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요구리, 똥은 싸구리, 머긋은 황밧갈쇠(말은 요구니, 똥은 싸구리, 먹성은 황소) * 요구리 : 약아 빠진 사람 * 머긋 : 먹성 * 황밧갈쇠 : 밭 잘 가는 황소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도 말은 하라면 청산유수에다 약삭빠르기 이를 데 없는데, 하는 짓이라곤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쟁이에다 볼일도 큰 것 작은 것 가릴 줄 모르는가 하면 먹성만은 밭 가는 황소 식량이라 함이다. 이럴 수가. 말만, 말만 앞서서 무엇이든 금방 해낼 것 같은데, 행동이 영 말 같지 않다. 말 같기는커녕 대소변도 구분하지 못한다. 그
흙, 바람, 나무, 4월 제주섬에 있는 모든 것들은 진혼곡을 부른다. 한 살배기 어린 생명도 죽였고, 아흔 살 노인도 맥없이 고개를 떨궜던 폭력의 역사다. 살과 뼈가 녹아있는 저 표석 아래, 무릎 꿇어 오열하는 한낮의 풍경은 아무 말이 없다. 이따금 지나는 바람과 새들이 그저 오늘을 잊지 말라 할 뿐이다. 부디 잊지 말라고. / 글=김봉현 기자
가난, 가정불화, 가출, 검정고시 후 모의고사 110점에서 수능 375점으로 연세대 입학,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 입사와 억대 연봉, 소설 집필과 에베레스트 등반까지. 반짝이는 꿈으로 삶을 변화시킨 김수영 작가가 제주청년들을 만났다.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의 1학기 네 번째 강연이 5일 진행됐다.73가지의 꿈을 이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꿈의 씨앗을 나누는 꿈 멘토 김수영 작가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김 작가는 “원하는
암세포를 맞닥뜨린 후 백지에 적어내린 73개의 ‘꿈’. 전세계 80여 개국에서 꿈의 일주를 펼친 김수영 작가가 제주청년들에게 꿈의 가치를 전한다.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1학기 네 번째 강연이 오는 5일 열린다.시련과 극복의 반복이었던 본인의 인생 곡선을 토대로 희망을 전해온 꿈 전도사, 김수영 작가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가난과 가정불화, 따돌림 속 중학교를 중퇴한 가출소년이었던 김 작가는 실업계 고등학교 최초로 ‘KBS
말글로 배왕 되글로 쓴다(말글로 배워서 되글로 쓴다) * 말글 : 글을 말[두(斗, 말 두)]처럼 크게 배움 * 배왕 : 배워(서) * 되글 : 글을 되[승(升, 되 승)되처럼 작게 배움말글은 공부를 많이 했다는 뜻이고, 되글은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말글이 대학을 나왔다면 되글은 초등학교를 나와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력에나 비할까.보통교육과 고등교육인 대학과는 하늘과 땅 차로 천양지차(天壤之差) 또는 운니지차(雲泥之差, 하얀 구름과 까만 먼지 차)라 할 수 있다.옛날에도 집밭 팔면서 큰 공부를 시킨 부모들이 적지 않
4월이 되면서 봄이 완연해지는 날씨에 숲속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던 꽃들이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초본으로 세복수초, 변산바람꽃 등의 풀꽃들은 거의 지고 있고 현호색, 벌깨냉이, 큰개별꽃 등 조금 늦게 피는 봄꽃들이 한창입니다.이번 주에는 꽃잎에 자주색 줄무늬가 선명한 큰괭이밥을 소개해 드립니다.고양이를 부를 때 ‘괭이’라고 부르는데 이 괭이를 차용하여 이름이 붙은 식물이 있습니다.이른 봄에 피어나는 흰털괭이눈이 그렇고 이 큰괭이밥도 마찬가지입니다.흰털괭이눈은 꽃이 고양이 눈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해석을
2020년이었다. 같이 공부하시는 선생님께서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영등굿을 다녀오셨다며 보여준 사진 두 장에 내 눈은 휘둥그레졌다.“진경 씨, 여기 해녀 회장님이 오메기술을 잘 만드신대. 오메기술 직접 빚어서 영등굿에 이렇게 올리시더라고.”선생님이 사진과 함께 들려주신 이야기는 이렇다. 2020년은 윤사월이 낀 해라서 각 월을 의미하는 열두 단지에 한 개가 더 보태져 열세 개의 단지에 오메기술을 담아 바쳤다고 한다. 이렇게 술 항아리를 바치면 심방이 열어보며 한 해를 점친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언젠가 이 오메기
사실, 탐라에서 제주로 이어진 역사시대의 몽골과 고려는 그 어느 쪽도 반갑지 않은 외세(外勢)였습니다. 제주 섬사람들에겐 수탈만 해가는 ‘육지것’들이었습니다. 천년 탐라가 고려에 복속되면서 바다 건너 큰 마을이란 낯선 새 이름을 받은 제주(濟州)로선 탐라인이 아니라 ‘고려인’이라는 정체성은 여전히 불편했고 몽골은 완전한 침입자였던 것이지요. 고려 최영 장군이 목호의 난을 정벌했다는 저 ‘범섬’. 외세들의 전쟁으로 무고한 피해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했던 제주 섬사람들에게 범섬은 들숨과 날숨 같은 포말로 숨비소리를 들려줍니다. 나, 살아
내 안에 네가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실까. 혼자서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없기에 우리는 늘 서로 기대어 살아간다. 헌데 어느 때부턴가 마주보기가 아니라 등 돌려 살아가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허당 삶이 되었다.가족 관계보다 남을 더 소중한 양, 그게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세태, 자녀들이 결혼하여 각 방 쓴다면 큰일처럼 여기면서도, 정작 본인들의 각방 문화는 당연시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나, 헌신짝처럼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아버린 것처럼 하여도, 늘 한구석에는 공허함으로 치매를 기다리는 군상들, 이처럼 소원했던 관계를
디지털 환경 속에서 수많은 텍스트를 접하지만, 글의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는 문해력은 떨어져 가는 청년들을 위해 리터러시 전문가가 나섰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의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9일 진행됐다.조병영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러닝사이언스학과 리터러시 전공 교수가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조 교수는 ‘문해력’을 뜻하는 리터러시(Literacy)를 기호, 의미, 세계로 확장되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글씨를 읽을 수 있다고 모두가 ‘문해력’을 갖춘 건 아닙니다. 이제는 문해력을 넘어 ‘리터러시’(Literacy)가 필요합니다.”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가 오는 29일 1학기 세 번째 강연을 공개한다.조병영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러닝사이언스학과 리터러시 전공 교수가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조 교수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리터러시 교육 철학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아이오와주립대학교와 피츠버그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막둥이 부모 직ᄒᆞᆫ다(막내아들이 부모 지킨다)* 막둥이 : 막내아들* 직ᄒᆞᆫ다 : 지킨다. 곁에서 보살핀다. 부모를 지킨다 함은 나이 든 부모를 가까이서 보살피면서 모신다는 뜻이다. 아들딸을 여럿 두었으면서도 실제로 집에 남아 부모를 지키는 것은 막내 차례가 되는 수가 많다. 딸이야 출사외인이라 시집 보내고 나면 친정 일을 보살피지 못하니 예외로 하는 것이지만, 아들은 부모를 모실 의무가 있다. 아들이 여럿일 경우, 위로 형들은 장성해서 일찍 장가들어 분가하면서 본가에서 일단 분리되지만 막둥이는 그렇지 않다. “아이고, 야인 여
문득, 제주 동녘 하늘에서 제주를 내려다 본다. 예외없이 제 자리를 지켜온 오름들. 저마다의 몸짓으로 서있다. 어느 하나 저만의 것 아닌 것이 없다. 거친 바람도 오름에 닿으니 한없이 부드러운 어머니 품안이다. 그 이름은 용눈이오름, 손지오름, 높은오름, 동검은이오름, 문석이오름, 백약이오름, 아부오름, 안돌오름…, 이게 제주지. 그래, 제주가 보인다. / 글=김봉현 기자
내가 원하는 회사를 직접 만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작이 막막한 창업,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2022 JDC 대학생아카데미가 22일 1학기 두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가족 상담 앱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그로잉맘의 이다랑 대표가 ‘내가 가고 싶은 회사, 내가 만들 수 있어!’를 주제로 강단에 섰다.그가 창업을 한지는 햇수로 5년. 아이를 출산하며 다니던 회사를 관두게 되고, 아이가 5살일 때 창업을 시작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창업을 꿈꾸는 제주청년들을 위해 경력단절과 프리랜서의 고용 불안을 겪고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의 장이 열린다.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가 오는 22일 1학기 두 번째 강연을 공개한다.부모와 자녀의 기질·놀이분석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육아 전문기업 그로잉맘의 이다랑 대표가 ‘내가 다니고 싶은 회사, 내가 직접 만들 수 있어!’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이 대표는 서울여대 아동심리학 석사를 졸업하고, 상담사로서 연구소와 여성가족부
똘 부젯집 지둥 굽 흥근다 (딸 부잣집 기둥 굽 흔든다)* 부젯집 : 부잣집* 지둥 굽 : 기둥 굽* 흥근다 : 흔든다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한다. 이 말에 아들딸의 구별이 들어 있지 않고 ‘자식, 자녀’라 해서 통째 묶어 일컫고 있다. 자식이 많으면 재정적 지출도 많지만, 이 일 저 일 크고 작은 걱정거리도 많이 생겨 정신을 못 차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똘 부젯집’이라 했으니, 한 집에 딸이 적어도 네다섯은 되는 셈일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미래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출산율이 0.81, OECD 국가
웹상에서 ‘헤이즐넛’을 검색해 보면 ‘개암’ 또는 ‘개암나무의 열매’로 검색되시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열매인 개암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으며 날것으로 먹으면 밤 맛이 나고, 개암의 즙에 쌀을 갈아 넣어서 죽으로 먹기도 하는데 이 죽을 ‘개암죽’ 또는 ‘진자죽’이라고 합니다.숲속을 들어서면 이미 제주백서향이 꽃을 피워 봄의 향기를 전하고 있고 ‘헤이즐넛’이라고 불리는 참개암나무에도 꽃이 피어 봄의 소리를 전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는 개암나무를 비롯하여 참개암나무, 난티잎개암나무, 병개암나무, 물개암나무 등이 서식하는 것
“그렇게 친정에서부터 나와 함께 했던 소농장을 마흔 즈음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그땐 뭐 그리 나쁘지 않게 좀 되었어. 아, 이제 좀 살림이 펴지려나 하고 있을 때 즈음 1997년도에 IMF가 터진거야. 살 때 350만원에서 400만원 정도 주고 산 소들이 세상에, IMF가 터지니까 똥값이 된거야. 소 한 마리에 100만원도 못 받았어. 진짜 고생하면서 키운 소들인데, 그때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고 많이 울었어.”김순백 어르신이 본격적으로 소농장을 운영하려고 했을 때 불운처럼 IMF가 다가왔다고 한다. 침통하고 속상한 마음이 너무
산방산 가까이 봄이 왔노라고노란 손들이 끝없이 흔들어댑니다. 3월 어느 날, 노랗게 물든 바람이산방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다시 유채꽃 곁을 스칩니다. 산방산 가까이 봄이 왔노라고 노란 손들이 얼었던 가슴을 데웁니다.잊었던 노란 리본의 기억을 깨웁니다. / 글=김봉현 기자
탐라국에는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하였을 만큼 신당이 많다. 이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려는 섬사람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탐라에는 일만 팔천 신이 있다. 따라서 어느 마을 어느 해변에 닿아도 마을을 지켜주는 본향당과 마을에서 마을을 엮어주는 신당들이 있다.뭍에는 당산 능선에 서낭당을 두어 모시지만, 탐라에는 한라산 자체가 당산 역할을 하기에 마을마다 터를 마련하여 신당을 둔 게 특징이다. 이처럼 마을마다 신당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삶의 교류가 스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주올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