBC 앵커 이야기다.최일구 MBC 앵커가 23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리는 JDC대학생아카데미
[바람섬의 숨, 쉼] 내가 나를 볼 수 있다면, 안아줄 수 있다면위키백과가 설명한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불의 나라 나뭇잎 마을의 수장인 호카게를 목표로 열심히 수련하는 소년 닌자 우즈마키 나루토(16)를 중심으로 그려진 닌자 액션 만화”내가 나루토를 보게 된 것은 나루토 열혈 팬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13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 바람과 비에 젖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38 운명의 여신-가믄장아기 신화 1 “내 배꼽 밑으로 쭉 내려 그어진 선그믓 덕에 먹고 입고 행동합니다.”*지난 글까지 자청비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글부터는 가믄장아기 이야기(가믄장아기 신화-가믄장아기 원형-가믄장아기 여성)입니다. 옛날, 윗마을에는 강이영성이라는 거지가 아랫마을에는 홍은소천이라는 거지가
[양기혁의 중국횡단기] 18 두보초당과 청양궁두보(杜甫)는 하급관리직으로 잠시 관직에 머물기도 했지만 거의 평생을 실의와 좌절 속에서 방랑 생활을 하며 궁핍하게 지냈다. 본래 하남성(河南省) 양양(襄陽)에서 출생한 두보가 성도(成都)에서 생활한 것은 759년에서 763년, 그의 나이 49세에서 51세까지 3년가량이다. 참혹한 안록산의 난을 겪고 난 후 중원
마을 아저씨들은 그녀를 ‘영등할망’이라 부른다. 영등할망은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
[산길의 숨, 쉼] 때로는 길을 잃어도 좋다 참으로 아름다운 가을 날 친구와 나는 길을 잃었다. 그것도 오라동 동네 한 복판에서…… 지난 토요일 아침 친구와 나는 한 걷기 행사에 참여했다. 차를 출발지인 관음정사 뒤편 골목에 세워놓고 수많은 인파에 묻혔다 벗어났다 하며 걷는다기보다 떠밀리는 느낌으로 그 아름다운 길을 흘러간 것이다.
[장태욱의 제주 지질기행] 27 수성분출로 형성된 응회환의 일부만 남은 수월봉 태양은 매일 일출봉에서 눈부시게 빛을 발하며 제주섬을 잠에서 깨운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차귀도 앞바다를 핏빛 노을로 물들인 후, 태양은 고단한 하루를 마감한다. 그러면 수월봉은 붉은 빛으로 물든 황홀한 바다를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며 쳐다본다. 수월봉은 해발 77m의 나지막한 봉우리이지만, 그 주변에는 제주도에서 드물게 평야지대가 넓게 펼쳐진다. 그래서 수
[김정숙의 제주신화 이야기] 37 예쁜 자청비 여성들의 경우, 이 여성은 억울하게 비판의 대상이 되거나 여성들에게조차 위험스러운 여성으로 인식되기 쉽다. 아직까지도 여성적인 성적 매력을 개발하고 발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분위기에서 종종 자청비 여성은 그녀가 가진 여성적인 매력들로 인하여 많은 남성들에게는 물론 여성들에게도 원치 않는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눈과 마음의 프레임이 사진을 보면 다들 첫 마디가 '사진 참 좋다'라고 말한다.왜 그렇게 느끼는 걸까?첫째, 힘이 느껴진다.둘째, 공간 구성이 뛰어나다.셋째, 프레이밍을 잘했다.이 사진의 힘은 프레임에서 나온다.사진의 테두리, 즉 프레임.프레임은 사진에 호흡을 불어넣어주는 동시에 사진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좋은
[JDC대학생아카데미] 한명수 SK커뮤니케이션즈 이사부스스한 머리에 뿔테 안경, 컬러풀한 면바지. 그에게서 대기업의 이사라는 직함을 떠올리긴 쉽지 않았다. 한명수 SK커뮤니케이션즈 이사가 9일 JDC 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섰다. ‘우리 안에 담겨있는 창의성 끌어내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그는 디자인 업계 최초로 억대 연봉을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어! 보이네? 시간이었다.사진 수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커리큘럼이지만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무심하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사물들을 꼼꼼히 관찰하는 일은사진수업에서 가장 기본이기에 그 만큼 중요한 수업이다.늘 바라보던 사물, 공간, 사람들 안에서 숨어있는 이미지를 발견
[걸으멍 보멍 들으멍] (17) 한림읍 소리꾼 할망의 사람 만드는 소리 / 정신지오랜만에 만난 할망이 몰라보게 야위어있다. 왜 이렇게 살이 빠지셨느냐는 물음에 할망은 입을 크게 벌리고 내게 이를 드러내 보이신다. 몇 개 남지 않은 앞 이가 잇몸에 간신히 매달려 있다. 이가 성치 못해 밥을 못 잡수신 까닭이었다. 그것을 자식들에게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듯 견
[JDC대학생아카데미] 한명수 SK커뮤니케이션즈 이사 바야흐로 디자인이 대세인 시대. '디자인 경영'이 경영 철학으로 뿌리 내리기 시작한 게 벌써 몇 해 전이다. 디자인이 단순히 예쁜 것이 아니라 삶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건 '최초'와 '최고'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국내 최초로 억대 연봉을 받은 디자이너
26 바람타는 바다, 바람타는 언덕 금년에는 예년에 없던 큰 바람이 세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제주가 태풍의 길목에 자리자은 지라 남긴 상처가 작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추석 연휴에도 농부들의 손길은 분주하기만 하다. 가을걷이는 마쳤는지, 새롭게 파종을 한 땅 위에는 스프링클러가 바쁘게 돌아간다. 난리 뒤에도 어김없이 씨앗을 뿌리는 일은 농민들이 지켜온 삶의 철칙이다. 협재에서 비양도로 이어지
36 자청비 여성 5자청비 여성은 자신의 이해를 우선으로 하며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초점을 맞추고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이다. 사랑을 얻기 위하여 거리를 두거나 자신 속으로 움츠러드는 대신, 문도령의 세계 안으로 성큼 들어간 자청비 여신처럼 자청비 여성들은 때에 따라서는 남성들과 직접적으로 부딪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