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쓴풀.ⓒ김민수 제주에는 화산의 폭발로 생긴 오름이 368개나 된다고 합니다. 일년 365일보다 세 개가 많은 오름들 마다 각기 다른 곡선미를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생도 다릅니다. 그래서 대략 어느 오름에 언제쯤 올라야 어떤 꽃을 볼 수 있는지를 가늠하면서 오름에 피어있는 꽃들을 찾아 여행을 합니다.어떤 꽃이 필 무렵이 되면 그 오름을 찾아갑니다
꽃들 중에는 이름도 못생긴데다가 작아서 서러운 꽃도 있습니다. 작아서 그 서러움을 이겨내고 싶은 마음에 옹기종기 모여보았지만 여전히 작아서 서러운 꽃이 있습니다. 꽃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 만난 유럽 원산의 2년초 '개자리'라는 꽃이 그랬습니다. '자리'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의하면 어떤 대상이 차지하거나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합니다. 식물의 경우에는 '개
▲ ⓒ김민수 다랑쉬오름이 하얀 눈으로 새단장을 했습니다.4.3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오름의 맹좌로 우뚝 서있는 오름에 오르면 그 어딘가에서 마음졸이며 모진 삶을 살아갔던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내가 걸어가며 남기는 그 발자국 아래 이미 지워진 또 다른 발자국들의 무게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하여 한 걸음을 뛰는 것 초자 무겁게 느껴
▲ 장래의 꿈이 피아노선생님인 하은이. 그 꿈이 이뤄지길….ⓒ김민수 '2004 나만의 특종'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10대 뉴스로 정리를 하기에 아쉬울 정도로 많은 특종(?)들이 있었습니다. 나만의 특종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마이뉴스'가 있었고, 제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제주의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가 있었습니다.한 해를 얼마 남겨두지 않는 시
▲ 흰달개비.ⓒ김민수 달개비 또는 닭의장풀과 친척간에 있는 꽃이니 닭의장풀의 꽃말 '짧은 즐거움'을 붙여주어도 될 듯한 꽃이 5월의 끝자락을 붙잡고 피었다.이 꽃의 사연은 이렇다.어느 지인의 집에 놀러갔다 돌아오는 길 화단에 하얀 달개비가 피어있었다. 나는 한 번에 많이 얻어오는 것보다 아주 조금 얻어와서 퍼뜨리는 것을 좋아하고, 달개비의 생명력에 대해서는
하얀 크레파스로는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어린 시절 나는 하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래서 크레파스 중에서 가장 키가 큰 것은 늘 하얀 크레파스였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이 자랐을 때에는 검은 도화지에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하얀 크레파스도 다른 크레파스와 비슷한 키가 되었다. 거기서
우리 주변에 있는 식물들 중에 독성을 가진 것들은 얼마나 될까?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식물들도 있지만 잘 다스려 먹으면 모두가 귀한 먹을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현대의학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각종 병들을 다스리는 약효를 간직하고 있는 식물들이 지천이다. 우리가 흔히 잡초라고 하는 것들 속에 밝혀지지 않는 수많은 효용가치들을 따져보기도 전에 천덕꾸러기처럼 취급받
꽃들 중에는 이름이 별로 예쁘지 않은 꽃들이 있다. 어떤 꽃은 예쁘지 않은 이름을 넘어서서 불경스러운 듯한 느낌을 주는 꽃들도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애써 예쁜 이름으로 불러 주자고도 하지만 그냥 그 못 생긴 이름 그대로가 더 정감이 간다.이런 이름도 다 그 꽃의 특성을 따라 지어진 이름인 것을 보면 당사자들은 '하필이면 이런 이름?'할지 모르겠지만 그
예쁜 꽃은 '가시'를 가지고 있다고 했던가?사랑을 고백하는 청춘남녀에게 사랑을 받는 장미도 가시를 달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예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내었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가시'의 존재가 애초에 남을 찌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니 마음이 여려서 상처를 받을 때면 내 안에도 저런 가시 하나쯤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바다에 피는 꽃들 중에는 바다를 뜻하는 '갯'자가 붙은 꽃들이 많다. '갯'자를 얻으려면 척박한 해안가의 바위틈이나 모래밭의 목마름을 감수해야 한다. 넓고 깊은 바다의 마음을 닮으려면 때로는 광풍에 뒤집어지는 풍랑의 바다도 맞이할 줄 알아야 하고, 해일에 바닷물을 뒤집어쓰고 온 몸이 저려지는 상처도 넉넉히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견디지 못해 죽음을
제주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그 해 겨울에 있었던 일입니다.아직은 제주의 들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던 때였고 그저 들판을 거닐고 바다의 바위에 올라 파도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해 할 즈음이었습니다. 제주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어색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찬바람이 제법 부는 그 날 종달리 바다에 나가 우도가 한 눈에
10. 땅채송화-땅에서 하늘의 별처럼 빛난다꽃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미궁에 빠져드는 것과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 꽃이 그 꽃 같은데 다른 꽃이고, 한 종에도 수십 가지 종류의 꽃들이 있는 것도 있으니 '이젠 그냥 꽃이라고만 불러주자'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그런데 그럴 때마다 '그 꽃의 이름을 불러주면 그 꽃이 얼마나 좋아하는데'하는
섬잔대는 한라산 능선 가까이에서 자라는 제주도 특산식물입니다. 잔대보다는 키가 작고 그 빛깔이 더 진한 것이 특징입니다. ▲ ⓒ김민수 잔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더덕을 알면서부터입니다.청년시절 지리산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의 일입니다. 식당들마다 '더덕구이'라는 메뉴가 단골처럼 있었는데 진한 더덕의 향을 좋아했던 나는 호주머니가 풍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꽃과 어울리는 것을 나열하라고 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상위에 등장하는 곤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순간 '나비'를 떠올린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꽃과 곤충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공생공존의 관계인데 그 중에서도 나비처럼 꽃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곤충은 드문 것 같습니다.꽃사진을 찍다보면 곤충들이 어우러지면 더 아름답기때문에 한참
가을 들판에 서면 억새가 무성합니다.그 억새풀의 큰 키를 훌쩍 넘어서 간혹 보랏빛을로 피어나는 꽃이 있는데 모양새는 가시엉겅퀴를 닮았지만 이파리에도 몸에도 가시가 없는 꽃이 있습니다. 그런 꽃을 만나셨다면 '산비장이'라고 이름을 불러주시면 거의 틀림없을 것입니다. ▲ ⓒ김민수 가시엉겅퀴가 제주에는 많습니다.가시엉겅퀴는 봄형과 가을형이 있는데 가을형은 때때로
꽃 이름 중에는 꽃의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가진 꽃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대부분이 이파리의 모양이나 뿌리, 열매 또는 약효에 따라서 그 이름이 붙여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질풀의 경우는 약효에 따라서 지어진 이름인 셈이죠.'이질(痢疾)'은 빈번한 설사와 발열, 복통을 유발하는 증상입니다. 그리고 전염병이기에 그렇게 달갑지 않는 병이죠. 이 병에
제주의 해안선이나 모래밭을 걷다보면 뜨거운 여름철부터 가을까지 노란 꽃잎을 땅에 바짝 붙이고 피어나는 양지꽃을 닮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딱딱해진 흙이 많은 길가에도 탐스럽게 피어있는 꽃인데 그 이름은 '딱지꽃'이랍니다.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딱지의 형상을 꽃에서 본 것이지요.딱지는 땅에 쫙 붙어있어야 잘 뒤집어지지 않습니다. 딱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일대의 농민들이 잇단 기습폭우로 인해 시름에 빠져있다.지난 6월에는 마른장마가 이어져 구좌읍의 주작물인 당근파종을 하지 못했고, 발아율도 20%를 웃도는 정도였다.가까스로 8월 초 간헐적인 소낙비로 재파종을 했고 요즘 가까스로 싹을 내었으나 기습폭우로 인해 농경지가 침수되어 당근싹이 침수되거나 뿌리가 드러나고 물에 휩쓸려 큰 피해가
요즘 12번 일주도로를 자동차로 운행하다 보면 제한 속도 50km푯말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전에 제한속도 60km이던 도로가 교통사고방지 등의 이유로 8월 1일부터 제한속도를 하향조정한 것이다. 교통사고율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니 조금 불편해도 행정당국의 고민을 이해해야 할 것이지만 제한속도가 하향조정되면서 취해져야 했을 몇 가지 조치들이 미흡한 것 같다.
으아리는 천삼(天蓼), 선인초(仙人草)라고도 하며 한의학에서는 으아리의 뿌리를 위령선(威靈仙)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산기슭이나 들에서 요즘 한창 피어나는 덩굴성의 하얀꽃이 바로 으아리입니다. 5.16도로를 타고 제주시나 서귀포시로 넘어갈 때에 비슷한 꽃 사위질빵과 함께 겨루기를 하듯이 피어나는 꽃인데 나무를 타고 올라간 덩굴에서 피는 꽃은 때아닌 계절에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