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시전 제주도재향경우회 동부경찰서 지회 사무국장. 게스트하우스 투숙, 여성 관광객 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인생의 청춘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저버린 안타까운 죽음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경찰이 초동수사만 잘 했으면 더 빨리 범인을 잡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라는 지적이 여럿 있었는데 30년 이상 경찰에 몸 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느낀 소회를 몇 자 적어 볼까 한다. 경찰의 초동수사는 「긴급출동 요청을 받고 신속히 현장에 출동하여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며」...
[기고] 제주신용보증재단 회생지원부 고호범 부장 초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예고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 대출규제 강화, 부동산 경기 침체,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에 적색등이 켜졌다. 최근 몇 년간 제주는 외국인 관광객과 이주민 증가, 부동산 경기 활황 등으로 2011년 이후 매년 5%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성실히 사업을 운영한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우 매출 감소로 폐업이 잇따르고, 폐업을 하지 않고 버티는 자영업자들은 생...
전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장애인 선수들에게 꿈과 같은 대회이지만 이런 대회 참가를 꿈꾸는 제주도내 장애학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2018 JDC 장애학생우수선수 해외 연수’를 실시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오사카시에 있는 마이시마장애인스포츠센터와 나가이장애인스포츠센터였다. 오사카시에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센터가 두 곳이나 있다는 부분과 매년 이곳을 방문하는 연인원이 각각 26만명과 37만명으로 장애인체육이 활성화...
[특별기고] 올 겨울 제주에는 많은 눈이 내렸다.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제주의 들녘은 곳곳에 하얀 눈으로 덮여있고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추우면 활동량이 적어지고 밖으로 나오는 것도 힘들게 느껴진다. 아직 계절은 겨울이지만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우리들 맘속의 ‘겨울’만이라도 먼저 벗어 던져 버리는 것은 어떨까? 최근 도시 생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도시에서는 경험 할 수 없는 여유와 자연이 주는 힘은 도시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잊게 해준다. 걷기, 달리기, 캠핑 등 아웃도어...
밝고 아름다운 것만 예술이 아니다. 우울하고 처절한 서글픔은 깊은 성찰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재일제주인 故 송영옥 화백의 상당수 작품에는 짙은 어두움이 느껴진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평생을 방황하듯 살아온 경계인의 색이 묻어났기 때문일까. 송영옥 탄생 100주년인 올해, 그의 고향인 제주에선 자이니치 디아스포라로 살았던 그의 분노·절규를 기억하기 위해 제주도립미술관에서 2월 25일까지 그의 특별전을 마련했다. 버거운 역사의 무게를 온 몸으로 견뎌온 송영옥의 일생과 예술세계. 누구보다 거기에 천착해온...
밝고 아름다운 것만 예술이 아니다. 우울하고 처절한 서글픔은 가슴 깊은 곳에 있는 감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재일제주인 화가 송영옥의 상당수 작품을 보면 어두움이 느껴진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평생을 방황하듯 살아온 경계인의 색이 묻어났기 때문일까. 송영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주도립미술관에서 그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버거운 역사의 무게를 온 몸으로 견뎌온 송영옥의 일생, 예술세계를 김복기 교수 경기대 교수(아트인컬쳐 대표)를 통해 만나보자. 는 송영옥을 조명한 김 교수의 글을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0년 사이에 엄청난 위기와 변화를 겪었다. 2008년 리먼 쇼크, 2000년대 후반 초 엔고현상, 2010년 1000만대 리콜, 2011년 동경 대지진과 같은 메가톤급 위기가 있었지만 거뜬히 이겨내고 다시 재기했다. 도요타의 경영자는 아키오 사장이다. 그는 창업자 기이치로의 손자다. 2010년 2월 24일 아키오 사장은 미국 의회 청문회장에 불려나가 울먹이며 사과했다. 도요타가 일으킨 사상 초유의 1000만대 리콜에 대한 미국 국회의원들의 추궁에 그가 눈물을 보이며 사죄한 장면이다. 그 장면을 지켜 본 세...
기록적인 걱정과 기록적인 폭설 / 강정태 시민기자 “혹시, 눈 무게를 아세요?” “네. 잘 알죠. 300평(900㎡)에 1cm가 쌓이면 3톤입니다.” 우리동네 비닐하우스가 무너진 날이었다. 전화로 물어보자 제주도 공무원이 알려줬다. 걱정이 됐다. 농장 비닐하우스에 올라가 눈 속에 발을 집어넣었다. 어림짐작으로도 40cm는 넘었다. 그 공무원이 알려준 공식으로 계산했다. 초등학교 4학년 올라가는 우리 조카도 금방 풀 정도로 쉬웠다. 공무원은 그렇게 잘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 농사 경력 40여년인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기고] 정영헌 서귀포시 성산읍장 지금도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2.8일 8시 예보에 없던 제주도 전역에 기습적인 대설주의보가 발효 되었다. 2.3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6일간 성산읍 적설량 누계 44.7cm로 유례없는 폭설이다. 2016년 1월 23일 ∼ 24일 내린 눈으로 무가온 과수류, 월동 무, 미수확 노지감귤 등 많은 피해를 주었던 성산읍 적설량은 14cm이다. 이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기록적인 폭설에 도로 제설작업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읍민들에 불편을 해...
[기고] 윤승언 제주도 4·3지원과장. 지난 2000년 제정된 4·3특별법 제1조에 따르면 “제주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 사건과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줌으로서 인권신장과 민주발전 및 국민화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지난 70년간 제주4·3사건은 연좌제의 시퍼런 서슬 아래 숨죽이며 침묵해야만 했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인과 4·3유족들은 좌절하지 않고 매번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중앙 정부와 정치권에 4·3문제 해결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한...
환경은 생명과 직결되기에 그 소중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왜, 공해인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것일까? 특히 작년 뜨거운 여름, 왜! 축산분뇨를 용암 동굴에 무단 폐기해 지하수 오염을 일으키는 범죄를 저질러 제주를 들썩이게 하며, 분노케 했을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경제학 용어 중에 외부성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한 사람의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이득이나 손해를 가져다 주는데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지불하지도 않는 것을 말한다. 특히 ‘해로운 외부성 즉 외부비경제’는 손해를 끼...
이렇게 묻는 이들이 있다. “지난 시간을 기억하시나요?”, “지난날을 추억하고 계신가요?” 얼핏 들으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기억과 추억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도 다르다. 국어사전에는 기억을 ‘과거의 것들을 머릿속에 새겨 두어 보존하는 것’이라고 하고, 추억은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이라고 정의한다. 기억이 세밀화라면 추억은 풍경화다. 세세한 것을 새겨두는 것이 기억이라면 멀리에서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추억이다. 제주도는 많은 이들에게 풍경화의 공간, 즉 추억의 장소이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이었다. 집에서 3㎞ 떨어진 외가까지 경운기를 타고 제사 먹으러 다니던 때가 지금도 생각난다. 입대를 앞두고는 과수원에서 일하며 경운기 운전을 혼자 배웠다. 느리지만 만능에다가 나에겐 추억이 서린 경운기다. 하지만, 경찰 입문 후 경운기로 인한 사고현장을 접할 때마다 섬짓한 기분은 늘 나를 짓눌렀다. 대형사고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경운기로 인한 인사사고는 모두 18건으로 그 중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년 대비 사망사고가 3건이나 증가했다. 필자도 경운기에 의한 사고를 여러 차례 경험할 정...
우리 제주에만 보더라도 2014년 기준, ‘가구수 대비 주택수’의 가구당 대비 주택보급률이 111%나 되는데, 자가 주택보유율은 56%에 불과했다. 나머지 40여%의 가구는 월세든, 전세든, 사글세든 집을 빌려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 가구가 집을 몇 채씩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주택공급이 많으면 주택가격이 내려가야 할 텐데, 오히려 소득이 오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르니 참 난감한 노릇이다. 소위 수요와 공급법칙이 적용이 안 되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분양 주택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하는데도, 주택가격은 내...
요즘 원도심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들이 무척이나 높아졌다. 개발보다는 적은 예산으로 자원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시작한 도시재생대학 과정, 원도심 해설사 과정, 공감마이크 오븐 등 여러 행사들이 지속적으로 열리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아쉬움이 있다면 주민들의 요구가 아직도 미해결로 남겨진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민과 소통하는 ‘공감마이크 오븐’이란 행사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요구사항을 반복하게 만들지 말고, 사전에 주민의 요구사항과 그에 대한...
2004년 12월 눈발 날리던 때 제주(건널 濟,고을 州)로 건너왔다. 새해가 만 13번 째 지났고, 이번 무술년은 그 유명한 1958년생 나의 개띠해다. 지난주에 제주도관광협회에서 임기제 회장을 새로 선출하기 위한 선관위를 구성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2월 18일 홍명표 전 회장님의 사임으로 치러진 보궐선거 이후 김영진 현 협회장과 7년 동안 두 번의 결전(?)이 있었다. 2015년 두 번째 선거에서는 1000만 관광객이 찾을 때였는데, 나는 천만 명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가서 질적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
초겨울의 세찬 바람이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제주는 바람의 섬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제주에 몰아닥치는 바람은 기압골의 형성과 해수 수온의 영향이 클테지만 제주섬의 중심, 해발 1950m 한라산 앞에서 더 북상하지 못한 채 일본쪽으로 꺾이는 현상이 많은 점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닙니다. 제주섬의 존재 자체로서 바람으로 인한 육지부 피해를 저감시킨다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도 그렇습니다. 6.25는 제주도, 도민과 뗄래야 뗄 수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1...
새벽4시. 눈꺼풀이 무거워서 떠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밤에 아내가 준비해 준 등산복을 주섬주섬 차려입고 한라산 윗세오름으로 향했다. 제주를 지켜내고, 제주인들의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설문대 할머니를 상징하기도 하고 제주 여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따뜻할 때는 온화하고 포근하기 그지없지만, 화가 날 때 면 거칠기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나는 좀 큰 규모의 행사를 해야 할 때에는 어김없이 한라산을 찾아서 지극한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한라산에 염원을 해본다. 야외에서 하는 ...
날이 많이 춥다. 눈발이 날리고 바람도 많이 분다. 1만 8000 신들의 고향이라 일컬어지는 제주. 그 중 바람을 관장하는 ‘영등’은 제주 사람들에게 풍요(축복)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오랜 세월 제주인의 삶과 함께해 왔다. 태초부터 제주의 사람들과 함께해온 제주의 바람(Wind)은 관악(Wind)과 음을 같이 한다. 제주 곳곳에 퍼져있는 제주의 보물 ‘오름’의 분화구는 관악기의 나팔부분과 무척 닮아있다. 또한 ‘호오이’ 소리를 내며 삶의 숨을 뱉어내는 해녀의 ‘숨비소리’는 사람의 숨결로 빚어내는 관악의 선율과 절묘하게 맞닿아 있...
[기고] 김호성 제주도 행정동우회장 문재인 정부는 개헌과 자치분권 로드맵을 선언하였다. 개헌의 기본골격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의 변화와 기본권과 선거제도와 자치분권이다. 개헌이나 기본권이나 지방분권국가 어느 것 할 것 없이 국민들의 깊은 관심사항이다. 당연히 실시하여야 하고 환영한다. 그러나 제주도민으로서 더 큰 관심사항은 지치분권 개혁과제에 제주특별자치도의 명운이 걸려있다는 것이다. 자치분권의 방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국 17개 시도를 보편적 지방분권 국가로 만들고 정부와 지방정부간 자치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