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신도 찾지 못하고 가묘를 만들어 모시다 2010년에 서울현충원에 모셔진 묘를 찾았어요. 어머니는 제대로 된 아버지 묘도 못 보고 고생만 하시다 일찍 돌아가셨죠. 제대로 된 아버지 묘라도 보고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전쟁으로 아버지와 이별하던 일곱살 소년은 벌써 팔순을 바라보는 노인이 됐다. 그 아들은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국가가 인정한 '보훈대상'을 받았지만 기쁨만큼 아쉬움도 크다. 70여년 전 전장에서 산화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채 40년전 일찍 눈을 감으신 어머니가 사무치도록 그립기 때문이다. “이런
1986년 1월20일 설립 등기를 마치며 첫 발을 뗀 ‘제주양돈축산업협동조합(이하 제주양돈농협)’. 올해 1월20일로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본점을 포함한 신용지점 8곳과 사료공장, 유전센터, 축산물종합유통센터(LPC), 육가공공장, 동물병원, 공동자원화공장 등 양돈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쉼없이 달려왔다.창립 기념일을 앞둬 제주양돈농협을 이끄는 고권진 조합장을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만나봤다. 고 조합장은 "지난 35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과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현재 전국 상위 10% 수준의 실적과
제8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문대림 이사장. 2019년 3월 취임해 올해로 취임 2주년을 맞고 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2021년 새해를 맞아 문 이사장의 소회와 각오를 들어보는 신년인터뷰를 가졌다. 예래휴양단지, 헬스케어타운, 영어교육도시,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등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은 굵직굵직한 제주도의 현안들 중심에 서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문대림 이사장은 새해에는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함께 이겨내고 도민 모두가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한다는 인사말을 시작으로, JDC가 제주도의 ‘바람
“아이 기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용감한 일이에요. 회피하지 않고 책임진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죠. 혼자 아이를 키우기에는 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미혼모 특화 정책들이 많이 생겨야 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히지 않고 끝까지 가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이연화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 中)# 제주 미혼모 지원정책 이대로 괜찮은가?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제주도 미혼 한부모는 2019년 기준 총 603명이며 미혼모 460명, 미혼부 143명으로 각각 76.3%, 23.7%다. 연령 별로는 미혼
편견과 왜곡의 시선. 대부분의 미혼모들은 이런 시선을 피해 기댈 곳 없는 외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가정도 사회도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곳은 드물기에 그들의 상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곪고 깊어진다. 모든 책임의 화살은 오롯이 미혼모들에게만 향한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워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기까지는 수 없는 고민을 거쳤다. 출산한 후 우리 사회에 녹아들어 자신과 아이를 위한 단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미혼모들이 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자신의 힘으로 자녀를 꿋꿋이 키우고 있는 미혼모들을 대면과 비대면 방식으로 만
“어느 언론 보도도 아이 아빠의 책임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았어요. 무차별적으로 아이 엄마만 벼랑 끝으로 내몰았죠. 엄마의 행위는 당연히 잘못입니다. 그래선 안되었고요. 다만 엄마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없을까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회 환경과 구조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스템이 잘 작동되는지 점검하고, 안 된다면 고쳐야죠.”(임애덕 애서원장 인터뷰 中)지난 10월 모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제주의 어느 미혼모의 신생아 거래 게시물은 제주뿐만 아니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까다로운
“매일 기도했어요. 내가 전 재산과 다름없는 돈을 내놓을 테니 이 만큼은 하고 죽게 해달라고. 내가 암에 걸리거나 이 세상에 없다면 기부조차 할 수 없으니, (기부를) 다 마치면 그때는 아파도 된다고. 어린 시절 고독하고 힘들었던 가슴앓이를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매일 조금씩 돈을 모아왔습니다.”자신이 살아온 가난과 고난을 후배들은 겪지 않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지난 10여년간 갖은 일을 하며 모은 5000만 원을 자신이 졸업한 모교 서귀포여중(3회 졸업생)에 기부한 이유순(71) 할머니. 이 할머니는 26일 모교
“제주는 호텔이나 관광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소방 관련 업무인력 양성기관이 없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 맞춤형 러닝팩토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 간 융합이 필요한 지금, 소방·전자·전기 융합 인재 양성으로 폴리텍대학이 제주 사회에 기여하고자 합니다.”23일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창의융합교육센터 러닝팩토리’ 개소식을 위해 제주를 찾은 이석행(62)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제주형 융합 인재 양성을 통해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흩어졌던 친지와 가족들이 모여 조상님께 정성껏 차례를 지내고 모처럼 떠들썩하게 보내는 민족의 명절 추석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뚜렷이 형성되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이지만 공항이며 시장이며 곳곳 풍경이 그래도 명절은 명절이다. 그러나 잠시 주변을 돌아보라. 명절이면 고향의 가족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지는 이들이 있다. 그리우면 찾아가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이들에게 명절은 마냥 즐거운 시간은 아니다. 자국의 내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이국
“내 진로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꿈이 없다면 천천히 찾아보세요. 제주더큰내일센터의 만만치 않은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면 모르는 새 성장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현실에 부딪혀 잊고 있던 자신의 꿈을 발견해가는 제주 청년들이 있다. 정형화된 교육의 틀 안에 갇혀 꿈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부족했던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제주더큰내일센터(이하 더큰내일센터) 탐나는인재.더큰내일센터를 통해 살아가는 법과 어떤 문제건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배웠다는 탐나는인재 1기 실습생 ‘한라
모두가 꿈을 꾸지만, 현실로 만드는 것은 녹록지 않다. 그 문제가 창업이라면 청년에게는 더 힘든 세상이다.창업을 위한 기발한 아이템이 있더라도 이끌어 갈 기반이 없는 청년들은 경험도 적고 대책 마련이 힘든 까닭에 내려놓기 일쑤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제 상황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전에 현실에 부딪혀 포기한다.이런 청년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보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주더큰내일센터(이하 더큰내일센터)가 운영하는 ‘탐나는인재’는 청년의 뒤편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제주의 고유 자원을 ‘손에 잡히는 가치
끝까지 꿈을 쫒는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끝까지 길을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미래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서 펼쳐내기는 어렵다. 우리사회 곳곳에서의 지표가 보여주듯 청년이 꿈을 갖는 것 조차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현실 장벽에 부딪힌 청년들은 자신의 한계를 규정한 채 일찌감치 꿈을 포기한다.그러나 청년들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청년들의 그 가능성을 믿고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제주더큰내일센터(이하 더큰내일센터)가 운영하는 ‘탐나는인재’는 도내 114개 기관·기업과 협약을 맺어 청년이 꿈을
사람은 섬이다. 우리네 인생도 크고 작은 섬들처럼 각자 섬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섬은 사람이 그립다. 사람도 섬이 그립다. 누구나 떠나려 하고 누구나 돌아오려 하지 않는 섬마을로 돌아온 청년이 있다. 고향 섬마을을 지키려 가족이 있는 섬으로 돌아간 20대 청년 집배원이다. 제주시 추자면 추자도우체국 소속 윤영빈(26) 씨다.그는 오늘도 하늘을 이고 바람을 끌어안고 바다를 일구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을 만나러 우편배달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섬 끝에서 끝으로 추자 곳곳을 누빈다. 가정의 달 5월,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고향 섬마을과 가
3일간의 첫 동행취재를 마쳤다. 높은 산 하나를 등반한 느낌이다. 새내기 기자의 첫 르포 취재라 보람도 컸지만 아쉬움도 컸다. 마침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혹은 전 국가적 재난 상태를 겪고 있는 터라,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한 택배노동 현장을 생생히 전하기엔 아직 경험도 지식도 관점도 여실히 부족했기 때문이다.3일간 동행했던 택배노동자 취재는 우선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다. 가만히 차에 앉아 인터뷰를 나누는 게 아니라 물건을 싣고 내리고 배송하는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3일간 2명의 택배 노동자와 함께하는 동안 수없이 4~5
동행취재 삼일 째. 오늘은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이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회 교육선전부장을 맡고 있는 김기홍(39) 씨와 동행하기로 했다.오전 7시. 제주문예회관 인근에서 김기홍 씨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다. 약속에 늦지 않으려고 평소보다 이른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분주하게 챙기고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기자가 도착해보니 기홍 씨는 이미 배송을 시작한 상태였다. 며칠 전 전화통화로 미리 간단한 인사를 나눈 사이였으나, 첫 대면에서 제대로 인사 나눌 여유도 없이 기자도 배송업무에 바로 합류했다.기홍 씨는 제주시 일도2
오전 8시, 전날 배송차량에 미리 실어놓은 물건을 배송 순서에 맞게 분주하게 재정리를 마치자 마자 배송 현장으로 출발하기 위해 배송트럭에 올랐다. 다시 고된 하루의 시작이다. "보통 이 시간이면 대부분의 택배노동자들이 배달을 시작합니다. 조금만 늦어져도 하루 배송에 차질이 생깁니다. 특히 시장 안에는 더 늦어지면 차를 세우기도 힘들고 오가는 사람도 많아 아침 일찍 배달해야 합니다. 자, 가시죠!"택배노동자 김지환(43) 씨와 동행하기로 한 날이다. 코로나19로 제주에서도 1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라 마스크를 단단히 챙기기는 했
“제주 생활이 좋지만, 지금처럼 한국 명절이 되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음식이 생각나요”겨울방학을 맞은 제주대학교 교정은 조용하다. 그중에서도 기숙사는 적막하기까지 하다. 설 명절을 사흘 앞두고 찾아간 기숙사의 저녁 풍경은 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라 매우 한산했다. 그러나 설 명절에도 기숙사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있었다. 몇몇 학생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여 얼른 걸음을 옮겼다. 어깨 넘어 들려오는 그들의 언어는 달랐다. 저 이역만리에서 넘어온 외국인 유학생들이었다. 그들은 명절에도 자신들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
"아버지 어머니가 제주 분이시니 저희가 아무리 멀리 살아도 당연히 제주가 저희 자매의 고향이지요"제주를 뿌리로 삼고 제주의 혼을 마음으로 느끼며 머나먼 미국 땅에서 생활하다 고향을 찾아온 이들이 있다. 유년시절,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해 미국사회의 당당한 주류 구성원으로 성장한 그들의 성공스토리 뒤에는 '제주인'이라는 긍지와 도전정신이 DNA처럼 흐르고 있었다. 제주출신인 부모님 밑에서 각각 만 8살, 7살 때인 1980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아나타샤 김(48)과 애니스 김(47)을 6일 저녁 제주시내 한 카페에서 만나 그
아시아의 동쪽 끝자락 한반도의 제주 섬에서 출발, 자전거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빈 지 꼬박 10년. 벌써 지구의 약 반 바퀴를 돌았지만 그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주에서 출발해 지구촌 70여개 국가를 자전거와 함께 누벼온 김수운(65) 씨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앞만 보고 내달렸던 젊은 날, 일궈왔던 사업을 확장하며 나름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강은 뒷전이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자신의 몸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고 나서야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건강을 챙기기 위해 지인
"이 땅에서 진실을 묻는 것은 금기처럼 여겨져 왔습니다"밀양 송전탑, 쌍용자동차, 강정 마을…. 도법스님은 그동안 사회 도처의 '문제적 현장'을 누벼왔다. 그는 어떤 갈등 현장이든 사람들이 둘로 나뉘어 있다고 했다."어딜 가도 찬성과 반대, 이쪽 아니면 저쪽이에요. 결국은 어떤 문제든 목소리 크고 힘센 쪽이 아닌 쪽을 끌고 갑니다. 그러면 다시 진 쪽에선 힘을 기르고 그렇게 다시 대결하면서 소모적인 분열이 반복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