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주말, 제주 조천읍 와흘리는 메밀꽃으로 화사하게 물든다.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2022 와흘리 봄메밀문화제는 그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제주 신화 속 인물 자청비가 연극으로 되살아나고, 세계음악 공연과 함께 주민들이 메밀을 활용해 만든 퓨전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한라산 능선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메밀밭 위에서 그네를 타고 사진을 찍는 경험은 제주의 찬란한 봄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이 아름다운 풍경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화사한 메밀꽃과 문화제는 주민들이 합심해 일군 결과물이다.이 10만평
제주 대정읍 영락리는 제주 남서쪽, 대정읍의 서쪽에 위치한 해안마을이다. 내륙으로 갈수록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는데 전체적으로 낮은 평지를 이루고 있다. 유일한 오름인 돈두악도 높이가 40여m에 불과할 정도다. 평탄한 지대를 따라 이어진 곶자왈 지대에서는 편안한 산책이 가능하다. 밭에서는 마늘과 파를 주로 재배하고, 감귤도 재배한다.시선을 남쪽으로 돌리면 험한 갯바위들이 감싼 바다가 보인다. 바다 쪽으로 돌출돼 있는 ‘전세비’, 멸치 떼를 따라온 고래가 왔다가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움푹 패인 ‘고래통’, 썰물 때는 걸어서 갈 수
재생에너지와 공유모빌리티가 만나 실제 우리 생활로 파고드는 스마트시티 조성에 대한 도전이 제주에서 이어지고 있다.김인환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는 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탄소중립과 스마트시티’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스마트시티는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모델이다. 재생에너지를 시민들이 쉽게 거래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공간도 제공하게 된다.이미 기존 주유소의 유휴 공간에 전기 충전소를 설치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됐다. 핵심 상권이나 숙박시설에 공유
제주 조천읍 해안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신흥리는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음미할 때 그 매력을 온전히 알 수 있다.봄이 되면 이팝나무 자생지에는 큰 나무에 흐드러지게 꽃이 피고, 바다로 흐르는 맑은 용천수에는 숭어들이 떼를 지어 헤엄친다. 제주에서 육지와 가장 가까운 관곶은 해돋이를 보기에도 해넘이를 보기에도 근사한 곳이다. 늦가을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돌담 사이 황금빛 억새가 흔들거린다. 큰 나무를 배경으로 자리잡은 무지개 다리에는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을 볼 수 있다.신흥리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마을이지만 청년들이 빠져나가면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는 마을어장과 해안을 끼고 있으면서도 중산간까지 뻗어있어 바다와 산의 정취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멍아방 잔치마을’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마을은 제주의 생활풍속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전통혼례, 전통놀이, 감물 들이기, 고망낚시, 갱이잡이, 보말수제비 만들기, 밭담길 걷기 등 마을의 문화와 자원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은 이 마을의 독특한 즐길거리다. 프로그램 운영의 핵심 원칙은 ‘마을 주민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하는 것’. 생활 속 전승자이기도 한 주민들이 열의를 갖고 기획부터
“경쟁은 끝났고, 이제는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 위에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10일 새벽,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일성은 ‘통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는 0.73%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이번 대선을 거치며 대한민국이 둘로 갈라졌다는 말까지 나왔을 만큼 국민통합은 윤석열 당선인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과제다.사실 ‘4.3’이라는 아픔을 안고 있는 제주도민들에게 보수정권에 대한 기억은 그리 좋지 않다. 툭하면 ‘공산 폭동’이라며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켜 4.3 유족과 제주도민들의 가슴을
제주시 동지역에서 동쪽으로 14km 떨어진 조천읍 함덕리는 작년 기준 인구수가 7281명이다. 전국 행정리 중 가장 손꼽히는 규모이며, 웬만한 읍면 수준의 규모를 지닌 마을이다. 아름다운 함덕해수욕장 백사장 앞에는 숙박업소와 상가가 밀집해 있는데 농업과 상업지역, 농어촌과 도시의 모습이 혼재돼 있다. 연중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이 곳은 제주여행 필수 코스로 꼽히는 명소다.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쏟아진 것은 마을에 경제적인 기회였지만 동시에 위기이기도 했다. 쓰레기가 넘쳐났고, 교통혼잡과 주차난으로 주민들의 불편함은 심각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2리의 풍경은 여느 제주 농촌마을과 다르다. 항구, 학교, 은행, 성당, 병원, 체육시설들이 갖춰져 있는 상업의 중심지다. 20세기 초 모슬포항과 목포, 오사카와의 항로가 개설되고 면사무소가 이전하면서 제주 서남부 교통과 상권의 중심지로 떠올랐다.상업과 농어업이 혼재돼 있고 타 지역과 교류가 활발한데다 여러 지역 출신이 모였기에 구성원 간 이질성이 컸다. 하모2리가 2020년부터 마을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민들이 잘 합쳐져서 서로 화합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
제주도내 오피니언 리더들은 차기 정부에 제주 발전을 위해 하수·쓰레기 처리난 해소를 위한 환경 인프라 확충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해줄 것을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도민사회 최대 갈등 현안으로 차기 정부로 공이 넘어간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현 제주공항 구조 개선 및 확장’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설 명절을 앞둬 도내 오피니언 리더 176명(명단 관련기사 참조)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 현안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가지고 온
기적은 뭐 그리 거창하거나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제주 한림읍 귀덕1리 ‘만원의 행복기금’은 작은 기적이었다. 기적이 시작된 것은 2017년이다. ‘많은 주민들이 한 달에 최소 1만원씩 돈을 모으면 마을 살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마을의 변화와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귀덕1리 ‘만원의 행복기금’이다. 다소 낯선 시도였지만 조금씩 조금씩 참여자들이 늘어나 200명이 넘는 사람이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 모인 돈은 어르신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명절 선물부터 마을 밖 나들이, 반찬 나눔 등 마을 공동체를 위해
민선 8기 제주도지사와 교육감, 제주도의회 의원(교육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2022년 6월1일 치러집니다. 현역들은 재입성을 향해, 정치신예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점차 정치행보를 넓혀야 할 때입니다. 이에 는 ‘저, 출마합니다!’ 코너를 마련, 후보자들의 면면을 적극 알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제주도의원 선거 제주시 아라동 선거구에 출마하는 양영수(48·진보당)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본부장은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치를 하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할 일은 하는 도의원이 되겠다”는
제주시 건입동 생활사를 담은 건입박물관이 건들개 스토리하우스로 새로 태어났다. 27일 진행된 오픈하우스와 설명회에서 스토리하우스의 모습이 드러났다.2010년 산지복지회관 2층에 조성됐던 건입박물관은 마을의 역사적 생활자원들을 담았지만, 건물 노후화와 전문성 등의 문제로 방문객이 미비하고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제주시와 건입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2021년 행안부의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 조성사업을 통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이 안을 채울 콘텐츠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건들개 스토리하우스는 건입동의 옛 한글지명인 건들개에
비건(Vegan)은 어제 오늘의 유행이 아닌 삶의 양식으로 점차 수용되고 있다. 채식주의자를 유별스럽게 봤던 지난날과 달리, 동물의 고통을 배제하기 위해,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방식으로 실천하는 채식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다.(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의 김란영 대표는 2008년부터 동물 학대와 착취, 기후위기,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완전 채식을 실천하고 주변에 권유해왔다. 주변에서도 그 의미에 공감하고 따라줬지만 금세 포기하곤 했다. 제주에서 채식을 하기 너무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관광하시는 분들이 제주도면 ‘청정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34년간 관행처럼 굳어져 온 거대 양당 체제를 벗어나는 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적 과제라고 규정했다. 자신과 정의당이 양당 체제의 대안이 되겠다는 것이 아닌, 3당 내지 4당 체제 이상의 연정으로 정치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다.심 후보와 제주의 연은 각별했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부터 최근에 이르러서는 제주 제2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봉에 서 있다. 정의당의 정체성이 태생적으로 '1%의 설움'을 안고 있는 제주와 맞닿은 측면도 적지 않았다.5년 전 촛불과 함께 타오른 대선 정국은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당시
지난 19일에서 21일까지 제주시 건입동 일대에서 ‘2021년 건입동 도시재생뉴딜사업 성과보고회’가 열렸다. 지난 1년 간 마을 곳곳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변화를 공유하는 자리다. 마을회관에는 각 프로젝트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는지 표와 이미지를 통해 설명하는 판넬들이 진열됐다.1993년부터 건입동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양영희(64) 씨는 “처음엔 도시재생이 뭔지 잘 몰랐지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치매예방 교육, 소소한 집수리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마을이 환해지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걸 알게 됐다”며 ”특히 지금 입주해있는
“나이든 분 중에는 문고리나 수도가 고장나도, 방충망이 뜯겨도 고치기 어려워 그냥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등에 문제가 생겨도 의자에 올라가서 살펴보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 저희가 가는 겁니다”건축업에 종사하던 임종학(73)씨는 올해 제주시 건입동 곳곳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발휘했다. 화장실 배수대부터 밸브 교체, 각종 전기 수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자 다시 원래 기능을 회복했다. 비싼 수리비에 엄두도 못 내던 사람들은 매우 저렴하게 수리할 수 있어 연신 감사하다며 손을 잡았다.그는 올해 제주시건입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
15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의 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교육장에 주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재봉틀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바느질에 여념이 없었다. 한 쪽에는 장갑, 파우치, 이불, 커튼, 가방, 필통, 수납키트 등 생활용품들이 줄지어 있었다. 제주시건입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지난 5월부터 운영해온 ‘업사이클링 활성화를 위한 재봉 교육프로그램’의 마지막 시간이다. 초급 과정에서 재봉틀 기본기 다지기부터 시작한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색이 담긴 결과물을 만들 정도로 성장했다.제품에 사용된 천들은 원래 다른 용도로 쓰이다 방치된 것들이다. 천막, 입
오늘날 제주대학교병원은 명실공히 지역 대표 거점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다졌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는 지난 100여 년 간 제주사회 질곡의 역사를 함께 감내해야 했다.그 역사는 의료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제주섬에서 인술의 싹을 틔우기 위한 보이지 않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과거 1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근대 제주 공공의료의 역사는 개원 20주년을 맞은 제주대학병원의 단단한 주초가 된 셈이다. 옛부터 제주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의료 인프라에 상당한 취약점을 드러냈다.한국학중앙연구원 기록에 따르면 병자를 돌보는 시설 개념으로
21일 오후, 제주 한라아트홀에서 판타지 댄스컬 ‘만덕상회’가 펼쳐졌다. 거리두기를 위한 비워둔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좌석이 꽉 찼다. 만덕상회는 의인 김만덕의 나눔의 정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무용극이다. 의인 김만덕이 환생한 뒤 신들의 옷을 만드는 양장점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유쾌한 전개로 의인의 지닌 나눔과 헌신의 정신을 풀어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인 제주극장 사회적협동조합은 구현해내는 방식과 20곡의 OST 작곡과 편곡까지 몇 달 동안 늦은 밤과 새벽 연습을 이어가며 이번 작품에 공
마을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로 유용미생물 정화 기능을 가진 흙공을 만들어 하천에 뿌린다. 퇴비는 밭으로 향한다. 마을에서 사용된 폐현수막과 천들을 모아 가방을 만들어 낸다. 버려지는 폐가구와 목재를 리폼하고 다시 조립해 필요한 주민들에게 다시 나눠준다. 이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중심이 된다.폐기물과의 전쟁 중인 제주에서 자원순환마을을 향한 도전이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제주시 건입동의 이야기다. 첫 단계는 마을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을 모으는 일. ‘마을살림교육’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은 변화의 움직임이 주민들에게 서서