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2988-1번지. 병원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단단한 자물쇠가 건물 출입을 막았다. 창문에도 블라인드가 쳐져 내부를 들여다보기 힘들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은 취재진 차량 1대를 포함해 달랑 3대 뿐이었다. 을씨년스러웠다. 병원 주변을 서성이다 보니 건물 안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자세히 보려 했지만, 블라인드가 방해했다. 대화 조차 시도할 수 없었다. 내국인 진료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개설을 허가받은 국내 1호 외국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의 현재 모습이다. 조건이 붙긴 했지만,
제주는 가히 특구(特區) 세상이다.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특구가 난무한다. 마치 특구로 지정만 되면 제주가 확 달라질 것이라는 착각 마저 들게한다. 물론 인프라가 빈약한 제주에서 특구는 미래를 향한 일종의 몸부림일 수 있다. 하지만 대개는 용두사미로 끝나기 일쑤였다. [제주의소리]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각종 특구의 허와 실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 25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스마트그리드 홍보관. 홍보관 앞 표지석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제주는 세계 스마트그리드 선도지역'.가슴 벅찬 말이지만, 실상은 그렇
[창간 15주년-제주의소리에 바란다] 김대휘 제주CBS 보도국장(전 제주도기자협회장) [제주의소리] 창립 15주년을 축하합니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두렵고 흥분됩니다. 특히 기존 체계를 반박하고 출발한다는 것은 무모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당수 도전자는 오래가지 못해 좌절합니다. 그리고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재미없는 질서를 따라 갑니다. [제주의소리]가 창립한 후 몇 개월이 지나 사무실을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책상 몇 개를 두고 노트북을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동종 업계 사람으로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28일로 창간 15주년을 맞는 [제주의소리]가 홈페이지(www.jejusori.net)를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시각적으로 더 선명하게 재구성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PC 버전은 화면 폭을 늘리고 레이아웃을 단순화해 독자들이 중요한 소식을 더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모바일 버전도 '한 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한다'는 방향성에 따라 기능을 단순화하고 시각적 효능감을 높였습니다.'소리TV'에서는 분류를 재조정하고 검색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과거 영상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피니언·
[제주의소리 15년 발자취] ① 시군폐지 주민투표와 주민소환 [제주의소리]가 올해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전국적으로도 인터넷언론이 매우 낯설던 2003년 도내에서 첫 시험판을 연 후, 2004년 2월28일 대안언론-독립언론의 기치를 내걸고 공식 창간한 [제주의소리]가 어느 덧 15살로 성장했다. 순탄치 않았던 시간이나 15년 동안 제주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파헤쳤거나 또는 사회적 귀감이 될 만한 미담 등 유의미한 기사들을 발굴해왔다. 15년의 발자취를 살펴볼 15꼭지의 기사를 추려내어 독자여러분들과 함께 2회에 걸쳐 재조명해보고자
[창간 15주년-제주의소리에 바란다] 문근식 (사)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감사 며칠전 [제주의소리]에서 원고를 부탁한다며 전화가 왔다. 나는 대뜸 [00의 소리]라 불리울 만큼 변해버린 [제주의소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제주의소리]에서는 “쓴 소리를 듣기위해 원고를 부탁한다”고 한다. 스스로 매를 맞겠단다. 그 순간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자기 생일날 듣기 좋은 덕담보다 스스로 회초리를 들어 때려달라고 한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알 속의 병아리와 알 밖의 어미닭이 함께 힘을
[창간15주년 특집-생존수형인 4.3을 말하다] ① 송순희 할머니, 4.3이 낳은 기구한 삶 1948년과 1949년 두 차례 군법회의를 통해 민간인들이 전국의 교도소로 끌려갔다. 수형인명부로 확인된 인원만 2530명에 이른다. 생존수형인 18명이 70년만에 재심 청구에 나서면서 사실상 무죄에 해당하는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사법부가 군법회의의 부당성을 인정한 역사적 결정이었다. [제주의소리]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아직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전국 각지에 거주하고 있는 생존수형인들을 만나 당시 처참했던 4.3의 실상을 전한다
[창간 15주년 기획-특구전성시대 허와 실] ⓵ 관광-특별도-역외금융-말-전기차-블록체인 제주는 가히 특구(特區) 세상이다.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특구가 난무한다. 마치 특구로 지정만 되면 제주가 확 달라질 것이라는 착각 마저 들게한다. 물론 인프라가 빈약한 제주에서 특구는 미래를 향한 일종의 몸부림일 수 있다. 하지만 대개는 용두사미로 끝나기 일쑤였다. [제주의소리]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각종 특구의 허와 실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해 가장 입에 자주 올린 단어 중 하나
[인터뷰] 제주4.3 연극 작가 겸 연출 김봉건 “공연 시작 전까지 지난 2주 동안 밤을 샜더니 얼굴이 뒤집어졌네요.” 한 눈에 봐도 붉게 일어난 얼굴이 꽤나 아파 보인다. 하관을 가득 덮은 뻣뻣한 수염 역시 마찬가지. 초연을 마친 23일 오전, 공연 장소인 충무아트센터 옆 커피숍에서 만난 작가 겸 연출자 김봉건(31)은 머쓱한 듯 이야기했다. 350석 가운데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좋은 반응 속에 공연이 출발했지만, 촉박한 준비가 마음에 남는다며 얼굴에는 긴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제...
[리뷰] 제주4.3 연극 ‘복잡, 미묘.’ 22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첫 선을 보인 연극 을 보고 난 뒤 두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작품 외적으로는 아이돌 가수의 출연이 가장 눈에 띈다. 인기 아이돌 가수 ‘빅스(VIXX)’의 멤버 혁(한상혁)과 ‘SS501’의 김규종을 캐스팅했는데, 이들은 첫 연극 도전임에도 비중 있는 역할(재구)을 맡았다. 작품에 연관된 제작진이나 배우들 구성도 ...
[창간15주년 기획-3.1운동 100주년 제주항일史] ①제주 첫 무력항일투쟁 ‘의병항쟁’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해 온 민족이 들고일어난 3.1운동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3.1운동은 나라 안팎의 민족의 독립 의지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독립운동을 체계적이면서 조직화하는 계기가 됐다. 제주에서도 3.1운동 전후로 일제의 탄압과 수탈에 대한 항쟁이 이어졌다. 제주의병항쟁과 법정사항일운동, 조천만세운동, 해녀항일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창간 15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가 제주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추가조사를 비롯해 유공자
[인터뷰] 제주의병 핵심참모 독립운동가 김석윤의 손자 김동호씨 “유대인들은 2천년 넘게 나라 없이 전세계를 떠돌았지만, 역사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건국할 수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독립운동을 한 이름 없는 의병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주 최초의 항일 독립운동으로 평가 받고 있는 ‘제주의병항쟁’. 3.1절을 앞둔 24일 제주의병항쟁의 주역 중 한 명인 김석윤 지사의 손자인 김동호씨를 모충사 의병항쟁기념탑에서 만났다. 그의 조부 김석윤은 근대 제주불교의 중흥에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