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결의대회 및 시민사회 문화제에 참석한 한 시민이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희훈.[김헌범 칼럼] 국민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는 막무가내식 국정화 추진국사책의 종북화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정말로 강행할 모양이다. 국민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 얼마 전엔 국회의 감시를 피해 국사편찬 준비에 예비비를 투입하는 꼼수를 쓴 게 들통 났다. 그러다가 그저께는 정부가 교육부 내 전담팀과는 별도로 지난 9월부터 국정화 추진을 위한 비밀 아지트라는 곳...
[김헌범 칼럼] ‘좋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 쪼개기’인가백기를 든 한국노총노동개혁안이 드디어 노사정 협상에서 전격 타결됐다. 이번 노동개혁에 대해 노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됐으나 의외로 협상이 싱겁게 끝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협상은 절차와 과정 그리고 내용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말이 협상이지 정부의 자세는 한마디로 노측에 백기를 들라고 윽박지르는 것에 다름없었다.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어렵고 중대한 문제니만큼 신중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거쳐 노동자들 전체의 자발적인 합의를 최대한 끌어내는 과...
[김헌범 칼럼] 다시 기승을 부리는 사대주의적 사고▲ 다문화 가정과 북한이탈주민을 비롯한 시민들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대형 시민태극기를 들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성호성대한 70주년 승전기념식참 무더운 올 여름.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조금이라도 식혀줄 한 줄기 비가 아쉽다. 꾸역꾸역 넘기는 삼복더위가 힘겹기만 하다. 그러는 사이 벌써 눈앞에 다가온 광복절이 70주년을 맞는단다. 70이라는 숫자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 금년 광복절은 이례적으로 특별연휴로 지정됐다. 축제분위기 조성에...
[김헌범 칼럼] “그놈아만 와 이리 좋게 됐노”원내대표 찍어내기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결국 물러났다. 국무회의 공개석상에서 ‘배신자’의 낙인이 찍힌 후 불과 13일만이다. 노한 대통령의 심기는 초입에 선 한 여름의 무더위를 일거에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백 육십 명의 콧대 높은 여당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그 분의 추상같은 영을 받들어 유 원내대표의 사퇴권고안을 가결시켰다. 윗분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이 남달라서 국회의원들이 된 것인지 자신들이 투표로 선출한 원내대표를 물러서게 하는데 표결이 아닌 박수로 결정했다. 무...
[김헌범 칼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비리정치인들의 눈물겨운 노력여당의 압승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설레발치던 야당의 기대와 달리 승리는 역시 ‘선거의 신’ 여당의 몫이었다. 무소속이 당선된 광주서구을이 야당의 텃밭임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은 모든 선거구에서 전승을 거둔 셈이다. 잔여임기가 일 년에 불과한 국회의원직이지만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던 선거였다. 그랬던 만큼 승리의 열매는 그분들에게 더욱 달콤했다. 청와대 및 여당인사들은 격한 기쁨을 감추려고 애썼지만 자신들도 모르게 입가...
[김헌범 칼럼] 강정마을에서 만난 두 노인 (2)삼보일배하는 오철근 선생문 신부와 헤어진 후 강정포구로 내려왔다. 포구로 가는 길에도 끝없는 철제울타리가 마을과 기지를 동서로 가르고 있었다. 돌담으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소로가 대부분인 우리고장의 여느 포구 길과는 사뭇 달랐다. 도로를 확장하고 있는 듯 길 양옆으로 파란 그물망 울타리가 쳐져 있었고 그 안에서 굴삭기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뒤집은 흙더미를 다지고 있었다.▲ 강정마을에서 만난 오철근 선생. ⓒ 제주의소리그때였다. 앞 차창 저 멀리 누군가 삼보일배하는 모습이 희미하...
[김헌범 칼럼] 강정마을에서 만난 두 노인 (1)강정마을을 가다4.3 기념일을 일주일 앞둔 어느 토요일 강정마을로 들어가는 도로는 여느 농촌 마을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방문 전 예상했던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강정의 거리는 분명히 차분한 느낌은 아니었다. 농촌의 마을 치고 거리를 오가는 차량들이 예상외로 많았다. 도로 양옆으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들과 팻말들이 시위대들을 대신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시위를 멈추고 예전의 일상이었던 농사일로 돌아간 것 같...
[김헌범 칼럼] 물고기 잡으러 산으로 올라가는 국정 운영시기 놓친 인사드디어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의 교체가 완료됐다. 정부와 청와대의 두 핵심 요직의 교체 필요성이 회자된 지 약 일 년, 대통령 임기가 5년임을 감안하면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그동안 현 정권이 세월호 참사와 비선의혹, 그리고 연말정산폭탄 등 결정적인 치명타를 맞고 휘청댈 때마다 ‘민심 돌리기’를 위한 타개책으로 점쳐져 왔던 게 대폭 개각이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그러나 만사에는 시기가 있다. “쇠는 뜨거울 때 두들기고...
[김헌범 칼럼] 국민들이 기꺼이 세금내고 싶은 국가부터 되라만만한 게 직장인드디어 매년 봉급쟁이들이 낸 세금을 정산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이전엔 연말정산은 언제나 봉급쟁이들에게 ‘13번째 봉급’ 혹은 ‘13월의 보너스’라 불리며 고달픈 생활에 드문 즐거움을 안겨줬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올해 연말정산은 오히려 ‘13월의 악몽’이 돼버렸다. 정부가 세금공제 방식을 새로 바꿨기 때문이다. 작년 초 정부와 국회가 예산타령하며 서로 맞장구치는 것부터가 수상했다. 그렇잖아도 엄청난 고물가 시대에도 직장인들의 월급...
[김헌범 칼럼] 올해의 사자성어지록위마21세기 초입도 훌쩍 넘어 2015년을 눈앞에 마주하고 있는 지금, 21세기 우리 정치판은 7, 80년대 개발도상국 정치로 회귀한 듯 하더니 급기야 한나라 말기 삼국지에서나 읽던 십상시 얘기가 화두가 됐다. 그것도 모자라서였을까. 시간적 감각의 어지러움을 채 가누기도 전에 대한민국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진나라 말기 환관 조고와 황제 호해 간 일화에서 유래된 지록위마를 선정했다. 알다시피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뜻한다. 높아도 아득히 높...
[김헌범 칼럼] 끝내 울리지 못한 종잠수사들이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오랜 시간 수중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다이빙벨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구조에 있어서 유용성 여부를 떠나 별다른 뾰족한 수단이 없었던 상황에서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구조당국은 300명이 넘는 실종자들의 죽음이 일촉즉발에 달려 있는데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골든타임 두 시간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다가 이제는 조류와 유속 등을 구실로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럼에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다이빙벨의 투입을 반대하는 구조당국의 태도는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넘어서 의...
[김헌범 칼럼] 뜻 깊은 사학공청회이례적으로 지루했던 늦여름의 비가 맑게 개이고 말끔한 초가을 하늘이 특별히 푸르고 높았던 날, 제주도 의원회관에서는 이날 날씨만큼이나 모처럼 뜻 깊은 공청회가 열렸다.지난주 목요일(9월 12일) 대학조례 개정을 위한 원탁회의 (원탁회의)가 열린 대회의실에는 십여 명의 토론자들을 제외하고도 사립대학 관계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방청객들이 회의실 뒤편에 마련된 방청석을 빈틈없이 채움...
[김헌범 칼럼]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민이 아빠의 특별한 만남사막에서 바늘을 찾은 기적8월 16일 한국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식이 열리던 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무개차가 광화문 광장을 가득 매운 엄청난 인파를 헤치며 시복식 미사 집전을 위한 제단으로 서서히 나아가고 있었다. 바로 그 때였다. 교황이 환호하는 수많은 관중 들 속에서 누군가를 보더니 갑자기 차를 멈춰 세웠다. 그가 이례적으로 차에서 내리고 몸소 다가
[김헌범 칼럼] 백건우 선생의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공연공연 시작 시간인 7시 30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공연장인 제7부두는 수백 명의 관객들이 중국 크루즈 유람선 승객들과 뒤섞여 공연장의 차분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더딘 공사 진척 때문인지 공연장 주변 선창가는 군데군데 잡초로 뒤덮인 공터들과 짓다만 건물공사장 때문인지 다소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웠다. 한 낮의 뜨거운 열기를 내뿜던 한 여름
[김헌범 칼럼] 사회적 약자 위해 ‘머리보다 가슴’으로 도정 펴길아름다운 승자와 패자지방선거의 대장정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이전의 여론조사와 같이 낙승을 거둔 원희룡 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제주 최초의 비관료출신 민선지사로서 드디어 진정한 민주지사의 시대가 열리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 또 신구범 후보에게도 오랜 절치부심의 세월을 거쳐 재선에 도전해 현저히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직한 뚝심을 보
[김헌범 칼럼] 비극을 대하는 기득권의 태도, '총체적 난관'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느 전직 여당의원은 “좋은 공부의 기회”라며 “꼭 불행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막말을 해서 그렇지 않아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에 염장을 질렀다. 또 슬픔에 절규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미개인으로 불렀던 부잣집 도련님의 철없는 한 마디도 그에 못지않았지만, 버릇없는 막내둥이의 허물에 대해 “바른 말이긴 ...
[김헌범 칼럼] 개인의 비리 아닌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결과4월의 노란 개나리 같았던 단원고 학생들을 태우고 꿈에서나 그리던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참사를 당한지 벌써 3주가 다 돼간다. 이 엄청난 비극에 예년 이맘때 지척에 가득했던 개나리들은 자신들의 환한 얼굴을 감히 내밀기가 못내 염치없는지 쉬이 보기 어렵고, 그렇다고 그들을 애써 찾기에는 우리들의 마음이 무겁다. 대신 기적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소망을 ...
“사랑하는 어머니 제주가 저를 불러주셨다”고?
광역단체의 수장 자리는 ‘마지못해 먹는 떡’이 아니다
언론들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