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연환경의 보전가치가 뛰어난 이유 중 하나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그중에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이 습지이다. 제주의 습지는 지역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이 안정적인 조건에서 서식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이다. 중산간 지역에 분포하는 자연습지와 거주 지역 내 마을습지, 그리고 해안의 연안습지까지 더해져 제주 섬의 습지 생태계 축을 이루고 있다.하지만 1970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면서 제주의 습지들은 훼손의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지하수가 개발되고 상수도가 들어오면서 도민들에게 습지의 이용가치가 떨어진 점도
우리나라에 청탁금지법이 도입 시행된 이후로 대한민국 사회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2016년 9월에 도입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들이 직무관련자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법률에 의거하여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공직사회에 청렴성을 강조하고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정한 청탁 및 금품 제공 등에 대해서 각별한 경각심을 불러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법이 공직자들에게 과도한 제한을 가함에 따라서 전반적인 경제활동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사실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 등은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 북서계절풍이 매서운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제주섬 북쪽 해안은 해양쓰레기로 고통을 겪는다. 특히 올해는 제주시 해안의 해양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어서 보는 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양쓰레기는 보기에도 안 좋지만 제 때 수거하지 않으면 미세 플라스틱으로 잘게
로마의 권력자 줄리어스 시저는 그의 아내 폼페이아와 클로디우스의 염문이 떠돌자 이렇게 말한다.“클로디우스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난 폼페이아와 이혼하겠다. 왜냐하면 시저의 아내는 의심조차 받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 (권력자의 측근이 근신해야 하는 이유를 웅변하고 있다.)헌데 폼페이아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허기사 어떤 간 큰 사내가 감히 최고 권력자의 여자를 넘보겠는가. 만일 시저가 아닌 한국 남자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모든 게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입니다. 물의를 빚어 송구합니다. 앞으로는 잡음이 생기
지난달 말부터 제주지역 대부분 초·중·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해당 과정의 졸업식은 학생들에겐 평생 한 번뿐인 행사다. 졸업식은 이별의 시간이며 만남의 시간이다. 사람과 함께 공간과도 이별하게 된다. 지나온 시간과 만나고 새로운 만남의 시간을 예비한다. 졸업식에는 함께 시간을 보낸 벗들과 지지하고 응원해 준 이들이 함께한다.졸업식에서 학교를 대표하는 교장 선생님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제주에서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있었다. 교장과 교감이 졸업식 참석을 거부당하고 졸업장에는 교장의 직인도 빠졌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예술의 기원은 종교다. 종교는 삶과 죽음에 직면한 인간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인간과 생명과 우주에 대해 기도하며 사유하고 실천하는 삶의 태도이자 방법이다.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종교의 기원과 변이, 존재 방식 등은 각기 상이하지만 간절하게 염원하는 기도의 마음이라는 공동분모는 큰 틀에서 대동소이다. 염원과 기도의 마음은 예술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역사시대는 물론 선사시대의 유물과 유적들에서도 인간의 염원과 기도를 담은 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종교적 제의와 예술이 밀접하게 관계를 맺은 것은 수천, 수만년의 기나긴 세월동안
제주4.3 학살과 미군정, 그리고 이승만 정권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았다. 하지만 그날이 38도선을 경계로 분단이 시작된 날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은 우리 민족의 의사와 상관없이 38선을 그었다. 그리고 80년 동안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다. 제주사람들은 38선을 걷어내고 조국의 하나된 완전 자주독립을 쟁취하자고 외쳤다가 혹독한 희생을 치렀다. 그게 바로 ‘4.3봉기’이다. 필자가 4.3의 원 뿌리가 38선에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1947년 3.1 경찰 발포
지난 1월 9일은 제주 행정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날이었다. 20여 년간 도민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기초자치단체 신설 가능성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에서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주민투표 시행 근거를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주장했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제주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인 4개 시·군을 없앴고 단일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했다.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 중복행정
변화와 혁신을 넘어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다른 내일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시스템, 다른 실행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와 함께 제주의 ‘다른 내일’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격주로 만나볼 수 있다. / 편집자 주박지성이 퍼거슨 감독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국민 MC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박지성 선수가 출연한 적이 있다. 사회자는 퍼거슨 감독이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 박지성을 지목했다
툭하면 간첩이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조작간첩이다. 만들어졌기에 본인도 자신이 그런 존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 오래된 얘기가 아니다. 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이 단어가 처음부터 섬뜩한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다. 용간(用間). 고대 중국의 손자병법에는 간첩 활용법까지 나와있다. 물론 표현은 시대마다 조금씩 달랐다.국어사전에 보면, 간첩은 스파이(Spy), 첩자, 간자(間者), 간인(間人)과 의미가 똑같다. 세작(細作)도 마찬가지다. 조선 초기에는 여진족의 동태를 살피던 체탐인(體探人)이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2023년도 행정기관·지방의회·공직유관단체 등에 대한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대한민국 공공기관들의 종합적인 청렴 수준을 평가하여 부패 취약 분야 개선, 그리고 각급 기관의 반부패 노력을 촉진·지원하고 청렴 인식과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1등급에서 5등급으로 청렴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인데, 가장 좋은 등급은 1등급이며, 가장 좋지 않은 등급은 5등급으로 평가한다.제주지역 주요 공공기관들의 2023년도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백내장이란?백내장(白內障)은 ‘흰 백’, ‘안 내’, ‘가로막을 장’ 말 그대로 ‘하얗게 안에서 가로막다’ 라는 뜻으로, 눈의 수정체가 탁하게 변하여 빛의 진행 경로를 가로 막아 시력에 변화를 일
‘100’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면 출생 100일을 맞은 아기, 100세연의 주인공인 어르신, 100점 만점 시험지 등 두 자리 숫자를 넘어선 새로운 시작, 혹은 가을철 곡식처럼 무르익은 완성된 상태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 전국 최저의 임금수준과 전국 최고의 비정규직 비율을 차지하는 제주지역의 노동자로서 우리의 노동인권에 대해 조금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칼럼으로 만나게 될 글을 통해 도민들과 노동인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싶다...”이와 같은 포부를 밝히며 ‘김경희의 노동세상’의 이름으로 기고를 시작 한지 오늘로
미국의 4대 대통령 매디슨은 미국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당(faction)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파당은 요새 식으로 표현하면 이익집단(interest group)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익집단에 대한 이해 없이는 미국정치의 역동성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민주자본주의 사회의 정곡을 찌른 개념으로써 오늘날 다원주의 연구의 단초가 되었다.정책이란 권한·예산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다양한 이익집단 간 난해한 협상 과정의 산물이다. 미국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이익집단은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다.
요즈음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능이 거의 마비 지경이다.2008년 이명박 정권 이후부터 국가인권위원회는 정권에 따라 여러 부침을 거쳐왔다. 이명박 정권 때 조직이 대폭 축소되었고, 이후 보수정권은 집요한 공격을 통해 국가인권기구의 권위를 점차 축소 시켰다. 그리고 지금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인권위는 더욱더 근본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여당인 ‘국민의힘’이 추천하고 현 대통령이 임명한 이충상 위원은 “인권위가 더불어민주당 법안에 대해서는 몇 년에 한 번이라도 반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전한 인권 관점이 아니라 어느 정당의 발의안인지
1.인터넷과 각종 첨단 미디어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 없이 일상을 살기는 어렵다. 가뜩이나 ‘e-메일’ 대신 ‘편지’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오래되고 낡아 퇴색된 통신 수단으로 간주하기 십상이다. 통상 ‘편지’ 쓰기는 필기 도구와 종이류를 이용해야는데, 이것은 전자 통신 기기를 매개로 하는 글쓰기의 방식 면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정녕,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편지’와 연관된 문화는 퇴행적일 수밖에 없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운명인가.2.그래서일까. 장이지 시인의 시집 ‘편지의 시대’를 펼치기 전 생뚱맞고 의아스러웠다
변화와 혁신을 넘어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다른 내일을 위해서는 다른 생각, 다른 전략, 다른 시스템, 다른 실행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김종현 대표와 함께 제주의 ‘다른 내일’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격주로 만나볼 수 있다. / 편집자 주지방자치에 성공한 이탈리아 지역들의 비결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데이비드 퍼트넘(Robert David Putnam)은 1970년대에 시작된 이탈리아 지방자치와 지역의 변화를 연구하였다. 새로 구성된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6년이 흘렀다. 2018년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5월 14일이었다. 필자가 사회를 맡아 생중계되던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 자리였다. 새해 벽두인 어제(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 테러를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제주도의 온실가스 주범은 무엇일까? 답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과 밀접하다.2022년 지역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르면, 2020년 제주도의 총 배출량(연료 공급량 기준)은 4127천 톤으로, 이 중 86.69%가 연료 연소로 인해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배출량을 보이는 것은 수송 부분으로, 총 배출량의 49%를 차지한다. 이는 연료 연소에 의한 배출의 또 다른 원인인 에너지산업의 약 2.78배, 제조업 및 건설업의 약 5.52배에 달하는 수치다. 제주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운송 수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
문제는 정치야!새해 아침 휴대폰이 분주하다. 연신 새해맞이 인사들이 울려댄다. 무심코 보다가 사진 한 장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경남 삼천포에서 보내온 바닷가 산 너머에서 해가 떠오르는 일출 장면은 여느 사진들과 다를 바 없지만, 오른쪽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무슨 공장이길래 바닷가에 자리 잡고 새해 이른 아침에도 쉬지 못한 채 움직이고 있을까?경남 삼천포의 일출을 담은 사진은 일출의 아름다움과 함께 기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때는 공장 굴뚝의 연기가 번영의 상징처럼 보였지만, 요사이 그런 생각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