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돌문화공원 조성 핵심 주제는 ‘설문대할망신화’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주제로 첫 기획안을 내놓았을 때, 이해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일각에선 할망 아들들이 아니라고 사방에서 헐뜯기가 일쑤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세찬 마(魔)파람이 잘 날이 없었다. 산전수전 겪다보니 어느새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협약기간은 향후 2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건강상 그때까지 버틸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년 기간 중 절반 세월은 협약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허송세월만 보냈던 것이
4월 23일은 독서, 출판, 저작권 보호의 촉진을 목적으로 UN 교육·과학·문화 기구인 유네스코가 1995년에 제정해 199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세계 책의 날(World Book Day)’이다. 유네스코는 세계 책의 날을 통해 독서와 저술, 이와 밀접히 연관된 저작권의 증진에 기여하면서 책의 창조적, 산업적, 정책적, 국내적, 국제적 측면 등 다양한 면모를 끌어내는 데 힘쓰고 있다. ‘세계 책의 날’이 4월 23일로 결정된 것은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 축제일인 '세인트 조지의 날(St. Geor
제주연극협회에 가입할 때까지 오랜 세월이 흘러야만 했다. 가입 극단으로서 올해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는 기실 오랜만에 (1986년과 1987년 당시 소리 극단의 명칭으로 참여 이후) 얻은 자격으로 대극장 무대에 서는 뿌듯함도 없지는 않았다. 예선대회는 본인이 대표로 있는 극단 파노가리(판, 오가리)를 비롯해 총 세 극단의 열띤 경합이었다. 이전 양방전(兩方戰)에서 파노가리가 더해졌으니, 삼방전이 됐다는 것도 작은 변화다. 대회를 치르면서 변화라고 느낀 것이 있다면 심사위원들의 노령화다. 이전에 비해 너무 뚜렷하게 원로 심사위원이
독서 그리고 공부이른 새벽 도서 열람권을 사기위해 도서관 철문도 안 열린 상태에서 앞다퉈 장시간 열을 지어 자리를 지키다 일부는 담을 넘는 새치기 사례도 있었다, 긴 앞줄로 인해 표는 마감되고, 결국 입장하지 못해 어쩌다 빈자리가 생겨 좌석권을 얻으면 기쁜 함박꽃 표정을 짓던 기억에 입가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1970년대 도서관 입장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풍경이다.당시에는 도서관이 다양한 장서가 갖춰지지 않아 도서대여보다는 시험공부등 한정된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시내 도서관을 찿았던 학생들이 대부분이던 옛 추억인 것이다.지금도 도
중앙정부는 지난해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표방하고 보장성 강화대책ㆍ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ㆍ치매국가책임제 추진계획 등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올해는 복지전달체계 패러다임의 혁신이라고 일컬어지는 커뮤니티케어 사업과 더불어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위해 사회서비스원 설립 시범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지방정부도 국가 기조에 발 맞춰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 및 사업들을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
"정말 재미없었어요!" 아이들의 일갈에 귀를 기울이며3년 전의 일이다. 서귀포의 한 도서관으로부터 '어린이를 위한 제주4.3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제주4.3을 소재로 다룬 유명한 그림책 (평화를품은책)을 읽고, 그 외에 제주도에 관한 몇몇 그림책을 골라서 수업을 준비했다. 서귀포 지역 초등학교에 다니는 3~6학년 어린이들은 표정으로 이미 대답을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업이 마무리될 즈음에는 마치 들고일어날 것 같은 기세였다. "수업이 재미 없었지?"하는 자신 없는 물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이며, 세계사”임을 알리는 문화운동이 제주도를 넘어 전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도 4월12일까지 제주자료실에서 ‘제주 4.3추념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4.3관련 도서와 사진작가 김기삼씨의 ‘사진으로 보는 4.3 진상규명운동’ 전시 사진 중 제주대 학생들의 활동사진, 제주작가회의 작가들의 4.3 관련 시를 캘리그라피한 바우솔 작가의 작품이 선보인다. 또한 4.3평화재단의 ‘평화와 인권’ 영상 상영과 제주대학교 동아리 ‘칼그림패’의 그림 등 다양한
‘청정 제주’가 쓰레기 불법 수출 사태로 국제적으로 위신이 크게 손상됐다. 해외로 수출된 불법 쓰레기 사태를 보면서 ‘나 자신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나’라고 자문해 본다. 편리성을 지향해 온 현대사회에서 나 또한 좀 더 편리함을 추구해 왔다. 값이 싼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포장지 등으로 많은 것을 해결해 왔다.하지만 편리해진 일회용 포장 서비스들이 난무하는 생활양식에서 금방 금방 쌓여가는 집안 쓰레기, 넘쳐나는 아파트단지 쓰레기 수거함을 볼 때마다 일회용의 순간적 편리성은 더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저의 어머니는 제주4.3 광풍이 한창 몰아치던 1949년 5월14일 유복자로 태어나셨다.제주4.3에 대한 본격적인 진압명령이 떨어진 1948년 11월, 그 해 음력 11월5일 제주도 남원면 태흥리에 사시던 저의 외할아버지께서 “나무하러 가야한다”는 경찰의 소집명령을 받고 행방불명 되셨기 때문이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외할아버지께서는 당시 국군 제2연대 1대대 6중대 주둔지였던 서귀포초등학교 인근 정방폭포에서 군인과 경찰의 고문과 구타로 학살 당하셨다.경찰의 소집명령으로 나무하러 산으로 올라갔다가 빨갱이 취급을 받아 체포된 후
제주돌문화공원은 공원의 명칭으로 인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이 간혹 발생한다. 최근에는 ‘돌문화공원이라면 돌에만 매달리면 된다’는 제목의 기획 기사가 모 신문에 발표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어, 도민들에게 이를 바로 알릴 의무가 있어 이 글을 쓴다. 먼저 돌문화공원은 어떠한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조성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면 1999년 1월 19일 체결한 제주종합문화공원조성사업 협약서를 보면 알 수 있다. ‘21세기 문화의 세기를 앞두고 제주 특유의 돌과 민속자료 등을 집대성한 세계수준의 종합문화관광단지를 조성, 지역 문화예술진흥을
임중도원(任重道遠),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의 임무를 지난 3월 7일 시작했다. 현안을 살피기 시작하니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이 그야말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임무는 막중한데 갈 길은 멀다. 취임 즈음 두 가지 원칙을 세우고 다짐했다. 제주의 발전을 위해서 제주도와 JDC의 무거운 현안들에 대해 제주도정과 함께 협력하고 해결해 나가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 제주 지역의 발전이 더 큰 발전으로 이어져 국가 발전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지금 JDC 앞에는 당면한 문제들이
[기고] 고상희 서귀포시 관광진흥팀장 봄비가 내린 후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지난 몇일 우리를 괴롭히던 초미세먼지는 어디 간데 없고 봄 햇살이 아지랑이로 피어 오르는 화창한 날이다. 자동으로 어릴 적 부르던 동요 “아지랑이 아롱아롱 푸른 벌판에 꽃보라 흩날리며 오는 꽃수레...”라는 '노래하는 봄'을 자주 흥얼 거리게 된다. 그리고,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입학하던 3월 봄날! 선배들이 축하한다고꽂아준 노란 프리지아의 시작을 알리는 설렘도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3월의 봄은 항상 희망과 설렘을 주는 것 같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에서
겨울의 끝자락과 싱그러운 초봄이 겹치는 요즘, 제주목 관아 경내에는 툭툭 터지는 홍매화 꽃망울이 내방객들의 눈길을 붙잡고 발걸음을 머물게 합니다. 경칩을 지나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음을 느낍니다. 벌 나비들의 날개짓을 부르는 홍매의 향기에 취할 듯 풍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끊이지 않는 뭇새들의 지저귐도 사랑 노래처럼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관아 건물들과 어우러지는 자연의 모습과 고색창연한 제주 전통문화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제주목 관아는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이어진 발굴조사를 통해 외대문, 중대문, 홍화각, 애매헌,
“기사님, 혹시 제주4.3을 아세요?”“네? 그게 뭔데요?”“8.15광복 후 제주도에서 3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된 사건이 있었는데…?”“아,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런 큰 사건을 내가 왜 모르지….”얼마 전 필자가 서울에 갔다가 택시기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사실 택시기사처럼 4.3에 대한 다른 지역 사람들의 인식 수준은 극히 제한적이다.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도올 김용옥 선생은 “4.3은 알면 알수록 대단한 사건이며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4.3을 통해 재정립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4.3을 “해방 후 좌우대립 이념 혼란기에 친
양석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주지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분회장제주특별자치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혼자서 이동이 힘들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이나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교통약자의 권익보호와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제주도는 지난 2006년도에 전국 최초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를 제정하고 이동지원센터 설립 등을 명문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교통약지이동지원센터가 설립되었고, 제주도정으로부터 교통약자이동지원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가보안법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길지 않은 생을 살다 간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가 고향인 고(故) 홍제화(1953년 5월26일생, 65세 별세)의 동생 홍제선입니다.정부 진실·화해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2010년 7월6일에 소위 ‘홍제화 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 조작 의혹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2019년 2월21일 제주지방법원에서도 국가보안법 위반 재심결정이 개시돼 남은 가족들은 그간 겪은 고통과 인고의 세월을 생각하면 눈물이 하염없이 앞을 가리지만, 비록 아직 일부이더라도 진실이 밝혀지고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
지난 해 4월 신규 임용되어 영천동 주민센터로 발령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1년이 돼 간다. 공직에 들어 와 일상생활이나 학창시절에서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민원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제 삶의 지혜를 쌓아 가고 있으며 이러한 지혜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친절’이 아닌가 생각된다.친절이라는 단어의 순수한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라고 돼 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말의 의미와는 달리 몸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감정이나 태도라는 것이 항
양영진(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노동조합 위원장) 최근 도내 이주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인한 폐기물 발생량 급증으로 쓰레기 처리문제가 심각하다. 행정도 쓰레기 처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한계상황에 처한 북부소각장 대용으로 동복리에 신설 소각장을 건설중이고 올해 11월이면 가동예정이며, 신설 소각장이 가동되면 현재 운영중인 북부소각장은 향후 폐쇄할 예정이다.문제는 신설소각장의 가동시점과 현재 운영중인 북부소각장 폐쇄시점의 차이에서 오는 고용문제에 대해 행정이 이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부소각장이 향후 폐쇄 예정이기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도 많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잘 모르거나 ‘착한 일을 하는 가난한 단체’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기업은 취약 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주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책임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반기업과 구분된다.미국 뉴욕의 그레이스톤 베이커리, 영국의 빅이슈, 하우징 워크,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회적 기업들이다.“우리는 브라우니를 만들기 위해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브라우니를 만든다”라는 그
사람이 살면서 가끔 느끼는 거지만 안경을 잃어버렸을 때 가장 답답하다. 뭔가 보여야 하지...하는 조바심이 그것이다. 이 말의 뜻은 우리는 어떤 대상을 보게 되면 더 정확하게 보려고 안경을 찾게 되고 그것을 보고난 뒤에는 난독증을 해결한 사람마냥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차피 호기심의 동물이다.法性偈(법성게)의 '一微塵中 含十方'(일미진중 함시방)으로 본다면 세상의 가장 작은 것의 티끌이지만, 그것도 알고 보면 우주 대자연의 상생의 출발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티끌이고 우주의 별빛이고 알고 보면 에너지끼리 뭉쳐진 하나의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