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목 등반로로 가면, 등반로 건너편에 어승생악이라는 오름이 있다. 이 오름 맨 위에는 토치카라는 군사용 진지가 있다. 이 오름에 오르면 제주의 북부지역 전역이 훤히 보인다. 전망이 좋아 관광객이 꽤 많이 오르는 오름이다. 사실 제주도내 수많은 오름에는 이러한 군사용 진지가 많이 조성되어 있다. 제주시내 사라봉 내부에는 군사용 진지 땅굴이 조성되어 있다. 어렸을 적 그 안에 들어가서 놀았던 기억도 있다. 지금은 출입금지가 되어 어디가 출입구인지도 잘 보이지 않지만, 사실 이런 땅굴 진지는 제주 오름 곳곳에 숨어있다. 실제로 제주도는
여기 강간 피해자 A씨가 있다. A씨는 자신의 집에서 남자친구로부터 동의 없는 성폭력을 당했다. 성폭력이 일어나기 한 시간 전, 남자친구는 “A씨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고함을 질렀다. 늦은 새벽 남자친구를 진정시키고 잠에 들었는데, 남자친구가 A씨에게 계속해서 스킨십을 했다. A씨가 몇 번이나 “지금은 성관계를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계속해서 손으로 밀어냈지만, 남자친구는 싫다고 말하는 A씨의 몸을 꽉 누르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이미 폭력적인 남자친구의 모습을 본 A씨는 ‘저항하면 맞거나 목이 졸
늘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정부가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지구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나라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고 있다. 전쟁의 여파는 세상의 에너지와 자원의 공급망을 훼손하고 왜곡함으로써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세상의 곡창지대는 생산이 아니라 파괴가 난무하는 전장으로 변했다. 식량은 줄고, 물가는 치솟았다. 전쟁으로부터 생겨난 고통은 우크라이나에 한정되지 않고
지난해 인권왓의 첫 칼럼은 고등학생 당사자의 ‘학생들이 모르는 제주학생인권조례’였다.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제주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수준으로밖에 볼 수 없다. 2022년 10월 11일 공개된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실천계획 연구용역보고서에서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인지도가 낮음을 지적하고 있고, 비공식적으로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학생 조사에서도 여전히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상황을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학
지난 5월 초, 서울 출장을 떠났다가 제주로 내려오는 길에 서울 지하철을 탔다. 전철 내부 방송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열차 운행 방해 시위로 운행이 지연되고 있음”을 승객들에게 알리고 있었다. 필자는 매우 불쾌했다. 장애인들이 교통만 방해하는 존재로 규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장애인들의 승차 투쟁은 기존의 교통 체계를 이용하려면 그렇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통상적인 교통 체계에 대한 저항이었다. 승차 시간이 지연된다면 모두가 다 쉽고 안전하고 빠르게 승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면 된다. 그런데 공공 교통 기관이
2016년 촬영된 사진 속 현장은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 내 한 언덕이다. 당시 이곳에 살던 순록 323마리가 벼락을 맞고 한꺼번에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공원 측은 사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밝혀 비판받았다. (출처 : “벼락맞아 죽은 순록 323마리 4년간 방치한 결과”) 이 기사는 여러모로 분석이 되었는데, 대체로 인간의 자연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였다. 필자는 그러한 분석은 사건 전체를 다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개입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대학사회 내 반(反)인권적 일상들어제(11월 13일) 제주대학교에서는 구성원 학생들의 자발적인 주최로 집담회 ‘학생회 정치에서 누락된 질문들 : 우리가 학생 사회를 떠난 이유’가 열렸다. 집담회에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반인권적 일상의 경험 사례들이 터져 나왔다. 경영학과에서 주최했던 군필 복학 남학생과 여학생만 참여 가능한 행사 ‘돌아온 오BA들’에 대한 대응 사례,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총대의원회의 졸업사진 촬영 안내문에 대응했던 경험, 학과 내 예비역과 여학생의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를 만드는 행사를 진행했던 경험, 대학 내
라는 책을 쓴 홍성수 교수(숙명여대 법학부)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표현의 수위와 관계없이 차별을 재생산하고 공고히 할 수 있는 말”이 혐오적 표현이 된다고 말한다. 혐오는 다수의 관점에서 소수자들을 배제하는 경계선을 그어 차별과 배제가 생기게 만든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저 여자가 우리 단체의 대표를 맞기에는 쫌 그렇지 않은가?’라는 말을 했다고 치자. ‘여자’라는 말은 그 단체의 속한 여성들에게는 칼이 된다. 그리고 여성은 단체의 대표가 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배타적
베이비박스 지원조례 관련 공청회(?)가 다시 열렸다. 위기영아 보호상담지원조례에 관한 공청회(송창권 의원 주최)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논쟁을 의식해서인지 ‘베이비박스’라는 단어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지만, 위기영아 보호상담 지원조례 조례안은 기존의 베이비박스 지원조례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어 논란은 재연됐다. ( 관련 기사 : 다시 불붙은 ‘베이비박스’ 공방 “영아유기 조장”vs“최소한 보호책” )공청회장은 베이비박스 찬성 측의 무리한 주장으로 한 순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조례 제정 중단을 요청하는 측에서 ‘제주도의 아동 유기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 문종태 의원은 ‘민간이나 공공기관에 위탁해 추진하는, 이른바 행정의 외주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대행 사업을 줄여 행정이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인력문제 처리에 대한 곤혹스러움’도 거론한다.( 링크 : 행정의 외주화? 제주도, 민간위탁·공기관대행 ‘눈덩이’ )제주도정의 민간위탁사업에 대해서 2022년 8월 박원철 전 제주도의원은 제주도의 ‘행정의 외주화’가 2008년에 비해 6배 증가했다며 도정의 개선을 요구하였다.( "제주 민간위탁사업 6배 증가 다시
설 명절도 그러하지만, 추석 명절에도 어김없이 어른들의 말다툼이 이어진다. 별것 아닌것 같은데 여러 절차를 가지고 어른들은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추석 차례를 지낼 때마다 어른들의 말다툼은 어김없이 벌어진다. 사실 추석 명절 때, 그냥 조용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아주 오래된 영화가 하나 있다. 1996년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영화 ‘축제’가 있다. 영화의 제목을 축제이지만 실상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할머니의 장례식 풍경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장례식 내내 말썽이었고, 마지막 가족사진 찍는 곳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가족 한
일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존재 자체로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어선 안됩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난민 등 대상은 다르나 일상 곳곳에서 여전히 차별이나 혐오, 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인권문제에 천착한 '인권왓 칼럼' 연재를 통해 인권활동가들의 현장 목소리를 싣습니다. [편집자 글]뜬금없이 제주지역에서 ‘베이비박스 설치 및 지원을 위한 조례’가 등장하였다. 공청회(“단연코 유기를 위해 출산하는 엄마는 없다”…‘베이비박스’ 당신의 생각은?)를 통해 사정을 들어보니, 한 입양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고문을 받다가 탈출해 우리나라에 난민으로 정착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지르자 정부가 강제추방 명령을 내렸는데요. 범죄를 저지른 난민은 우리나라를 떠나도록 하는 게 맞을까요?” (2022.8.20. MBC뉴스,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00029_35744.html ) 서울 행정법원은 보편적 난민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댓글은 온통 이 난민 청년을 쫓아내야 한다는 주장으로 도
큰아이가 대뜸 ‘아부지! 라면 하나 끓여 줄까요?’라고 묻는다. 의아한 표정을 바라보는데, 아이는 나의 불안함을 느꼈는지 ‘나도 라면 끓일 줄 알아!’라고 먼저 답을 내놓는다. 평상시 창문을 닫아놓으라면 바깥 창문은 놔두고 안쪽 창문만 닫아놓고, TV 앞 빈 과자 봉지 치우라고 하면 동생이 먹은 과자 봉지는 골라서 그냥 놔두고 자기가 먹은 것만 겨우 쓰레기봉투 언저리에 올려놓은 아이이다. 그리고 귀찮은 것은 아빠를 부려먹을 줄 아는 영악한 아이이기도 하다. 그런 아이가 대뜸 라면을 끓여준다니 ‘이 아니 반가울 수가 있을까?’ 귀찮다
얼마 전 제주여자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재학시절에 있었던 학생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보고서 발표로 제주가 떠들썩했었다. 보고서 내용에는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폭언 등 학생 인권을 침해를 당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담겨 있었다. 비공식적인 보고서이기는 했지만 학생 인권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이런 것처럼 아직도 공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위 사례처럼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 인권침해를 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사인들이 있다. 그중에 심각한 사안 중 하나는 과중한 학업이라고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도정이 지난 1일 출범했다. 경선 때부터 눈에 띄었던 공약 중 ‘15분 도시 제주’ 가 새 도정의 핵심정책으로 발표되었다. 15분 도시와 같은 N분도시 정책은 작년 4·7 재·보궐 선거에서도 서울과 부산에서 등장했던 정책으로 토건이 핵심이었던 정책으로 비판받아 왔다.‘15분 도시’는 말 그대로 15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한 범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정하고 주민들이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도시를 의미한다.코로나19 팬데믹 시대와 기후 위기 속에서 대안 가능한 모델로 제시된 15분 도시
제주특별자치도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원회)의 위원장 포함 6명이 사퇴하였다. 사유는 제주도정이 인권위원회에 인권정책업무 시행에 관한 협력을 하지 않아, 인권위원회가 심의 자문할 수 없게 인권위원회를 운영했고, 인권침해 사건이 진정되었음에도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종결 처리함으로써 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 구제 책무도 원천 봉쇄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특별자치행정국은 해명자료를 내어, 기본계획으로 심의했으므로 다시 심의받을 수 없으며, 진정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구제받을 수 있고, 지역인권위는 조사 권한이 없다고 판단하여 자체 종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미군정기에 발생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이르기까지 7년여에 걸쳐 지속된,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국가기록원, 2003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라는 민간단체는 정부의 제주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가 역사를 날조해 군인을 학살자로 몰아 군에 대한 증오감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다. 연합회
1998년 아시아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하버드대 아마티아 센 교수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을 차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경제적 발전이란 풍요로움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누리는 실질적 자유가 확장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누구나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회야말로 진정으로 경제적인 발전을 이뤄낸 사회라는 뜻이다. 이런 사회를 이루려면 인간에 대한 권리의 박탈과 억압, 그리고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 모두가 풍요로움을 누릴 권리와 토대가 있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의 임기 첫날, 제주시청에서는 제2공항 백지화 도민결의대회가 열렸다. 제2공항 건설은 도민 의견을 따르겠다며 도민의견수렴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반대 의견이 더 높게 나왔으나 조속한 건설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원희룡 전 지사를 국토부장관으로 임명한 새 정권의 첫날이었다. 멋진 집회였다.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와 싸워내고 있는 주민, 제성마을 벚나무 벌목에 항의하는 주민,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막아내는 주민들이 들려준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거대 개발사업으로 마을주민들이 겪게 된 엄청난 갈등, 고향을 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