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제주시 동문시장에서 감자를 샀습니다. 감자 가격이 많이 내렸는지 만원 한 장으로 한 상자를 샀습니다. 원래 1만 3000원에 파는 것이라는데 제가 꽃미남이어서 깎아준답니다.(믿진 않았지만 듣긴 참 좋았습니다.)감자는 참 좋습니다. 우리 아들 원재의 말마따나 '몸에도 좋고 맛도 좋고….' 덧붙이자면 쪄도, 볶아도, 조려도 맛있는 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들 원재가 유치원 졸업앨범을 펼쳐 보고 있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저녁준비를 하는데, 슬쩍 보니 그때까지도 앨범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습니다."해봉유치원 앨범 보니?"제가 칼질을 잠시 멈추고 원재를 보며 물었습니다."참 재미있었는데… 김화미 선생님도 잘 계실까?"제 물음엔 대답도
▲ 같이 즐기는 장소 함덕 체육관입니다. 이날은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 강충민 봉사: [명사]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불어 즐길 수 있으면 참 좋은 일입니다. 치열한 삶의 전장에서 벗어나 같이 열중하다 보면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틈만 나면 산을 오르고,
"어 고사리가 많이 있네." 찬장을 정리하다 각시가 말린 고사리를 발견했습니다. 이번 명절 때 차례를 준비하면서 양이 많은 것 같아 덜어 놓은 것을 저도 잊고 있었습니다. 장인어른이 직접 들에서 꺾고 삶아서 잘 말려둔 것이지요.우리 부부 워낙에 둘 다 게을러터진 성격인지라 날을 잡아 찬장과 냉장고를 정리한다 해도 깔끔한 사람의 대충하는 것
▲ 우리집 딸 억지대장 강지운입니다. 코를 잘 흘리는 녀석입니다. ⓒ 강충민 우리 집 아침풍경은 거의 고정되어 있습니다. 새벽 여섯 시 사십 분에 자명종이 울리면 각시와 저는 둘 다 살포시 깹니다. 그러다 서로 눈치를 보며 밍기적거리다 일곱 시가 조금 넘어서야 비로소 이불에서 나옵니다.저는 냉장고에서 냉수를 꺼내 두 컵을 연속 꿀꺽꿀꺽 마신 후 화장실에 가
일요일인 어제 늦은 아침을 먹고 각시와 저는 시장에 갈 채비를 했습니다. 설에 쓸 제수용품 중에서 미리 구입해도 되는 생선과 건어물을 구입할 요량으로요. 곤한 낮잠에 빠진 딸 지운이는 어머니에게 부탁을 하고 나오는데 원재도 따라나섭니다. 사실 온 가족이 다 외출 겸 가고 싶었지만 지운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어머니에게는 못내 미안했습니다.내가 대형마트 대신
둘째 지운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때부터 64㎏를 유지하던 체중은 군대전역을 할 때도 변함이 없었고, 결혼한 이후에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첫째인 원재가 태어났을 때도 그다지 변화를 느끼지 못했던 몸무게가 둘째 지운이 이후에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체중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정도에 이르게 됐습니다. 넉넉한 사이즈로 사
“넋 났저게. 그디 혼번 가 보라게.” (넋이 나갔다. 그곳에 한 번 가봐라.)어머니가 근심스레 말을 꺼냅니다. 어제부터 성화십니다. “야이넨 곧당 봐도 병원가는 것도 몰르곡 할망집 가는 것도 몰람시냐!”(얘들은 말해봐도 병원갈 일과 할머니집 가는 것도 구분 못하느냐!“) 저희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빠 심심해."가을답지 않게 낮에는 덥다가 아침, 저녁으론 쌀쌀하더니 아들 원재가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토요일도 집안에서 하루 종일 지내려니 무척 무료한가 봅니다. 저 역시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해 한가로이 뒹굴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빨간 돼지 저금통이 생각났습니다."우리 돼지 잡을까?"제
참 이상한 날입니다. 회사에 출근하고 여느 때처럼 근무를 하는데 휴대폰이 울리지 않습니다. 오전 열한 시가 지나도록 단 한 통도….가끔 회사의 전화회선이 다 통화중이면 제 휴대폰으로 울리는 경우가 많은데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합니다. 회사의 전화가 통화중이어서 잠시 보류를 한 적도 두 번이나 있었는데도요.사실 제가 하는 일이 여행사에서 단체
나, 축구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관심자체가 전혀 없다. 2002년 월드컵 때도 거리응원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고 올해 월드컵 때도 그랬다. 간혹 술 약속을 한 친구가 어느 나라와 평가전을 한다고 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자고 할 땐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오죽했으면 군대에서 전투체육시간에 축구하지 않고 작업을 자원했을까?그런 내가 프로축구단을
어머니가 많이 나아졌습니다. 어제는 퇴근하고 바로 가슴이 아프다고 하셔서 또 가슴이 덜컥 했습니다. 병원에 가니 다행히 경미한 위경련이라고 당분간 소화 잘 되는 죽 종류로 드시게 하라고 했습니다. 딴에는 어머니를 위한답시고 점심에 고등어조림을 드시게 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나 봅니다.이래저래 며칠째 병원에 다니니 참 기분이 안 좋습니다. 어쨌든 병원에 가서 좋
지난 주말 어머니가 계신 서귀포에 다니러 갔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아무리 못해도 두 주에 한 번은 어머니를 뵈러 가야지 생각했는데 이제 애를 둘 낳고 하다보니 이 핑계 저 핑계에 그게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 차로 한 시간, 지척인 거리를 두고 저는 참으로 무심한 아들입니다.어머니를 뵐 때마다 많이 늙으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부러 어리광도
김치가 떨어져 갑니다. 찌개를 끓이면 김치의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며칠 전부터 김치가 떨어져 간다고 아내에게 노래를 불렀는데 아내는 관심도 없습니다. 다른 때처럼 그냥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마지막 김치 한 포기를 꺼내 밀폐용기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비어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 김치 통을 씻어 다시 찬장에 놓았습니다. 지금
육지사람들은 제주사람들이 어디로 신혼여행을 가는지 참 궁금한 가 봅니다. 미리 답을 얘기하자면 똑같이 국내로 가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국내라면 당연히 제주를 벗어나서 경주 혹은 설악산으로 갑니다. 저는 신혼여행을 2박 3일로 설악산에 갔습니다. 이제 제 결혼식만큼이나 황당한 신혼여행 얘기를 할까 합니다.첫날밤을 제주도 호텔에서 잠을 자고 제주
지금은 많이 간소화되어 이틀 혹은 하루로 결혼식을 하지만 제주는 결혼식을 3일동안 합니다. 결혼식 전전날은 돼지 잡는 날이라고 해서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돼지를 잡아 삶고, 전날은 가문잔치라고 해서 손님들이 오는 날입니다. 그래서 먹는 날이라고도 합니다. 결혼식 당일은 예식장에서 식을 올릴 뿐이지 예식이 끝나고 손님접대를 하는 것은 없습니다.제주 시내에서
여동생은 이제 대학 2학년으로 학과는 다르지만 제 후배이기도 합니다. 워낙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터라 어떤 때는 꼭 제가 아빠 같은 심정을 느끼기도 합니다.부모님은 아직도 서귀포에 계십니다. 서귀포에서 학교까지는 차로 한 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지만 이곳 제주는 한 시간이면 아주 먼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대학 다닐 때는 셋째누나 집에서 살았으니까요.
3월이 되면서 아들 원재도 이제껏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반이 바뀌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을 찬찬히 보다 생각하지도 않은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3월 3일이 어린이집 입학식인데 끝난 후에는 수업이 없으니 이점 양지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어느덧 아들이 여섯 살이 되어 유채반에서 새별반으로 반 이름도 바뀌고 선생님도 바뀌어서 '이렇게 컸구나'하면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